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한식의 전통 그대로 ‘한식 공간’

2018.01.11손기은

서울에 새로 문을 연 레스토랑 열 군데를 골랐다. 햇살이 길게 늘어질 때까지 앉아 점심을 먹고, 주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앉아 저녁을 먹었다.

한식공간 한식을 여러 방향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뉴코리안 퀴진’이 주목을 쓸어 담는 동안, 원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식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런 중에 ‘전통적인 것을 더욱 전통적으로’라는 마음으로 주방을 연 곳이 있다. 한식공간은 지난 35년간 한식을 연구해온 조희숙 셰프를 고문으로 두고 주방을 꾸려가는 곳이다. 죽처럼 일상의 식탁에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메뉴를 하나의 요리로 풀어낸다. 수라상을 축소해놓은 듯한 반상도 범상치 않다. 스르르 풀어지는 갈비찜에 직접 고른 쌀로 지은 밥이 한 상 차려진다. 수많은 셰프가 스승으로 꼽는 조 셰프가 선보이는 전통 한식이 오히려 생경한 감동으로 다가온달까? 이곳에서 쓰는 그릇과 잔을 비롯해 손님과 마주하는 모든 제품은 ‘정소영의 식기장’과의 협업으로 구성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감각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소개해온 그들의 안목이 좋은 음식과 만나 빛을 발한 셈이다. 창 밖의 풍경도 그릇만큼이나 반짝인다. 밥을
한 술 뜨다 고개를 들면 탁 트인 창경궁이 펼쳐진다. 창밖의 풍경처럼, 계절이 오롯이 담긴 메뉴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도 냉동하지 않는다는 주방에서는 신선로(왼쪽 사진)에 들어갈 대구전 두 점을 위해 매일 아침 생대구를 손질하고, 반상에 반찬으로 들어가는 장조림 하나도 매일 새로 만든다. 공과 수고가 많이 들지만 한식을 제대로 다루고 있다는 자부심이 한식공간의 모든 스태프를 일으켜 세운다. 이제는 손님이 움직여 새로운 마음과 시각으로 본연의 한식과 마주할 차례다.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 83
전화번호: 02-747-8104
웹사이트: facebook.com/hansikgonggan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이현석
    프리랜서 에디터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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