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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가성비 좋은 ‘쇼어라인 호텔’

2019.07.15GQ

과감한 패턴과 알록달록한 색으로 하와이를 새롭게 해석한 쇼어라인 호텔 와이키키.

알로하. 쇼어라인 호텔의 문을 열면 컬러풀한 피케 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눈을 맞추며 살가운 인사를 건넨다. 천고가 높은 로비 벽엔 온갖 트로피컬 식물 모양을 종이 아트처럼 연출한 흰색 ‘Jungle Wall’이 있고, 라탄 케이지 조명엔 종이로 만든 알록달록한 하와이안 새가 앉아 있다. 바다색 소파에 앉아 앞 테이블에 놓인 타셴의 사진집 을 뒤적이며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면 문득 흐뭇해진다. 하와이에 있다는 게 새삼 실감이 나서. 2013년 호놀룰루 와이키키 지역의 중심에 문을 연 쇼어라인 호텔은 2018년 7월, 귀엽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레노베이션했다. 포 시즌스, 쇼파드 등과 작업한 크리에이티브 크루 ‘아미 오브 문 피플’이 큰 그림을 그리고, 세세한 인테리어 디자인은 미국의 BHDM 디자인이 맡았다. 호텔의 전체적인 테마는 ‘자연과 네온 컬러의 조화’. 맑고 명랑한 색, 울창한 열대 숲, 붉고 오묘한 빛의 노을 같은 하와이의 핵심 요소를 인테리어로 표현했다. 핫핑크색 카펫 바닥과 흰색 벽의 대비가 돋보이는 로비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낮엔 채광을 살려 하얗고 밝게, 밤엔 진한 네온 핑크와 블루 조명을 켜 오묘하게 연출하는 것. 생동감 있는 하와이안 무드는 객실과 루프톱 수영장으로 이어진다. 네 가지 타입의 객실(싱글 퀸, 싱글 킹, 투 더블, 스위트)은 하나같이 선명하고 경쾌하다. 주문 제작한 몬스테라 패턴의 카펫, 개나리색 의자와 산호색 테이블, 한여름의 무성한 초록 잎사귀를 그려 넣은 커튼, 노란색 흘림체 ‘Aloha’ 모양의 수건걸이까지. 세르지우 멘지스의 ‘Mas Que Nada’ 같은 음악을 틀어놓고 한바탕 춤이라도 추고 싶은 인테리어다. 테이블엔 귀여운 하와이산 스낵과 쿠쿠이 너트로 만든 레이(방문객에게 환영의 의미로 걸어주는 하와이 전통 목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호텔에서 주는 작은 선물이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화려하고 쿨한 루프톱 수영장. 규모는 작지만 와이키키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뷰가 매력적이다. 네온 컬러를 활용한 트로피컬 페인팅 역시 인상 깊다. 벽화를 그린 작가 디제이 네프(DJ Neff)는 쇼어라인 호텔의 새로운 콘셉트에 대해 듣자마자 네온 컬러의 열대 식물이 마구 얽혀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비치 체어에 누워 물에 반사된 형광색 파편을 바라보면 엔도르핀이 저절로 솟는 기분이다. 어쩐지 혼자 있고 싶지 않다면 호텔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훑어볼 필요가 있다. 와인을 나눠 마시며 라이브 뮤직을 감상하는 파우 하나(Pau Hana: 하와이어로 휴식 시간이라는 뜻) 세션에 참석하거나 그때그때 달라지는 로컬 액티비티에 참여할 수 있으니까.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해븐리 아일랜드 라이프스타일 레스토랑’ 에서 건강하고 맛도 좋은 브런치를 먹고,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로열 하와이안 쇼핑 센터를 천천히 구경한 다음 와이키키 해변에 앉아 노을을 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돌아오는 하루. 새벽같이 일어나 와이키키 해변에서 몸이 부서질 때까지 서핑을 하고 루프톱 수영장에 누워 낮잠을 자는 하루는 또 얼마나 좋을까. 어떤 계획이든 괜찮다. 하와이에 있다면.

    에디터
    안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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