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취향 따라 고른 시계

2019.09.12GQ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이 고른, 내가 진짜 원하는 시계.

40mm 옐로 골드 케이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데이트 40, 가격 미정.

Rolex
Oyster Perpetual

이재돈 사진가 ―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해 시계를 잘 모르는 내 눈에도 이 시계는 제일 멋지다. 블론디 맥코이와 슈프림, 루시엥 클라크와 팔라스, 션 파블로와 컨버스 룩북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유일한 시계니까. 슈프림과 롤렉스 협업 소문이 진짜이길 바란다. 차광호 ‘불레또’ 주얼리 디자이너 ― 손목 위의 왕관이 곧 성공의 상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욕심에 허세를 조금 얹어 구입했다. 그 프라이드는 착용해본 사람만이 안다. 김장군 <크로노스 코리아> 워치 에디터 ― 생애 첫 시계로 장만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다른 시계의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 김기현 ‘분더숍’ 남성복 바이어 ― 클래식과 모던의 아이콘. 절세 미남처럼 어떤 룩에도 잘 어울린다. 게다가 아무리 오래된 쥬빌레 브레이슬릿 시계라고 해도 꼰대 취급 받을 일은 없다. 노마 모델 — 인생의 첫 시계이자 단 하나의 시계를 꼽는다면 주저 없이 고른다. 정인성 서점 겸 바 ‘책바’ 대표 — 무난하지만 존재감은 확실하다.

40mm 핑크 골드 케이스의 패트리모니 매뉴얼 와인딩 가격 미정.

Vacheron Constantin
Patrimony

이준영 프레싱크 ‘미스터 포터’ PR 담당자 ― 클래식과 빈티지 스타일을 말할 때 브라운과 골드의 조합은 시대를 넘는 환상의 짝꿍. 그런 면에서 패트리모니야말로 최고의 드레스 워치다. 이미 미스터 포터 위시리스트에 고이 담아두었다. 글램 굴드 일렉트로닉 뮤지션 겸 DJ ― 단순하지만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기분 혹은 계절에 따라 밴드를 바꿔볼까 한다. 곽기곤 사진가 ― 결혼과 동시에 나의 우상 스티브 맥퀸이 찼던 동일 모델의 시계를 구입했다. 하지만 언젠가 두 번째 시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를 위해 이 시계를 채워주고 싶다. 흐뭇한 웃음과 함께. 박나나 <지큐 코리아> 패션 디렉터 ― 단순하지만 유려하고 얇지만 강건한 시계다. 어떤 신박한 기능도 바쉐론 콘스탄틴 가문과 패트리모니의 미모엔 맥을 못 춘다. 미래의 그날을 위해 주기적인 태닝과 팔 운동에 신경 쓴다.

41mm 스틸 팔각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로열 오크 가격 미정.

Audemars Piguet
Royal Oak

손기호 <보그 코리아> 패션 에디터 ― 현대적이지만 가볍지 않고, 남성적이지만 거칠지 않다. 아마도 우리 몸에 지닐 수 있는 가장 우아한 팔각형이 아닐까. 박태일 <벨보이> 편집장 ― 베젤에 숫자를 새긴 다이버 워치를 첫 스포츠 워치로 고르는 건 세상에 순응하는 기분이 든다. 남들이 다 산다고 그걸 꼭 골라야 하나? 그 ‘프레임’을 벗어나면 로열 오크와 같은 멋진 시계가 눈에 보인다. ‘잠수부’ 시계보다 훨씬 멋져 보이는 건 내 생각만은 아닐 거다. 강재영 슈즈 편집 숍 ‘유니페어’ 대표 ― 정밀한 기계로 깎아놓은 듯한 팔각의 베젤과 밴드는 다른 스포츠 워치와는 다른 정교한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반팔 티셔츠든 수트든 어디든 자신 있다. 꼭 오리지널 스타일 39mm로. 김장군 <크로노스 코리아> 워치 에디터 ― 전설적인 시계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팔각형 케이스는 스틸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형태가 아닐까. 거기에 브랜드의 세심한 마감 처리는 시계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18K 옐로 골드 케이스의 탱크 루이 까르띠에 라지 1천2백만원대.

