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물과 흙에 있고 세부에 있다. 대체로 더럽고 질척이는 풍경이다. 말하자면 ‘아파트 공화국’ 한국은 아파트를 통해 인간을 생명으로부터 격리시켰다. 이전 세대에겐 생명에 대한 경험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어른이 생명을 이야기하는 시점. 강현선은 <서울: 낯선집> 전에서 안 그래도 단순한 아파트를 하얗게 표백해 디지털 이미지로, 더욱 비실재적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한 눈에 아파트인 줄 알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살고 있는가, 살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이 달에 거닐어봐야 할 모델 하우스다. 4월 23일까지, 스튜디오 콘크리트.
-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MAXIM SCHUL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