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공전하는 몇백만 개의 소행성엔 지구에서는 비싸서 채굴하기 어려운 귀금속이 있다. 대담한 스타트업 한 곳이 이 소행성에 관심을 가졌고, 곧 우주 탐사의 방향은 바뀔지 모른다
2008년 5월 25일, 화성 탐사 궤도 위성이 자글자글한 이미지를 지구로 송출했다. 이미지에는 광활한 하임달 분화구 가장자리로 하강하는 화성 착륙선 피닉스호와 그에 딸린 낙하산이 두 흰 점으로 담겨 있었다. 피닉스 임무의 관리자인 크리스 르위키는 2007년 8월 4일 발사 이후 피닉스호를 보지 못했다. 피닉스는 거대한 분화구로부터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착륙해 화성에서 미생물 친화적인 환경을 찾아 나서는 임무에 착수했다.
피닉스호의 착륙은 미 항공 우주국이 해낸 또 하나의 성공적인 임무였지만 르위키는 질리기 시작했다. 그는 열한 살 때 나사의 보이저호가 송출한 태양계 외곽의 행성 이미지를 보고 처음 우주에 관심을 가졌다. 아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1999년 나사에 입사한 뒤로는 성공 가도였다. 2003년, 스피릿호와 화성 탐사차 오퍼튜니티의 착륙을 감독했을 당시 그는 고작 스물아홉 살이었다.
이미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다. “많은 동료가 차세대 대형 로봇 프로젝트인 큐리오시티에 손을 대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섰다. 마침 그때 엑스프라이즈 재단의 설립자이자 오랜 친구인 피터 디아만디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재사용 가능한 우주 로켓의 개발을 위해 1천만 달러의 상금을 걸면서 이름을 알렸다. 르위키는 그를 우주 탐험 및 개발을 위한 학생 연대라는 국제 우주 기구를 통해 만나 왔다. 우주 탐험에 대한 연구와 관심을 독려하기 위해 디아만디스가 1980년대에 설립한 모임이다. 르위키는 연대의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사무실을 설립했으며 의회에 서신까지 보낸 적이 있다. “그때부터 우리는 종종 소식을 주고받았죠.”
전화를 통해 디아만디스는 르위키에게 새로운 스타트업에 대해 설명했다.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하는, 야심 찬 목표를 좇는 기업이었다. 마침 디아만디스는 최고 경영자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르위키가 관심을 보였느냐고? “완전 미친 짓이라고 말해주었죠.” 그가 털어놓는다. 하지만 대화를 나눈 뒤, 르위키는 생각하면 할수록 디아만디스의 프로젝트가 말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취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됐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1백만 개도 넘는 소행성이 태양 주위를 돈다. 직경 몇 센티미터에서 몇백 킬로미터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불활성인 바위와 모래 덩어리지만 일부는 태양계 초기의 격렬한 요동에 의해 바깥 켜가 벗겨지고 원시 행성의 핵이 드러나 있다.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풍부한 백금 계열의 금속을 통해 지구의 발전을 꾀할 수 있어요”라고 르위키는 말했다. “지각에서 알루미늄을 추출할 수 있는 요령을 알아낸다면 금속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더군다나 르위키는 에로스를 대상으로 삼는 나사의 첫 소행성 착륙 임무인 니어 슈메이커를 통해 그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 쌓기도 했다. “이미 달에 인류와 로봇을 보내봤기에 그 과정에 대한 이해도 있고 익숙했어요. 지구 가까이에서 공전하는 소행성이 1만5천 개인데,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그 가운데 1/3인 5천 개에 착륙하기가 달에
착륙하기보다 기술적으로는 더 쉽다는 걸 밝혀냈어요.”
지구 근방의 소행성 가운데 1퍼센트 남짓이 백금 계열 금속을 풍부하게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피터 디아만디스의 계획은 블루 오리진이나 스케일드 콤퍼지트,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 같은 개척 기업을 통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피터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나사 근무 10년 차였죠. 개인 영역의 사업에서 우주 탐사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몽상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르위키는 2009년, 최초의 소행성 채굴 기업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최고 경영자로 자리를 옮겼다. 르위키는 지금껏 아무도 사업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2014년 10월 28일 22시 22분, 크리스 르위키는 버지니아주 월럽스섬의 중앙 대서양 지역 우주공항의 관측대에 들어섰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첫 시험 우주선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겨우 4킬로그램인 아키드-3호는 센서조차 장착되지 않았다. 고작 기본 통신 및 통제 시스템만 갖추었다. 국제 우주 정거장ISS으로 보낼 2천3백 킬로그램의 유료 화물 가운데 극히 일부였지만, 덕분에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우주로 위성을 발사한, 드문 스타트업에 속할 예정이었다.
