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여전히 춤을 사랑한다.
오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팬들의 바람대로 아코르 호텔 아레나로 돌아왔다. 테네시 키즈 밴드가 입장한 후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스웨트 팬츠와 에어 조던 운동화, 파리 생제르맹 점퍼를 입었다. 홀연히 조명을 받은 그의 주변에서 드라이아이스가 소용돌이친다. 저스틴은 손을 올리고 말한다. “헤이터들은 가짜라고 말하겠지!” 그러자 무대 아래 관중이 소리친다. 무대 위쪽 관람석에서도 소리가 쩌렁쩌렁하다.
테네시 키즈가 자리 잡는 동안 팀버레이크는 조던 운동화부터 짧게 자른 머리카락까지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관중 모두가 다시 소리친다. “우린 오늘 밤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를 테야!” 그가 말한 문장은 ‘Filthy’의 인트로인데, 그 의미는 노래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날은 2014년 8월 이후 유럽에서 처음 열린 콘서트였다. 저스틴은 서른일곱 살이고, 가족이 생겼다. 엔싱크로 활동한 아이돌 시절과 ‘Justified’ 혹은 ‘SexyBack’과 같은 가사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2018년인 지금도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슈퍼스타인가?
어제, 몽마르트 근처 빌라 근처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호원들의 낌새만이 팀버레이크가 곧 도착하리란 걸 알려주고 있었다. 빌라 안에는 에디터, 신문 기자, 인플루언서들이 벽에 걸린 스무 벌의 의상을 바라보고 있다. 팀버레이크가 리바이스와 협업해서 만들어낸 라인, ‘프레시 리브즈’다. 청바지와 데님 소재 스타일을 가장 많이 가진 미국 브랜드, 리바이스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2018년에도 명성을 날릴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러시 시대부터 우드스탁, 지금까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던 리바이스는 회사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팀버레이크에게 완전히 올인한 것이다. 팀버레이크는 두 가지 열정(춤과 에어 조던 컬렉션 과시)에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했다. 엉덩이에 밀착된 새로운 501은 길이가 조금 짧아져 단단한 발목을 살짝 드러낸다.
다시 오늘, 현란한 ‘Drink You Away’ 공연을 마치자 모닥불이 타오른다. 무용수들은 불 옆으로 가고, 팀버레이크는 어쿠스틱 기타를 잡고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Flannel’을 부르기 시작한다. 마침 그가 입은 셔츠도 플란넬이다. 가사의 내용은 아버지와 아들, 사랑, 상실을 담고 있다. 다음엔 리메이크 곡이 이어진다. 비틀스의 ‘Come Together’, 로린 힐의 ‘Ex-Factor’, 플리트우드 맥의 ‘Dreams’, 존 덴버의 ‘Thank God I’m a Country Boy’. ‘Flanne’의 가사와 모닥불처럼 이 노래들도 그의 어린 시절을 말하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 근처 시골에서 자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가정이 유복하지 못했다. 컨트리 뮤직 애호가였던 할아버지가 있었지만 돈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어려서부터 재능을 숨기지 못했고, 성가대와 탤런트 쇼에 나갔고, 명성을 얻었다.
다시 어제, 경호원들이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술렁임이 있더니 이내 사람들이 둘러싼 빌라 주변까지 소란스럽다. 그가 왔다. 드디어 등장한 팀버레이크는 ‘프레시 리브즈’ 협업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된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후드 점퍼와 한 몸이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팀버레이크는 브랜드에 개인적인 영감을 더한 작업에 대해 말한다. “여러분도 모두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키가 크면서부터, 테네시 시민으로 성장하면서 리바이스는 정신적 지주였어요. 어릴 적인 1980년대에도 그랬고, 1990년대에 보이 밴드와 함께 투어 공연을 다니면서 깨달았어요. 청소년기에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많은 것이 전 세계 같은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걸요.” 그리고 말했다. “이번 의상 라인은 아티스트로서, 한 인간으로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사랑하는지 말하고 있어요. 제 고향을 전 세계로 소환하는 겁니다.”
