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사회인 야구의 모든 것

2018.06.01이재위

야구 경기는 보기에는 재미있어도, 직접 해보기는 어렵다. 팀원, 구장, 장비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사회인 야구팀에 들어간다. 현재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회비부터 각 포지션의 매력까지 물어봤다.

1. 두진스 김준호 (38세) 포수

두진스는 어떤 팀? 두산 매거진에서 만든 야구 동호회다. 직장 동료의 권유로 들어가게 됐다. 회원은 25명이다. 사회인 야구 리그를 통해 매달 2회 정도 경기를 한다. 매년 3월쯤에는 실내 야구장을 대관해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있다. 사회인 야구 리그에 가입하기 위해 상반기 15만원, 하반기 10만원씩 회비를 낸다. 유니폼 비용은 별도다.

야구의 매력은? 처음에는 배트로 날아오는 공을 맞추는 게 재미있어서 시작했다. 막상 하다 보니 야구는 매우 복잡한 기술을 요하는 운동이었다. 배트를 잡는 손의 각도, 몸의 무게 중심에 따라 타구의 질이 달라진다. 주루 플레이 역시 무작정 뛰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나씩 알아나가는 재미가 있다.

포수의 매력은? 포수는 팀의 ‘안방 마님’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포지션이다. 상대 타자의 성향, 장점과 단점, 컨디션 등을 분석해 수비를 하는 동료들과 투수에게 사인을 보낸다. 잘해야 본전인 포지션이지만, 수비 시 팀원들과 약속한 작전이 통했을 때 통쾌하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공 한 개로 승패가 갈리는 상황에서는 더욱 면밀하게 타자를 분석해 투수에게 사인을 보낸다. 투수가 사인대로 정확히 공을 던져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했을 때는 투수보다 내가 더 기쁘다.

가장 아끼는 장비는? 윌슨의 ‘A2000’ 글러브. 야구 동호인들에게 잘 알려진 야구 용품점 야용사(야구용품싸게사기) 매장에 직접 가서 약 30만 원에 구매했다. 초보자용이라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딱 적당했다.

야구의 단점은? 돈이 많이 든다. 야구의 필수 장비인 배트, 글러브, 헬멧, 야구화, 유니폼을 전부 구입하면 1백만 원이 넘어간다. 포수의 경우는 보호 장구까지 맞춰야 해서 더 많은 돈이 든다. 하지만 장비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팀이 보유하고 있는 공동 장비를 사용해도 된다.

2. 골드그리핀 김지윤 (34세) 투수

골드그리핀은 어떤 팀? 평소 친분이 있던 친구들, 대학교 선후배들이 모여서 만든 사회인 야구팀이다. 회원은 12명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훈련 또는 경기를 한다. 날씨가 너무 추워지면 실내 훈련장을 대관해서 훈련하고 있다. 매년 30만원을 연회비로 낸다. 운영비가 모자라면 선배들이 조금씩 더 보태고 있다.

야구의 매력은? 케이 리그와 메이저 리그의 열혈 시청자였다. 처음에는 야구의 복잡한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규칙을 파악하게 되면서, 경기의 흐름을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야구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말처럼 야구 경기에서는 몸보다 머리를 써야 한다.

투수의 매력은?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다. 모든 야구 경기는 투수의 공에서 시작하고 끝이 난다. 그만큼 투수에게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취미로 하는 사회인 야구 경기에서도, 마운드 위에서 투수가 느끼는 중압감은 매우 크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내려 오면 다시 올라가고 싶다. 일종의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내 손을 떠난 공이 타자의 배트를 지나 포수의 글러브 속으로 ‘퍽!’하는 소리와 함께 꽂힐 때다. 이때의 구종은 변화구가 아닌 직구다. 공의 위력을 보고 놀란 타자의 표정은 이 쾌감을 더욱 높여준다.

가장 아끼는 장비는?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장비는 야구화다. 좋은 야구화를 신어야 투구를 할 때 하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땅을 지탱한다. 나는 뉴발란스의 ‘MB3000’을 신고 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신는 모델로 가격은 약 15만원이다.

