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에 새로 문을 연 오프레는 셰프가 온 마음으로 음식을 빚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매번 의심하고 매번 확인하지만, 요리는 셰프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접시 위에서, 입 속에서 그 사실을 여지없이 확인한다. 오프레의 이지원 셰프의 요리는 그가 인터뷰를 하며 했던 말 두 마디로 짐작할 수 있다. “페이스트리 반죽도 제가 밀어요. 제가 해야지 속이 시원하달까요.”, “누구와도 타협하기 싫어서 제 가게를 열었어요.” 특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꾸며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금세 알아챌 수 있다. 고집과 뚝심은 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다짐이지만, 그의 말에선 확실하고 단단한 심지가 느껴졌다. 그는 어렵게 구한 좋은 재료로 간결하고 명확한 프렌치 요리를 낸다. 그의 말대로 “돌직구 스타일”인데, 트렌드와 멋보다는 자신의 입맛과 취향을 철저히 반영한다. 테르미도르 소스에 새우로 속을 채운 카넬로니를 곁들인 모나코(우측 사진)를 먹었다. 입맛에 스트라이크로 꽂히는 요리라 기어이 빵으로 접시를 닦아내고 말았다. 화려한 방점을 찍는 디저트 볼 오 방(위쪽 접시)은 혼자서 몇 개라도 먹어 치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레스토랑을 나설 때 창문, 로고, 테이블의 형태가 모두 똑같다는 걸 알아챘는데, 그마저도 셰프의 성격과 닮았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070-5025-3837
- 에디터
- 손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