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파리에서 만난 줄리안 슈나벨

2016.03.23오충환

줄리안 슈나벨의 전시는 많았지만 3월 17일부터 파리 갤러리 111에서 열리는 회고전은 좀 다르다. 초대장에 사진가 프랑수아 할라드의 이름이 함께 적혔으니까. 프랑수와 할라드와 줄리안 슈나벨은 이번 전시를 통해 거둘 수 없는 지난 고백을 더듬는다. 갤러리 111엔 줄리안 슈나벨의 거대한 그림과 프랑수아 할라드가 촬영한 줄리안 슈나벨의 스튜디오 사진이 걸린다. 사진 속엔 누구도 볼 수 없었던 줄리안 슈나벨의 다정한 공간이 있다. 마치 백스테이지를 훔쳐보듯 은밀하고 친절해서 정서의 언덕에 이런저런 길을 만든다. 프랑수아 할라드는 줄리안 슈나벨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1985년 미스터 차우에서 워홀, 클레멘테, 바스키아, 메이플소프와 함께 줄리안을 처음 만났다. 뉴욕으로 막 이사했을 때였는데, 줄리안 슈나벨의 작품을 보곤 그의 집, 작업실, 그의 세상을 촬영하고 싶었다. 비록 이웃이었지만, 그의 11번가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위해 십 년을 기다렸다. 이번 전시엔 그의 작업실에서 아무런 장치 없이 즉물적으로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을 확대했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개인적이고 솔직한 감정의 흔적이 그대로 응고되었다”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할라드는 예술가와 그의 작업실을 즐겨 촬영한다. 비록 사진 속에 주인이 없더라도 부재의 자취가 인장처럼 선명하다. 그의 이런 시각은 줄리안 슈나벨로부터 시작됐다.

    에디터
    오충환
    출처
    FRANCOIS HAL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