정확히 22시 22분 38초에 응축 연료의 수증기가 살며시 띠를 이루는 가운데 발사체인 안타레스 130호가 맹렬한 노란 불빛과 짙은 연기를 뿜어내며 솟아올랐다. 0.5초 후 발사대가 쓰러지자 타닥거리는 흰 불꽃이 꼭대기에 피어올랐고, 3백 톤의 로켓이 밤하늘로 치솟았다. 하지만 발사 15초 후, 그리고 대서양을 채 60미터도 벗어나지 않아 주 엔진이 폭발했다. 재빨리 치솟은 속도의 두 배 이상 화려한 불꽃놀이를 선보이며 로켓은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첫 위성과 함께 지구로 추락했다.
불꽃놀이만 놓고 보면 아름다웠노라고 르위키는 회상한다. 우주선을 대기권 밖으로 진출시키는 임무는 그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다. 아키드-3호의 유실은 실망스러울지언정 치명적인 실패는 아니라고 르위키는 주장했다. “우리는 위성이 일정 수준 소모품이라고 인식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아키드-3호의 장렬한 산화 후 몇 주 지나지 않아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다음 위성을 조립했고, 몇 달 뒤 우주 정거장행 로켓에 후속 발사를 위해 부착했다. 나사 재직 시절, 비싼 시스템을 놔두고 복수의 쓸 만한 대안에 의존하는 정책 탓에 르위키는 좌절했다. 이미 검증된 기술에 집착하는 경향 때문에 피닉스 착륙선은 단종된 20년 묵은 컴퓨터 칩에 의존해 발사됐다.
“일반적으로는 우주선 1대가 모든 임무를 맡는 컴퓨터 1대에 의존해왔어요. 착오가 생기면 그냥 추락합니다. 그 탓에 실패하면 안 된다는 철학이 힘을 얻고, 성공을 위해 아주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죠”라고 르위키는 설명했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차기 위성인 아키드- 6호에는 17기의 소형 컴퓨터를 장착해 1기가 고장나도 전체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지 않도록 막는다. 2025년에 발사될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첫 우주 탐사선인 아크리드-200호에도 적용할 시스템이다. “우리는 1년 뒤의 일은 과도하게 예측하면서 10년을 내다보는 계획에는 소홀해요.”
소행성 채굴 산업의 출범을 위해 플래니터리 리소시즈가 맞닥뜨리게 될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보다는 정치적인 부분이다. 2015년 11월, 미국 의회는 우주에서 채굴하는 자원의 소유권을 개인 기업에게 보장하는 일련의 법안인 우주법을 통과시켰다. 물론 르위키는 기뻤지만 국제적으로 우주법을 향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2016년에 룩셈부르크가 같은 법안을 통화시켰을 뿐이다.) 2016년 4월 국제연합 소속인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위원회가 55차 회의를 열었을 때, 다수의 회원이 미국의 법에 반대 의견을 냈다. 여기에 대한 르위키의 의견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희소성과 경쟁의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우주에서는 그러한 제약을 적용할 수 없죠. 탐사를 통해 개발과 공유의 수요를 예측할 기회를 얻는 거예요. 지구의 기준으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원이 우주에 존재한다고요.”
르위키는 낙관할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2017년 2월 룩셈부르크 대공국의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인 에티엔느 슈나이더는 우주 자원 스타트업에 1억 7천 1백만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가운데 2천1백만 파운드가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몫이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의장인 에릭 슈미트, 버진의 최고 경영자이자 창립자인 리처드 브랜슨 등이 이미 1천8백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판세가 엄청나게 바뀌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땐 소행성 채굴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낄낄거리며 비웃었죠. 하지만 요즘은 모두가 우리 생애에 실현 가능한 일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죠.”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본사는 워싱턴주 레드먼드 바로 외곽 지역의 산업 단지에 자리 잡은 별 특징 없는 건물이다. 100미터 옆에는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 본사가 있다. 크리스 르위키는 숱이 많은 갈색 머리를 한쪽으로 빗어 넘겼고 금세 소년 같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다. 파란색 체크 무늬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굉장히 기술적인 사안을 쉽게 압축해서 설명해주는 요령이 있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로켓 과학이 무척 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사회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사 출신이자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최고 업무 집행자인 크리스 부히스가 발을 들였다. 대형 랩톱만 한 빛이 나는 울퉁불퉁한 바위를 들고 있었다. “약 90퍼센트는 정련소를 거친 수준의 철이고, 나머지는 코발트와 니켈이에요. 녹이면 바로 철이 된다는 의미죠.” 부히스가 말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건 소행성의 조각이자 매년 지구에 수만 점씩 떨어지는 운석으로, 대기권 밖에 존재하는 자원에 대한 실마리다. “백분율 기준으로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광산에서 채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백금을 이 운석이 함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부히스는 말을 이었다. “지구의 채굴업자는 이만큼의 금속을 채취하고자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고 있죠. 하지만 하늘로 방향을 틀어 몇 킬로미터만 나가면 같은 순도의 금속을 찾을 수 있어요.”
