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차세대 미디어를 넘어 주요 미디어가 된 올해, 당신이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은?
Corridor
Subscribed | 5백28만
About 샘과 니코 그리고 그의 크루가 만드는, 당신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엄청난 영상들.
철없는 아저씨들이 재미로 시작한 채널로 이제는 게임, 밀리터리, 장난감 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채널이 됐다. 게임, 장난감 총(너프건, 에어소프트건) 등을 주요 소재로 하고 직접 연기부터 촬영, 편집, CG까지 모두 스스로, 수준급으로 해낸다. 특히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CG가 단연 압권이다. 간혹 진지한 단편 영화도 제작하지만, 자막 없이 봐도 좋을 만큼 쉽고 신선한 영상 감각이 핵심이다. 추천 영상은 ‘The PUBG (배틀그라운드) Movie’, ‘Nerf John Wick’, ‘Nerf Overwatch’, ‘Red VS Blue’, ‘TactiCOOL RELOADS.’ 문민주(영상 PD)
DanielFromSL
Unknown
About 비디오 게임 내에서 사람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면서 저속한 유머를 날린다.
<세컨드 라이프>, <데이즈>, <러스트> 등의 게임 플레이 영상이 올라오는 아주 유명한 채널. 내가 채널 구독을 시작했을 땐 이미 영상이 활발히 올라오지 않는 상태였지만, 기존에 올라온 영상들이 놀랍도록 웃기다. 멀티플레이 중 보이스 챗을 통해 차분하게 상대 플레이어를 놀려먹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그냥 미친 사람인 것 같다. 문장 끝을 올리는 말투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Yeah?”할 땐 정말 돌아버릴 것 같다. 애초에 게임 제작 의도대로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서, 저 게임들을 안 해본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아직도 종종 들어가서 다시 본다. 김희천(미술 작가)
Youtube Creators
Subscribed | 72만
About 유튜브 크리에이터스 채널에 온 걸 환영한다. ‘크리에이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매주 유튜브 전문가와 크리에이터들로부터 뭔가를 배우거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간다.
테크 유튜브 영상의 클리셰 중 하나는 언박싱 때 필요 없다며 매뉴얼을 던지는 일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 매뉴얼 또는 그에 준하는 뭔가를 먼저 읽는 내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튜브의 매뉴얼은 정말이지 친절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는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공식 교육 채널이다.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법부터 크리에이터가 직접 알려 주는 노하우, 콘텐츠가 잘 노출되는 법, 유튜브 알고리즘의 이해까지 콘텐츠 제작부터 성장까지의 거의 모든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관리자 메뉴에 본 채널의 업데이트 정보가 공유되고, 거의 모든 언어의 자막이 제공된다는 걸 고려할 때 채널 조회 수는 높지 않은 편이다. 테크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괜히 매뉴얼을 던지는 게 아니겠지. 당신이 크리에이터라면 ‘유튜브로 월 1,000만 원 벌기’ 같은 영상을 보는 것보다 이 채널을 보는 게 더 정확한 길 아닐까. 크리에이터가 아니더라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는 지금 시대의 콘텐츠가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단서가 될 것이다. 하박국(유튜브 채널 ‘기술인간’ 에디터)
Channel Criswell
Subscribed | 34만
About 내 이름은 루이스야. 아트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 너도 그런 영향을 받을 수 있길 바라.
섬네일이 요란한 채널은 거른다. 각종 뜻 모를 유행어를 남발하거나 논평하는 대상을 존중하지 않는 리뷰 채널도 탈락이다. 그런 기준을 충족하는 영화 유튜브 채널이 국내외를 통틀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한참의 방황 끝에 우연히 발견한 채널 크리스웰은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채널이자, 영화에 대한 영상 리뷰가 그 자체로 근사한 시각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해줬다. 토론토 출신의 영화감독 루이스 본드가 운영하는 이 채널은 오스 야스지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의 작가 감독부터 <살인의 추억>, <올드 보이> 같은 한국 영화에 이르기까지, 운영자에게 예술적 영감을 준 작품과 감독을 영상으로 리뷰한다. 매 영상마다 작품과 감독의 스타일을 오마주한 자막 폰트와 편집을 선보여 시각적인 만족감을 끌어올린다. 장영엽(<씨네21> 기자)
Primitive Technology
Subscribed | 8백88만
About 프리미티브 테크놀로지는 현대 장비나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찾은 것들로 뭔가를 만드는 취미 생활이다.
