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청담동에 생긴 문학도서관 소전서림

2020.03.06GQ

청담동에 문학도서관이 생겼다. 영동대교와 청담대교 사이 한적한 주택가. 스위스 건축가 다비데 마쿨로가 2016년 설계한 흰 벽돌로 쌓아 올린 건물. 깊고 좁은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거기에 소전서림이 있다.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이란 뜻의 민간 멤버십형 문학도서관이다. 출판사 대표, 비평가, 시인, 서평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큐레이션한 4 만여 권의 도서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매거진 등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장르, 국가, 작가 순으로 도서를 배치했고, 주요 작품은 번역별로 여러 권의 판본을 갖추고 있다. 애서가와 다독가들이 사려 깊게 책을 편집한 흔적이 도서관 곳곳에서 느껴진다.

소전서림은 공간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요소가 눈에 띈다. 프랜시스 베이컨, 팀 아이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과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툭툭 마주치게 된다. 후원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1백여 점의 컬렉션이 소전서림, 그리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카페&와인 바 투바이투2×2에 전시되어 있다. 또한 핀 율, 프리츠 한센 , 아르텍 등 디자인 가구뿐만 아니라 컬렉티브그룹 ar3와 함께 제작한 위트 넘치는 스윙 체어, 황금알 낳는 거위 체어 등등이 앉는 행위를 신나게 만든다. 로와정, 심아빈 작가와 함께한 화장실 사이니지 프로젝트도 숨은그림찾기 하듯 발견해보길. 화요일부터 토요일, 늦은 저녁 11시까지 도서관의 불이 켜진다. (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도시의 주경야독이 이곳에 있다.

    에디터
    김아름
    포토그래퍼
    설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