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를 닫기 전 한 번 더 보고 싶은 여자, 그의 이름은 에보니 데이비스.
나는 검고 자랑스러워 그녀는 검은 말처럼 보인다. 말처럼 길고 운동적인 굴곡을 지녔으나 차마 가까이 가기는 위험한 인상. 사진가 데이비드 벨미어가 연출한 이미지라는 전제가 있지만 틀린 감상은 아니다. 그녀는 인류의 전쟁사와 함께해온 말 같은 기상을 지녔다. 에보니 데이비스는 TED 강연에서, 아프로-아메리칸으로서 겪어온 당대의 패션 비즈니스에 대해 얘기했다. 모델 에이전시는 구색처럼 4~5명의 흑인 모델만 갖출 뿐이고, 곱슬머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스태프들과 일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그녀 역시 어린 시절 ‘스트레이트 헤어’를 원했다고 회고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고하는 동시에 타인에 대해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말갈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생각. 그녀가 말처럼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 에디터
- 정우영
- 포토그래퍼
- DAVID BELLEM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