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자라면 이 기사를 읽을 게 틀림 없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스마트폰 잡학사전.
하루 평균 26.8회, 6.8분, 4~5시간
스마트폰을 얼마나 많이 사용해야 스마트폰 중독자일까?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성인(만 20세~59세)이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횟수는 평균 26.8회, 1회 평균 이용 시간은 평균 6.8분이다(1년이 지난 지금, 수치는 더 늘었을 거다). 또 모바일 잠금화면 서비스 회사 NBT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이용 시간은 약 4~5시간, 하루 평균 잠금화면 해체 횟수는 약 90회라고 한다. 나의 스마트폰 이용 습관이 대한민국 평균치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 살펴보면 중독 여부를 알 수 있다. 참고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메신저(95.2%), 게임(80.5%), 뉴스 검색(74.9) 순이다.
셀카보다 음식 사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찍는 피사체는 뭘까? 셀카를 제치고 음식 사진이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한국, 미국에 거주하는 만 20~44세 스마트폰 사용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음식과 여행 사진(64.8%)을, 반면 미국인은 셀카와 가족사진(81.3%)을 가장 많이 찍는다고 응답했다.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 자신이 촬영한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본인의 사진 촬영 기술이 부족해 자책한다’는 응답이 54%로 절반 이상, ‘내가 찍은 사진 구도와 색감이 맘에 안 든다’는 응답이 63%로 역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스몸비족
‘스몸비족’은 현대인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으로 생긴 신조어다.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해 자칫 좀비처럼 보이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지칭한다. 실제로 최근 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대부분이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이 있으며, 21.7%는 실제로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조선일보와 한국소비자원의 공동설문 조사 결과,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과 하루 평균 한 번 부딪혔다는 사람이 대답자 중 25.7%에 달했다.
초연결사회
지구상에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초연결사회는 없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37개국 4만4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을 보유한 성인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94%로, 이스라엘(83%), 호주(82%)를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한국이 69%로, 미국, 호주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고 요르단(75%), 레바논(72%)보다는 다소 낮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발행한 <2017 인터넷 이용실태조사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SNS 비 이용자 중 ‘모르는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불편해서’ SNS를 쓰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이 28.4%로, ‘필요가 없어서’(72.2%)라고 밝힌 사람의 비율 다음으로 높았다.
여행의 동반자
한국인에게 스마트폰 없이 여행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숙박 시설 온라인 예약 서비스인 호텔스닷컴이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이 여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양은 하루 평균 3.9시간으로, 4.2시간이라고 대답한 태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2.8시간이라고 답한 다른 나라의 응답자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또 한국인 여행객의 15%는 ‘여행을 같이 떠나는 파트너보다 스마트폰을 택하겠다’고 답했으며, ‘지갑을 분실했을 때’, ‘동반자와 다툼이 일었을 때’, ‘비행기를 놓쳤을 때’보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훨씬 큰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주행하기 좋은 나라
넷플릭스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공공장소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기 좋은 환경이다. ‘공공장소에서 보고 있는 콘텐츠에 관한 질문을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냐’고 묻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23%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한국은 7%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핸드폰에 집중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방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인도는 2명 중 1명이 낯선 사람의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단, 동영상 감상 중 주의할 것이 있다. ‘콘텐츠에 몰입해 내릴 정거장을 지나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14%가 그렇다고 말했지만, 한국은 2배에 가까운 30%로 1위를 차지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원치 않게 스포일러를 당하는 이들은 전체 평균 11%인데 한국은 24%가 그렇다고 응답해 스포일러 노출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확인됐다.
유튜브와 가짜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조사한 결과, 현재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78.6%)로 압도적인 이용률을 보였다. 네이버, 페이스북, 카카오톡이 그 뒤를 잇는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93.2%는 본인의 ‘모바일 동영상 정보에 대한 사실 판단 능력’이 보통 이상이라고 자평했지만, 실제로 유튜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동영상에 대한 가짜뉴스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정답률은 58.5%에 그쳤다. 40% 이상은 가짜뉴스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모바일 매체의 영향력(49.7%)’을 1순위로 꼽았고, ‘좋아요, 공감 수 등 매체 이용자들의 평가(47.1%)’를 2순위로 꼽았다.
- 에디터
-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