야구의 단점은? 야구는 운동 신경만 좋다고 잘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보다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초보 투수가 작고 단단한 공을 정확하고 빠르게 던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한 달에 한두 번 게임을 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개인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한 마디로 시간과 돈이 든다는 말이다.

3. 531프랜즈 전상진 (35세) 2루수

531프랜즈는 어떤 팀? 중학생 때 야구부였던 친구와 캐치볼을 하며 야구의 재미를 조금씩 알아나갔다. 그 친구가 지금의 사회인 야구팀에서 운동하는 걸 보고 따라 들어갔다. 회원은 15명이다. 한 달에 2~3회 모인다. 경기와 훈련의 비율은 3대 1 정도다. 경기가 먼저고, 경기 사이의 기간이 너무 길면 훈련을 한다. 연회비 30만원으로 1년 동안 팀을 운영한다.

야구의 매력은? 평소에 야구장에 가서 응원하는 걸 좋아했다. 타자들이 공을 치고 달려나가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런 모습을 동경하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진다. 가장 마지막 타순인 9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내가 주인공이다.

2루수의 매력은?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서건창 선수의 포지션이 2루수이기 때문에 나도 이 포지션을 선택하게 됐다. 수비 차례에서 2루수는 유격수와 함께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 포지션이다. 또한 병살 플레이, 주자 견제, 백업 플레이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프로 야구를 시청만 할 때는 보이지 않던 플레이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사회인 야구팀은 프로 야구팀과 달리 아웃 세 개를 잡아내는 게 쉽지 않다. 수비 실책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병살 플레이처럼 협동 수비에서 좋은 움직임이 나왔을 때 쾌감을 느낀다.

가장 아끼는 장비는? 아직까지 특별히 아끼는 장비는 없다. 스타디움샵이라는 야구 용품점에서 20~30만원 대 글러브를 매년 한번 정도 구매한다. 다만, 언젠가는 미즈노 글러브 라인의 최상급 모델인 ‘미즈노 프로’를 사용해 보고 싶다. 이 글러브는 1백 만원을 호가하지만 그만큼 착용감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야구의 단점은?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부상의 우려가 높다. 타자의 입장에서는 몸에 맞는 볼이 위험하고, 수비의 입장에서는 빠른 타구가 위험하다. 처리하기 쉬워 보이는 땅볼 타구에도 많은 부상이 발생한다. 또한 주자와 수비수가 충돌하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4. 넘버원 야구단 정문공 (44세) 외야수

넘버원 야구단은 어떤 팀? 넘버원 야구단은 실내 야구 연습장의 회원들이 주축이 된 사회인 야구팀이다. 회원은 15명이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모여서 경기를 한다. 입회비나 연회비 없이 매달 2만원만 내고 있다.

야구의 매력은? 오래 전부터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의 팬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야구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40대가 돼서야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해 야구를 하고 있다. 타자로서 투수의 공을 정확히 쳐낼 때 한 주 동안의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외야수의 매력은? 다른 포지션은 대부분 자신의 위치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외야수는 활동 반경이 매우 넓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가 빨랐다.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높이 뜬 타구를 재빨리 쫓아가서 잡아내는 게 재미있었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매 이닝이 종료되고 다시 시작될 때마다 새롭게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짜릿한 순간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혼자서 천천히 돌 때다.

가장 아끼는 장비는? 엔젤 스포츠의 ‘더블 엑스’ 배트다. 카본 소재의 배트로 반발력이 매우 뛰어나다. 공이 배트에 맞을 때 손으로 느껴지는 타격감도 만족스럽다. 가격은 20만원 중후반 대다.

야구의 단점은? 야구장은 다른 구기 스포츠 구장에 비해 넓고, 필요한 시설물도 많다. 그래서인지 야구장은 대부분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져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힘들다. 장비도 무겁고 부피가 커서 자가 차량이 필요하다.

    에디터
    이재위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