Cartier
Tank

박태일 <벨보이> 편집장 ― 고가의 쿼츠 시계를 사는 것에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옷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 톰 포드 이브닝 재킷부터 리바이스 501까지 모두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시계 중 하나다. 정성묵 패션 편집 숍 ‘아이엠샵’ 대표 ― 이번 가을에는 워싱된 청바지와 트렌치코트에 갈색 가죽 스트랩 탱크가 좋겠다. 변함없는 클래식은 유독 가을에 더 빛이 나기 마련이니까. 차광호 ‘불레또’ 주얼리 디자이너 ― 시계보다는 완벽하게 세팅한 보석에 가깝다. 미니멀하고 군더더기 없는 라인과 완벽한 로마 숫자는 최고의 조합이다. pH-1 래퍼 ― 사각 프레임, 과하지 않은 크기, 가죽 스트랩. 탱크라면 힙합 스타일의 고정 관념을 깰 수 있다. 한성륜 ‘피알라인 코리아’ PR 매니저 ― 뾰족한 크라운과 로마 숫자 인덱스에 유독 끌린다. 평소 빈티지 라이트 블루 데님 쇼츠와 화이트 셔츠에 매치한다. 이지연 편집 숍 ‘굿리빙컴퍼니’ 대표 ― 클래식한 사각 프레임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계. 소매 밖으로 살짝 드러날 때 괜히 우쭐해진다.

뒷면에 인그레이빙이 가능한 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스몰 세컨드, 가격 미정.

Jaeger-LeCoultre
Reverso

김기현 ‘분더숍’ 남성복 바이어 ― 영화 <아이언맨 2>에서 토니 스타크가 수트를 차려입고 파티에 가기 전 나타샤에게 말했다. “Give me the Jaeger with brown strap.” 김혁 모델 에이전시 ‘에이코닉’ 대표 ― 역사와 전통과 클래식을 고루 가진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는 전면 케이스를 180도 회전시켜 시계를 보호하는 트렌스포머 같은 매력까지 지녔다. 캐주얼 룩에선 섬광과도 같은 시계다. 고영수 ‘닥스’ 남성복 바이어 ― 리베르소는 어떤 룩에도 ‘엘레강스’라는 키워드를 더한다. 이준영 프레싱크 ‘미스터 포터’ PR 담당자― 첫 시계는 크로노그래프였다. 리베르소를 보고 가슴이 뛰는 걸 보니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시계를 살 때가 됐다. 강재영 슈즈 편집 숍 ‘유니페어’ 대표 ― 리베르소는 원래 스포츠 워치로 개발됐지만 이제는 시대적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지니고 있는 드레스 워치가 됐다. 부피가 큰 시계보다는 작고 납작한 시계를 좋아하는 취향에도 잘 맞는다.

 

40mm 케이스와 42시간 파워 리저브를 탑재한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5백80만원.

IWC
Portofino

한성륜 ‘피알라인 코리아’ PR 매니저 ― 점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게 되어, 옷을 입을 때도 하나씩 덜어내려고 노력한다. 그때마다 포르토피노를 떠올린다. 항상 사랑받는 기본 컬러 블랙, 그리고 매트한 가죽 밴드가 주는 안정감에서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시계라고 생각한다. 이세형 사진가 ― 스틸 밴드에 비해 가죽 밴드 시계가 올드하다는 편견을 없애준 시계. 캐주얼한 룩에 착용하면 정말 ‘쿨’할 것 같다. 정환욱 <더블유 코리아> 패션 에디터 ― 섹시하다. 무엇보다 검은 가죽과 동그란 프레임이 주는 지극히 지적인 디자인이 좋다. 사각 프레임의 클래식은 아직 나에겐 무리. 첫 시계로 고민하지 않고 고르겠다. 마틴 바버샵 ‘트루핏앤힐’ 바버 ― 클래식 패션 입문자들을 위한 포르토피노. 스타일리시한 데일리 워치로 이만한 시계가 또 있을까.

    에디터
    박나나, 이지훈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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