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많은 운동 가방을 찾는 사람들에게 쓱 보내본다.
대부분의 운동 시설은 1월과 3월에 가장 붐빈다. 이번만은 작심삼일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고자 정초부터 운동을 시작하거나, 엄동설한에 운동이 웬말이냐는 변명도 꽃피는 3월엔 소용없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운동 의지와 함께 아드레날린처럼 솟구치는 건 쇼핑 욕구다. 땀이 흐르기도 전에 마른다는 운동복과 양말보다 가볍다는 운동화는 기본. 끼는 순간 파퀴아오도 이길 것 같은 권투 글러브와 쇠고기보다 소중한 단백질 보충제를 매일 사들인다. 그러다 보면 이걸 한데 담을 운동 가방이 절실해진다. 여기 소재와 스타일과 크기가 다 다른 운동 가방 다섯 개가 있다. 아주 단출한 운동복을 위한 나일론 백, 땀에 흥건히 젖은 운동복과 양말을 넣기엔 머뭇거리게 되는 블랙 가죽 백, 낡은 라커룸에 두면 어울릴 것 같은 통가죽 백, 야구 배트나 복싱 글러브 그리고 근육통 스프레이가 들어 있을 것 같은 검정 홀드올, 승마 부츠도 거뜬히 넣을 수 있는 캔버스 백. 피트니스 회원권보다 비싼 가격에 놀랄 수도 있지만 목적이 분명하면 활용도는 높아진다. 여행용으로, 기내용으로, 자랑용으로 두루 쓸 수 있다. 하지만 이걸 사면, 그때부턴 정말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 에디터
- 박나나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