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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당일까지 시간이 좀 남았다면

2019.07.17GQ

누군가에게 사람을 소개받거나, 내가 누군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치자. 지금부터 소개팅 당일까지 설레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은 마치 전립선 검사를 받는 것처럼 불편하지만, 필요한 과정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었고, 제대로 된 농담도 성공적이었고, 직접 만나자는 약속까지 받아내면서 자신감을 얻었겠지만 실제 데이트는 당일에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법이다. 이 애매한 기다림의 시간을 나는 ‘흐지부지 기간’이라고 부른다. 이 흐지부지 기간은 데이트 약속을 받아낸 날부터 실제 데이트 당일까지로, 소개팅에도 이 기간이 적용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어떠한 약속이 생기면 그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 좋고 설렌다. 토요일 아침에 잡힌 야구 모임을 생각해보자. 지금 이 순간은 재밌을 거 같지만, 그 즐거움은 아침 7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까지만 유효하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심지어 야구를 좋아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이 법칙은 데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흐지부지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독신인 친구들에게 자칫 잘못해 감정이 식어버리지 않도록 여자들이 진짜 남성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대화를 줄인다

먼저, 데이트 전까지 지나치게 대화를 많이 할 필요는 없다. 이미 데이트 약속은 잡혔고 곧 그 날이 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 6번씩 상대에게 문자를 보낸다면, 특히 업무 시간에, 상대의 마음은 식어버릴 것이다. 나의 친구 애드리안은 이렇게 생각한다. “첫 데이트 전까지, 나는 상대방에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어. 누군지도 잘 모르잖아.” 지나친 대화 시도는 오히려 절망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으며, 상대방에게도 큰 부담을 안긴다. “대화는 실제 데이트를 위해 남겨둬야 해. 데이트 전부터 나의 인생에 대해서 집요하게 묻기 시작하는 남자는 정말 짜증나. 그렇게 대화하다 보면 첫 데이트에서 할 얘기도 없고.” 게다가 문자는 서로를 알기에 바람직한 수단은 아니다. 문자로 몇 문단을 써서 개인 정보를 물어볼 때, 상대방이 짧게 답변을 보내면 분위기도 이상해진다. 실제로 만나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 농담도 따라오게 되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며, 서로 간의 연결고리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무언가 말을 하고 싶다면, 재미있는 얘기를 보내보자. 만약 상대방이 그 농담을 받아들인다면 보너스 포인트를 얻을 수도 있다. 애드리안은 일상적이고 농담스럽거나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되, 대화를 최소환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확한 계획을 세운다

데이트 약속과 장소, 시간은 즉흥적으로 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데이트 약속을 잡은 쪽이라면, 다음 데이트를 제안하는 쪽도 당신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상대방이 승낙한다면, 상대방에게 괜찮은 날을 물어보도록 한다. 이런 질문도 좋다. “어느 동네를 가장 좋아해요?”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상대방에게 고를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들에게 자신이 편안한 장소나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고를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음 데이트의 시간과 장소를 바로 물어보는 것이 뭔가 꺼림직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특히, 애완동물이나 근무시간이 긴 사람들의 경우에는 시간 약속이 중요하다. 구체적이지 않다면, 상대방은 당신이 자신에게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즉 흐지부지될 확률이 높다. 또 정말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첫 데이트 날짜를 바꾸지 않는다. 만나기 두 시간 전에 갑자기 “이사 가는 친구 도와주기로 약속했던 걸 깜빡했어요. 약속을 내일로 미뤄도 괜찮을까요?”라는 문자를 보내는 것은 그녀의 면전에 대고 “나는 당신과 만나고 싶지 않아졌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첫 데이트 당일에 먼저 연락을 한다

의외로 사람들은 데이트 당일 보내오는 문자에 마음을 연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꾸몄는데도 데이트 당일에 아무런 연락이 없다면,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여전히 데이트를 기대하고 있다는 문자를 남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보내지 않는다면, 데이트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듯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아주 간단하게 문자를 보내보자. 약속 시간 30분 전에, “지금 가고 있어요.”라고 보내기만 해도 좋다. “4시에 봐요!”도 괜찮다. 일주일 동안 대화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 내일 7시에 보는거 맞죠?”라고 그 전날에 보내줘도 좋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단지 확인 문자일 뿐이다. 로맨틱하거나 잔뜩 포장하여 보낼 필요가 전혀 없다. “드디어 당신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대돼요!” 이건 너무 나갔다.

두 번째 데이트를 망치지 않는다

첫 데이트와 두 번째 데이트 사이의 기간 또한 ‘흐지부지 기간’이다. 이른바 흐지부지 기간 버전 2다.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욕구 때문에 필요 없는 말까지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말이 많다거나 첫 데이트 이후 매일 문자를 보내는 행위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두 번째 데이트까지 공백기간이 3일이나 그 이상이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게 되면 분위기가 이상해질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해야 할 대화는 첫 데이트의 대화내용의 연장 선상이 되어야 한다. “오늘 아침에 그 때 말했던 오트밀 우유를 먹었어요. 그 말이 맞았어요. 진짜 맛있었어요.” 좋은 예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지난 첫번째 데이트를 재탕하는 것도 좋지 않다. “지난 밤은 마법 같았어요”와 같은 문자나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보낸다면, 전날 보여주었던 열정과 호의가 시원하게 사라지고 만다. 과한 재탕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준다. 내 친구 오드리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자꾸 그쪽 아름다운 미소가 생각나요.’라고 문자를 보내는 파트너라면 데이트를 취소해버릴 거야.” 이런 문자는 좀 더 가까워질 때 여러 번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당신은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을 인지하자. 세 번째 데이트가 끝나야 흐지부지 기간이 끝난다. 그때까지는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에디터
    글/ 소피아 벤와(Sophia Ben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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