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의 후예가 등장했다.
크리드의 가장 뜨거운 남자는 어벤투스였다. 투명 용기에 블랙 커버를 두른 이 향수는 치장에 관심이 많은 남자는 물론이고 호기심 많은 여자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과일과 머스크 향이 적절히 섞인 어벤투스 향에 한번 빠지면 귓속말이 잦아지고 낯선 사람 만나는 게 즐거워진다. 바이킹은 어벤투스 다음으로 출시되는 크리드의 남자 향수다. 그러고 보니 이 브랜드의 새 남자 향수, 참 오랜만이다. 크리드의 원칙이 좋은 재료와 핸드메이드 방식이다 보니 새 제품을 만드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다림 끝에 만난 이 향수, 우선 눈에 확 띄는 핫 레드 커버를 둘렀다. 바이킹선이라는 범선을 상상하며 만들었고, 긴 항해와 인내를 상징하는 배 모양을 보틀 중앙에 그려 넣었다. 우디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페퍼민트와 파촐리의 알싸한 향이 올라온다. 겉으론 거칠고 투박할지언정 알고 보면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모든 분야에서 인기가 좋은 남자와 닮았다. 어벤투스가 여자도 좋아할 만한 향이라면, 바이킹은 전형적인 남자 향수다.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남자. 피노 누아보다 잭 다니엘, 골프보다 트라이애슬론, <아메리칸 사이코>보다 <스카페이스>, 나쓰메 소세키보다 잭 케루악을 좋아하는 남자라면 분명 바이킹의 향을 좋아하게 될 거다. 가격은 100ml에 51만3천원. 당황하면 안 된다. 이건 크리드의 향수다.
- 에디터
- 박나나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