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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와 올드카가 한자리에 모였다

2019.11.04GQ

슈퍼카와 올드카가 집결한 한국판 콩쿠르 델레강스.

착한 질주
맥라렌과 람보르기니의 슈퍼카가 굉음을 내며 지나쳤다. 박물관에서 지금 막 탈출한 듯한 올드카는 느긋하게 달렸다. 이들의 목적지는 용인에 위치한 AMG 스피드 웨이. 1년에 한 번 열리는 ‘선덕원 콩쿠르 델레강스’에 나선 자동차들이었다. 1929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된 콩쿠르 델레강스는 아름다운 올드카를 선정하는 대회를 뜻한다. 심사위원들은 엔진, 도장, 인테리어 등의 상태를 살펴 항목별로 점수를 산정한다.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는 순정 부품 사용률. 대부분이 오래전 단종된 모델인 만큼 올드카에 대한 애정 없이는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이다. 올드카 마니아이자 행사 주최자인 니콜라스 박 변호사는 콩쿠르 델레강스를 10년 넘게 한국에서 열고 있다. 올드카와 슈퍼카 오너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국내에서 진귀하고 특출난 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회로 성장했다. 하지만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자동차는 과시의 수단으로 소모되지 않는다. 대회 참가비와 후원금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청소년 보호 시설과 청각 장애인을 후원하는 NGO에 전액 기부한다. 올해는 두산연강재단과 두타몰,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콩쿠르 델레강스 지원에 나섰다. 대회가 종료될 무렵엔 경매를 통해 후원금을 마련했다. 슈프림은 미국에서 라코스테와 협업한 아이템을 직접 보냈고, 프리다 갤러리에선 회화 작품을 기증했다. 이를 쟁취하기 위한 경쟁은 슈퍼카의 엔진보다 뜨거웠다.

콩쿠르 델레강스가 열린 AMG 스피드 웨이. 에버랜드 안의 서킷을 지난해 5월부터 메르세데스-AMG의 전용 트랙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회 주최자인 니콜라스 박 변호사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 벤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속도는 무제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AMG 트랙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익금을 쾌척했다. 참가자는 AMG GT, C63 등의 고성능 차를 직접 운전하거나 인스트럭터와 동승해 시속 2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속도로 달렸다. 벤츠는 지난 7월부터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수준별 클래스를 나눠 돌발 상황 대처 능력, 차량 제어 능력 등을 교육한다. 벤츠의 오너가 아니어도 운전면허 소지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현존하는 고전

페라리 | 테스타로사
페라리의 성공적인 유산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생산을 시작한 해는 1985년. 이제 찾아보기 힘든 팝업 헤드램프가 달렸고,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현시대의 페라리와는 완전히 달라 클래식 카 중에서도 인기가 많다.

피아트 | 128
1970년대를 풍미한 유럽의 국민 소형차지만, 국내에선 찾기 어려운 올드카다.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 가족의 차로 등장하기도 한다. 디자인은 현대 포니를 디자인하기도 한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작품.

롤스로이스 | 코니시 II
1980년대에 생산된 롤스로이스의 2도어 컨버터블. 1천2백34대만 제작된 역사 때문에 세계적으로 희소 가치가 높다. V8 6.75리터의 고배기량 엔진을 탑재했고, 현재 시점에서도 전혀 고루하지 않을 정도로 인테리어가 수려하다.

    에디터
    이재현
    포토그래퍼
    설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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