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석유 리튬을 두고 벌이는 붉은 경쟁.
아무르강, 중국-러시아 국경 춥고 외딴 중국의 변방에서 1백개 정도의 중국 전기차 회사가 시제품을 시험한다. 사진에 찍힌 중국과 슬로베니아의 합작회사 APG 엘라페도 그 중 하나다. 2017년 들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백만 대를 넘어섰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판매됐다.
배터리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전기차는 물론 풍력과 태양열 발전소의 에너지 저장 장치에도 쓰일 정도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친환경 산업의 필수품이 되었다. 알칼리 금속인 리튬이 충전식 전지를 만드는 데 최적의 재료가 된 것은 화학적 반응력이 높아서다. 테슬라 모델 S의 70킬로와트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은 약 12킬로그램이다.
리튬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리튬 가격은 두 배 이상 뛰었고 호주, 중국, 미국 등의 국가는 지난 몇 년간 리튬 채굴 투자를 계속했다. 컨설팅사인 ‘컨 에너지 리서치 어드바이저’는 리튬 이온 산업이 2017년의 생산량 1백 기가와트시에서 2027년엔 8백기가와트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주와 미국에서 발견되는 리튬은 일반적으로 단단한 광석에 함유되어 있다. 리튬을 얻으려면 굉장히 높은 온도로 광석을 가열해야 한다. 반면 남미의 경우 땅속 깊에 있는 소금 호수에 용해된 상태로 존재한다. 물을 뽑아내 증발시키면 되기 때문에 암석에서 추출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비용이 적다. 하지만 리튬 역시 다른 자원처럼 무한정 사용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저수지나 바다 등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리튬을 함유한 염수를 정화하기 위해 유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살라르 데 우유니 광산에서 생산된 은백색 가루가 중국에 있는 거대한 전기차 공장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했다.
살라르 데 우유니, 볼리비아 인부들은 거대한 굴착 장치를 사용해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 호수의 바닥을 뚫는다. 목표는 마그네슘과 칼륨으로 이뤄진 층 아래 염수에서 리튬이 풍부한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2000년대로 들어선 이후 스포듀민, 페탈라이트, 레피도라이트와 같은 광물을 이용한 추출법에서 벗어나 이 같은 방식으로 리튬을 얻고 있다.
타우아, 볼리비아 광부들이 리튬을 풍부하게 함유한 소금을 트럭에 싣는다. 지구에 존재하는 리튬의 약 70퍼센트가 안데스 산맥에 매장되어 있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로 볼리비아의 리튬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리튬을 광물에서 추출하는 것보다 염수에서 추출하는 것이 그나마 환경에 피해를 덜 끼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염수를 끓여 리튬을 얻는 방식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리오그란데, 볼리비아 리오그란데강 삼각주에 있는 소금 호수의 가장자리다. 삼각주는 리튬 추출 때문에 거의 항상 마른 상태다. 인공으로 조성한 얕은 염전에 염수를 부은 후 수개월에 걸쳐 물만 증발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삼각주가 말라가면서 지상과 지하의 수위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살라르 데 우유니, 볼리비아 광업회사인 코미볼에서 칼륨 추출 부문의 책임자가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이 지역 염수에는 칼륨과 마그네슘 함유량이 높아 리튬을 추출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커다란 연못에 옮겨 담은 염수에서 수개월에 걸쳐 수분을 증발시키고, 소금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얻은 잔여물을 정화하고 처리한다.
살라르 데 우유니, 볼리비아 근처의 강에서 퍼올린 염수는 줄줄이 늘어선 연못에 담아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증발시킨다. 증발이 계속되면서 염수의 농도가 진해지고, 단계별로 각기 다른 소금 결정이 생긴다. 마그네슘을 제거하기 위해 석회를 사용하기도 한다. 리튬을 처리할 준비가 되면 인근의 플란타 리 공장으로 옮겨 배터리용 이온 생산을 시작한다. 2017년에 이 공장에서 생산한 탄산 리튬은 총 20톤이다.
살라르 데 우유니, 볼리비아 볼리비아의 소금 호수에선 무덤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이 지역의 강수량은 매우 적었고, 퀴노아를 경작하는 농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리튬 공장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국경 근처에 있는 파스토스 치코스 같은 곳에서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외부에서 물을 사오기도 했다.
샹탄, 중국 중국 동부에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 회사인 사운드 온 뉴 에너지의 생산 라인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 현재 생산되는 전기차의 수명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최초의 전기차 테슬라 로드스터가 처음 등장한 게 2008년이다. 1세대 전기차 배터리가 재활용 단계에 들어서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뜻이다.
린이, 중국 린이시에 위치한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ZD의 생산 라인. 이 회사가 만드는 도심용 2인승 전기차는 이탈리아에서만 판매된다. 이탈리아 밀라노에는 ZD가 설립한 합작투자회사 셰어앤고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조국이며, 자국의 전기차를 수입할 국가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지난 몇 년간 모색해왔다.
상하이, 중국 호텔 안에서 찍은 네덜란드의 자산 운용사 APG의 중국 광업 담당 임원.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탄산리튬 매장지를 적극적으로 물색하는 중이다. 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 독일, 스웨덴, 프랑스, 스위스, 한국, 그리고 캐나다의 기업들도 나날이 증가하는 리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리튬 광산을 사들이고 있다.
- 에디터
- Abigail Beall
- 포토그래퍼
- Matjaz Kriv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