팀버레이크는 면도하지 않아 수염이 난 턱과 깡총하니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여전히 소년 같은 얼굴이다. 흰 티셔츠 위에 짧은 소매 진 셔츠를 입었고, 작은 메달이 달린 목걸이를 했다. 그리고 저 후드 점퍼를 정말 좋아하는 게 틀림없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스테이플턴에게 이 점퍼를 선물했어요. 둘 다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시 이야기했다. “옛날얘기 하는 걸 썩 좋아하진 않지만, 저는 제일 친한 친구와 함께 성장했어요. 그 시절 우리에겐 특별한 건 없었죠. 하지만 우린 패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홉 살 때부터요.” ‘프레시 리브즈’란 이름은 무엇을 뜻하는지 물었다. “많은 것을 나타내요. 나뭇잎의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의 용어로 해석하자면, 나뭇잎은 번영을 상징합니다. 또한 변화도 떠오르죠.” 협업 컬렉션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후드 플란넬 셔츠는 과거의 유산이 새로운 생명을 얻은 셈이다.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오늘,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 ‘Rock Your Body’ 음악이 넘쳐흐르는 동안 댄서들 중앙에서 춤을 추는 제시카 비엘이 눈에 띈다. 팀버레이크는 2012년 그녀와 결혼했고, 3년 전 첫아들, 실라스를 얻었다. 지난 4년간 팀버레이크가 콘서트에 불참한 것은 어린 아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번 투어에는 아내와 아들도 동행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열광적으로 춤추는 관객들과, 친구들의 보호 속에서 춤을 추는 제시카는 지금의 팀버레이크를 보여주는 강력한 단면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하퍼스 콜린스 출판사에서 출판될 그의 첫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늦은 깨달음: 눈앞에 있어 보지 못했던 것들>은 팀버레이크의 커리어와 사생활에 대한 성찰과 추억, 사진들이 담겼다. <Man of Woods> 앨범, ‘프레시 리브즈’ 컬렉션, 곧 출판할 책, 이 세 개의 조합이 일종의 멀티미디어 자서전은 아닌지 그에게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팀버레이크가 답한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고 책을 쓰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경험한 모든 것이, 당신이 날 보고 느끼는 것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제시카와 결혼하고, 실라스의 아버지가 되는 것과 같은 순간들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추억도 있어요. 어릴 적 멤피스 교외 숲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추억. 그리고 평생을 함께 한 음악도요.” 부성애를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은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전 어릴 적부터 조명을 받다 보니 지나친 완벽주의자가 됐죠. 하지만 이제는 실라스가 자라고 있으니 천천히 가자고 생각해요. 세세한 것에도 관심을 두자고 말이지요. 그러다 실수할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의 분신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위로를 주죠.” ‘Haters Gonna Say It’s Fake’ 속 헤이터들은 모든 게 거짓이라고 말하지만, 팀버레이크는 명성을 관리할 줄 아는 아티스트다. 또한 사생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줄도 안다. SNS로 누구나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일부를 알리지 않는다.
한편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서 쇼가 정점에 도달했다. 테네시 키즈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함께 절정에 오른 듯 했다. ‘Can’t Stop the Feeling’이 울려 퍼지는 동안, 우리는 춤춘다. 팀버레이크는 열여덟 소년처럼 힘차고 유연하다. 4년이 지난 후 그는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최고의 순간은 멈추지 않는다.
- 에디터
- Luke Leitch
- 포토그래퍼
- Cedric Buchet
- 어시스던트
- Andrea Tenerani
- 패션 에디터
- Nicolo Andreoni
- 스타일링 어시스던트
- Annie Psaltiras, Katharina Kuehnholz
- 그루머
- Willan Bartel at Art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