나사와 다른 우주 연구 기관의 관측 데이터를 통해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탐사할 만큼 크고, 쉽게 이착륙이 가능할 만큼 작으며, 지구에서 1~2년 안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궤도에 존재하는 소행성 후보의 최종 명단을 작성했다. 하지만 지구의 궤도에서 멀리 떨어진 소행성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다. 2010년 일본 항공우주 개발 연구소의 무인 우주선 하야부사가 이토카와 소행성에서 몇 밀리그램의 먼지 시료를 채취했다. 다음 행선지는 류구 소행성인데, 2018년 7월에 도착 예정으로 지금 항해하고 있다.
한편 르위키와 부히스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은 오시리스-렉스다. 지름 492미터에, 지구에서 멀지 않은 소행성 베누를 탐사하는 나사의 프로젝트. 2018년, 다공성 탄소로 이뤄진 소행성에서 60그램의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할 것이다. “망원 관측 데이터를 참고하자면 베누에는 탄소와 물이 풍부하다”고 프로젝트의 주 조사관이자 아리조나 주립대의 교수 단테 로레타가 설명했다. 그는 플래니터리 리소시즈의 과학 자문 팀에 몸담고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탐사의 길라잡이죠.”
하지만 첫 우주 자원 채굴 부지를 개척하기 위해,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도 근접 탐사를 위한 자체 보유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한다. 이사회실의 창문을 통해, 무균실 탁자에 놓여 있는 시리얼 상자 크기의 태양전지가 장착된 기기가 보였다. 아키드-6호 위성으로 적외선 중간 파장 센서를 탑재한 플래니터리 리소시즈 최초의 탐사선이다. 올해 후반 스페이스 엑스의 팔콘 9호 로켓에 탑재돼 저지구 궤도로 발사될 예정이다. 적외선 센서와 함께 탑재된 축소형 우주 망원경 또한 초분광 영상 센서가 장착돼 가시광선에서 40포인트 바깥의 영역까지 분석할 수 있다. “물체가 두 센서에 남기는 반사광의 특정 분광 지문을 분석함으로써 성분을 알아낼 수 있어요.” 르위키가 설명했다.
성분 분석이 끝나면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소형 우주선을 파견해 잠재적인 채굴 가능 소행성을 가까이에서 조사할 것이다. 그 역할을 맡을 아키드- 200호의 모형이 이사회실 한 귀퉁이에 놓여 있었다. 아키드-200호에는 폭이 채 1미터도 안 되는 도넛 모양의 발진 탱크가 달려 있다. 대형 유료 화물에 얹혀 발사될 수 있을 만큼 작으면서도 저중력
환경에서 자체 발진을 통해 표적인 소행성까지 도달하도록 설계된 탐사선이다.
우주 연료를 위한 물 공급이 가능한 근지구 소행성은 18개로 추정된다.
2015년 7월, 9천만 톤에 이르는 백금 덩어리가 지구의 2백40만 킬로미터 안쪽으로 접근했다. 지구와 금성 사이보다 약 30배 가까운 거리다. 하지만 길이 452미터의 UW-158은 단지 백금 계열 금속의 막대한 원천을 함유한 소행성 가운데 하나다. 르위키가 발견하고 채굴하고 싶어 하는 건 귀금속만이 아니다. 그는 가장 귀중한 자원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은 지구에는 풍부할지 몰라도 우주에서는 귀하다. 그래서 비싸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국제 우주 정거장에 물을 보급하는 비용이 1톤당 5천만 달러예요. 하지만 초저중력 환경에서 물을 보유한 소행성은 아주 많죠.” 르위키가 부연한다. 물은 단지 인간의 생명 유지만이 아니라 로켓 연료를 위해서도 쓰일 것이다. “물을 액체 산소와 수소로 변환시킬 수 있죠. 지금까지 1백35차례였던 나사 우주 왕복선 임무 전체의 연료에 쓰인 성분이에요.”
