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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 9

2018.11.20GQ

이 글을 읽을 때 함께하면 좋을 것.
La Grande Dame 1990, Veuve Clicquot
Saint-Louis Tommy Flute, Hermes

인류 역사상 어떤 금주령도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은 지하로 술을 빼돌려 더 비싼 값에 팔아치운 갱들의 몫이었다. 하물며 이곳은 1920년대 테네시주도 아니고, 계절은 바야흐로 철저한 금욕주의자도 흐트러지고 느슨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예쁜 잔에 술을 작게 담아 계속 마시고, 다른 사람의 뺨에 키스하고 싶은 날들. 아무리 마셔도 동나지 않는 술, 퇴폐와 무절제가 적당히 섞인 뿌연 밤, 낯설고 아름다운 어떤 것. 허공을 휘젓는 음악과 우울한 매력이 있는 친구, 뜨겁고 진한 커피 몇 잔만 있으면 술이야 끝도 없이 마실 수 있다. 모두 취한 채 홀린 듯 부르는 이런 구절이야말로 크리스마스의 메아리일 테고.
“Many Times, Many Ways, Merry Christmas To You”

    에디터
    강지영
    포토그래퍼
    이신구,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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