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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에비에이터와의 시간

2020.03.02GQ

눈구름이 개인 맑은 상공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평온의 이미지로 기억될 링컨 에비에이터와의 시간.

크기 L5062 × W2022 × H1768mm
휠베이스 3025mm
엔진 V6 3.0 가솔린, 트윈 터보
변속기 10단 자동
서스펜션 (모두)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75/40 R 22
구동방식 AWD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57.7kg·m

만약 사람이었다면 꼿꼿하면서도 정중했을 것이다. 차종을 불문하고 링컨을 관통하는 특질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 컨티넨탈이었다. 화려하면서도 유난스럽지 않았다. 자동차보다 운전자의 기품을 대변하는 데 더 중요한 가치를 두는 듯했다. 컨티넨탈을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링컨의 새로운 기조를 대형 SUV에 적용하면 과연 어떨까? 디자인, 성향, 설계 그 모든 면에서.

1년 전, LA 오토쇼에서 링컨의 신모델 에비에이터가 처음 공개됐다. 노틸러스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7인승 대형 SUV였다. 에비에이터라는 이름이 링컨의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 건 아니지만, 다소 복잡한 이력이야 중요하지 않다. 컨티넨탈을 SUV 버전으로 변주한 듯한 무게감과 비율로 전례 없는 디자인을 창조해냈으니까.

에비에이터가 국내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7인승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긴 했지만, 적지 않은 경쟁 모델이 이미 포진한 상태다. 성능에 관한 확신, 디자인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면 선뜻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에비에이터에 탑승하자 의구심은 순식간에 증발했다.

5미터가 넘는 길이와 2미터를 초과하는 폭. 웅장한 차체 내엔 링컨이 보유한 기술 자본이 빼곡하게 투입되어 있었다. V6 3.0리터의 가솔린 엔진으로 405마력의 넉넉한 최고출력을 발휘하고, 이와 연결된 10단 자동변속기는 최근 개발된 역작이다. 머슬카 머스탱에도 동일한 기종이 들어갈 정도로 변속 속도가 빠르고 허용할 수 있는 최대토크가 넉넉하다.

링컨은 파워트레인 외에도 도전적인 기술 개발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비에이터를 통해 결과를 모두 내보였다. ‘코-파일럿 360 플러스’라고 명명한 운전 보조 시스템은 차선이탈방지 기능, 충돌회피 기능 등을 포함한다.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설정하면 교통 신호 등으로 인해 완전히 정차한 이후에도 자동으로 다시 출발한다. 차체를 떠받치고 있는 능동형 에어 서스펜션도 대표적인 예다. 전방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해 서스펜션의 높낮이를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달릴 때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불쾌한 충격을 우아하게 상쇄한다. 땅을 밟고 있다고 자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떤 지형에서든 여유롭고 평안하게 달려 나갔다. 주행보다는 비행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움직임.

링컨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현재 링컨은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레벨 Revel’과의 협업으로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노틸러스, 컨티넨탈 등 브랜드 내 모든 차종의 오디오 성능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 에비에이터는 그중에서도 가장 원숙한 완성도를 갖췄다. 총 28개의 스피커가 곳곳에 빈틈없이 배치되어 청량하면서도 입체적인 음악을 제공한다.

“좋은 차의 조건이 뭘까요?” 근래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이다. 균형 잡힌 성능, 가성비 등 답은 모두 달랐다. 에비에이터에서 내릴 즈음 설득력 있는 답이 하나 더 떠올랐다.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알고, 이를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구현한 차.’ 브랜드의 근사한 자신감으로, 에비에이터는 가장 진화한 링컨이자 수려한 SUV로 완성되어 있었다.

LED를 사용한 헤드램프. 입체적인 형태가 에비에이터의 주요한 디자인 요소로 기능한다.

시속에 따라 스티어링의 무게를 달리하는 속도 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기능을 갖췄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놓인 센터페시아. 송풍구 아래에는 피아노 건반 타입의 기어 버튼이 있다

시트 조절 레버와 화려한 패턴으로 장식한 스피커가 도어트림에 장착됐다.

컨티넨탈과 동일한 형태의 시트. 옆구리와 어깨를 감싸는 부분이 분리되어 몸을 섬세하게 지지한다.

에비에이터의 크기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더 우람해 보인다. 좌우가 연결된 테일램프가 폭이 더 넓어 보이게 하고, 22인치 대형 휠도 체감 크기를 키우는 데 일조한다.

    에디터
    이재현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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