현재 화물 1톤당 약 10톤의 연료를 지구에서 탑재해야 우주로의 화물 운송이 가능하다. 우주에서 연료 재충전이 가능해질 때의 이점이 얼마나 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발사 시스템은 다단계의 분리 적재 설계를 통해 연료의 소모와 중량 증가 사이의 관계를 상쇄한다. 발사 후 고도를 상승시키며 단계별로 소모된 연료 탱크를 바다에 버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적용하더라도 지구의 중력권에서 이탈하기 위한 공기 저항 등을 감안한다면 전체 무게의 90퍼센트가 연료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시도 중인 화성 탐사에 필요한 추진제를 추가로 적재하려면 1톤당 10톤의 연료를 확보해야 지구의 표면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만큼의 연료를 지구에서 적재한 채 발사시킬 필요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지구의 중력권 가장자리를 돌아서 만나는 태양계의 소행성 중 하나가 첫 연료 충전소가 될 수 있다면? “무지막지하게 큰 변화가 일어날 거예요. 지구에서 탑재한 만큼 우주에서 연료를 재충전할 수 있다면 명왕성까지 항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르위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추출 가능한 물의 양을 추산하는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무인 우주선이 소행성을 완전히 감싼 채로 물을 가열해 컨테이너의 겉면 벽에 응축시키고 다시 소행성을 방출해 지구 궤도의 충전소로 물을 운송하는 디자인이 초창기 콘셉트로 제안되었다. 부히스는 이미 현실화를 위한 핵심 자원을 우주 환경에서 조달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은 진공 상태에서 쉽게 증발하는데, 태양 에너지로 데울 수 있어요. 그다음은 인간이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만큼 추운 심우주 환경에서 다시 물로 응축하는 거예요.” 이 방법으로 작은 로봇 탐사선을 지구의 중력장에 날려 보낸 뒤 태양계 너머의 소행성에 등정해 탐사시키는 기존의 방법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르위키는 믿는다.
“스페이스 엑스나 블루 오리진이 로켓을 귀환시켜 재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나가면서 그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봐요. 소행성은 인류가 우주의 탐사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가장 접근이 쉬운 자원의 원천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화성까지의 경로를 개척하고 화성 자체를 탐사할 기반 시설을 구축 및 확충할 수 있을 거예요. 지구의 재보급에만 100퍼센트 기댈 수 없어요. 식민지 건설의 첫걸음이에요.”
단순한 재충전을 넘어선, 건조 및 구축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구 밖의, 공전하는 순수 금속 덩어리가 우주 환경 그 자체에서 큰 몫을 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르위키는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공학과 디자인이 우주선의 발사 직후 9분 동안의 생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요. 탐사선은 발사체 꼭대기의 작은 캡슐에 탑재할 만한 크기여야 하죠. 로켓의 진동과 가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며, 발사하기 이전에 지구의 중력에서도 스스로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우주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건조할 수 있는 거예요.”
플래니터리 리소시즈는 이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사무실 맞은편의 복도 바깥에서 르위키가 충전재 상자에 든 손바닥만 한 물체를 꺼냈다. “떨어뜨리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크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무거운, 달착륙선의 복잡함을 닮은 섬세한 지지대가 딸린 물체였다.
작고 장식용이지만 소행성 가루를 재료로 3D 프린터에서 만든 첫 번째 물체다. “우주에서 찍어낸다면 어떤 모양일지 상상해보세요. 무한정 크거나 가볍게 만들 수 있죠.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는 격렬한 여정에서 살아남을 필요 없는 가볍고 앙증맞은 구조체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공상과학 소설에나 등장할 만한 물체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공학자가 접근하는 거니까요.” 르위키가 말을 잇는다. “지구에서는 고층 건물의 100번째 층을 얹기 위해 아래의 99층이 지지해줘야 합니다. 우주에서는 사정이 달라요. 그저 계속 한 층씩 더해주기만 하면 돼요. 한계가 없어요.”
소행성에서 자원 채굴하는 요령 우주에서 물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열과 추위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먼저 필요한 열은 태양에서, 추위는 영하 환경의 심우주에서 얻는다. 소행성에서 물을 추출할 가능성이 있는 방법들.
1단계 소행성을 감싸거나, 응축기를 주변에 배치한다.
2단계 태양에너지가 물을 기체로 증발시키면 컨테이너의 표면에서 얼어붙는다.
3단계 소행성을 방출하고 연료 재충전을 위한 물을 저지구 궤도로 운송한다.
- 에디터
- 글 / 캐서린 네이브(Kathryn Nave)
- 포토그래퍼
- JOHN KEAT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