갖고 싶은 차가 너무 많아 곤혹스러울 때, 우리는 단 한 대의 차에 집중했다. 3월의 명예는 볼보 크로스 컨트리다.
이런 차는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운전자가 느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승객을 안심시킨다. ‘자동차는 응당 이래야 한다’고 웅변하는 것 같다.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에서 매우 유용하다. 지정해둔 속도로 달리다 앞차와의 간격이 설정보다 좁아지면 알아서 속도를 줄인다. 더 가까워졌는데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완전히 멈춘다. 차선을 변경하려는 데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사이드미러 옆에 있는 불을 점멸해 알려준다. 앞유리와 보닛 사이에는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이 숨어 있다. 보행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앞서 달리는 보행자, 자전거 탄 사람까지 인식해 충돌 위험이 있는데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경고음을 울리고 그래도 반응하지 않으면 완전히 정지한다.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가 된 건 우연이 아니다. 기술과 철학이다. 볼보는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말하는 브랜드다. 평화, 안락 같은 말들이 이 차의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선명해졌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의 장르를 굳이 구분하자면 크로스오버. 해치백과 SUV의 장점을 섞었다는 뜻이다. 지금 브랜드마다 출시하고 있는 모든 크로스오버 중 단연 돋보인다. 스웨덴에서 만들었으니까 ‘북유럽 감성’이라는 얘기도 필요 없다. 볼보는 어떤 시간이라도 같이 나누고 싶어지는 차를 만든다. 또렷하고 청결한 장점이다.
01 보닛 안에 있는 2리터 디젤 엔진의 힘을 8단 자동 기어가 꼼꼼하게 쪼갠다. 대체로 부드럽고 필요할 땐 당차다. 연비는 1등급.
02 도톰하고 믿음직한 핸들. 앞유리에는 열선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성에와 서리를 순식간에 제거할 수 있다. 이 차의 본적이 스웨덴이라는 걸 알려준다.
03 어떤 인테리어에 날렵해서 세련된 멋이 있고, 다른 한편에 오래 다듬은 원목 같은 깊이가 있다면 볼보 크로스 컨트리의 인테리어는 후자다. 널찍하고 균형 잡힌 실내와 거의 독보적으로 편안한 시트.
[ 볼보를 타는 마음 ]
차를 고를 땐 누구라도 세세해진다. 연비는 물론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최대토크와 최고출력까지 꼼꼼하게 비교한다. 트렁크 용량과 사후 관리, 센터페시아를 구성하는 사소한 선 하나까지. 딱 한 가지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는 차도 있고, 딱 하나가 별로라서 목록에서 지우는 차도 있다. 볼보를 선택하는 사람의 첫 번째 마음은 배려일 것이다. 차 안에 같이 탄 사람은 물론 도로에 있는 타인의 생명까지 기꺼이 존중하는 마음. 하지만 그렇게 안전하게 어디라도 꽤나 재미있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건 볼보를 경험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종류의 비밀스런 쾌락이다. 크로스 컨트리가 포괄하는 영역은 조금 더 넓다. 게다가 여러모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지금 이 가격대의 차를 염두에 두고 알아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경험해보길 권한다.
01 아우디 Q3 30 TDI 콰트로 4천8백90만원. 02 BMW X1 18d x드라이브 5천1백10만원. 03 메르세데스-벤츠 GLA 200 CDI 4천9백만원.
[ YOUR SHOPPING LIST ]
GLA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크로스오버다. 타고 내리기 편하고 공간은 넉넉하다. 장르를 초월한 품위가 있다. 아우디 Q3와 BMW X1은 콤팩트 SUV다. 모두 사륜구동이라는 장점이 있다. 험로뿐 아니라 공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아우디 Q3은 올 상반기 페이스 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3대 모두 기본 이상을 한다. 가격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는 순간의 감성만은 볼보 크로스 컨트리와 명확히 구분될 수 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승객을 존중하려는지, 시트에 앉는 순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VOLVO CROSS COUNTRY
배기량 → 1,969cc
변속기 → 8단 자동
구동방식 → 전륜구동
최고출력 → 190마력
최대토크 → 40.8kg.m
공인연비 → 리터당 16.4킬로미터
가격 → 4천6백10만원
- 에디터
- 정우성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