이것만큼 날 편안하게 해주는 영상이 또 있을까. 호주인 존 플랜트는 달랑 반바지 한 장 걸치고, 숲에서 얻는 자연물을 이용해 석기 시대의 기술들을 성실히 재연하면서 살아간다. 흙을 빚어 벽돌과 기와를 굽고, 나무껍질을 엮어 섬유를 만드는가 하면, 보금자리를 따뜻하게 덥힐 온돌을 깐다. 아무런 음성 설명 없이 묵묵히 자기 일에만 빠져 있는 이 사람을 지켜보노라면, 어느새 그의 작업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다만 타이틀 그대로 ‘기술’에 집중할 뿐, 극한 환경에서의 생존법이 해당 영상의 목적은 아니다. 최근 업로드된 영상들을 보면 서서히 철기 시대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는 듯하니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볼 만하다. 김정연(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 작가)
Binkbeats
Subscribed | 7만3천
About 빙크비츠는 네덜란드 출신의 타악기 연주자/프로듀서로 Beats Unraveled 시리즈로 인터넷의 주목을 받았다. Beats Unraveled 시리즈에서는 에이펙스 트윈, 라팔럭스, 플라잉 로터스 등 동시대 아티스트의 트랙을 재구성한다.
대체로 귀가 적적할 때 유튜브에 접속한다. 끊임없이 음악을 들으며 생활하는데, 이따금 깨끗한 음악 소리가 괴롭게 들리면, 부산스러운 잡음이나 사람의 숨소리가 섞여 있는 라이브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BINKBEATS’는 라이브 영상을 떠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채널이다. 네덜란드 아티스트로, 50가지가 넘는 악기를 다루고 일렉트로닉, 힙합, 재즈, 클래식 여러 장르의 경계를 넘너든다. 영상마다 악기를 다르게 구성해서 연주하는데, 음악을 듣는 감각을 넘어 누군가의 실험실을 엿보고 있다는 쾌감을 준다. 새로운 청각적 자극이 필요하하다면 추천하고 싶다. 황예지(사진가)
Bigquint Indeed
Subscribed | 37만
About 코미디, 음악, 당신을 생각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것들.
가장 좋아하는 힙합 리액션 채널. 기분이 다운됐을 때 많이 본다. 빅퀸트야말로 진짜 필요한 음악 얘기를 해주는 ‘톱 클라스’ 음악 리뷰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음악을 즐기는가? 빅퀸트 인디드가 알려준다. 병언(바밍 타이거 크루)
Jason Dornstar
Subscribed | 4만8천
About 구두 닦는 팁과 트릭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브러시 사운드와 함께 볼 수 있다.
제이슨 돈스타는 자칭 구두닦이계의 밥 로스다. 구두 주인에게 카메라를 들게 하고 구두를 닦는다. 1인칭 시점에서 구두가 닦이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구두솔과 천 그리고 손가락이 가죽 표면을 마찰하는 소리가 나면서 구두가 조금씩 빛을 반사하기 시작한다. 군대에서 물광 좀 내본 사람들은 안다. 구두를 닦는 시간이 가진 최면적 효과를. 작년 여름 즈음 가벼운 불면증이 찾아왔다. ASMR에 푹 빠져들었다. 입문은 ‘뽀모’로, ‘덕질’은 ‘RSJ’로 했는데 어느 순간 인위적으로 팅글을 발생시키려는 콘텐츠 자체에 신물이 났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더니, 내 귀가 다시 반응한 건 ASMR 유튜버가 아닌 자신의 직업 활동을 찍어 올린 영상들이었다. 영화에서 다큐멘터리로 넘어갔다. 갖가지 직업 활동 영상을 섭렵하다 도달한 종착지는 구두닦이와 바텐더. 자기 일에 장인인 사람들이 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뭔가를 능숙하게 다루는 걸 보고 듣고 있자면 곤두선 신경이 진정됐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정작 나는 구두를 신지 않고, 술을 못 마신다는 사실. 아무렴 어떤가. 깨끗한 구두와 오색영롱한 알코올이 담긴 잔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내 불면증은 치료됐다. 홍석재(영화 <소셜포비아> 감독)
World Star Hiphop
Subscribed | 1천7백43만
About 오피셜 월드스타 힙합 채널 독점으로 공개하는 뮤직비디오, 코미디, 비하인드 신, 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일단 ‘월드 스타 힙합’이라는 이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여기 등장하는 비디오의 절반 이상이 소위 ‘병맛’이다. 요즘은 자주 업데이트되지 않지만 ‘Camera & Vines’ 라는, 소셜 미디어에서 건져 올린 바보 같은 클립을 모은 코너를 추천한다. 디제이 소울스케이프(프로듀서, 디제이)
- 에디터
- 정우영, 이예지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