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올라퍼 엘리아슨이 새로운 전시 <분더캄머>를 열고, 관람객의 방에 비현실적인 자연을 전시한다.
아티스트 올라퍼 엘리아슨이 새로운 전시 <분더캄머(Wunderkammer)>를 증강 현실로 선보인다. 지난 3월 카우스와 함께 AR 작품을 선보인 증강현실 전문업체 어큐트아트(@acuteart_)와 협업한 결과다. 분더캄머는 ‘호기심의 방’이라는 뜻으로 16세기 중반 유럽 귀족과 학자들이 자연물에서부터 예술작품까지 온갖 진기한 것들을 모아 진열한 컬렉션을 가리킨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어큐트 아트 앱을 다운로드하면 증강 현실 작품을 무료로 내 방으로 불러와 감상할 수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호기심의 방’에는 비를 내뿜는 구름과 무지개, 아이슬란드의 새 퍼핀, 행운의 돌, 빛나는 태양, 오로라 등이 모여있다. 카메라를 연동하고 불러오고 싶은 요소를 선택하면 내 방 침대 위에 비를 뿌리는 구름을, 창문 밖에 오로라가 나타난다. 이는 인공 무지개를 미술관에 구현하거나, 아이슬란드 이끼로 벽을 세우고, 중력을 거슬러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폭포를 실내에 설치했던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과 이어지는데, 이번엔 증강 현실을 이용해서 관객에게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왔다.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외부 세계에 위치한 자연을 내부로 가져오면서 익숙한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다시 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터빈 홀에서 열린 올라퍼 엘리아슨의 ‘날씨 프로젝트’처럼 우리 집에 올라퍼 엘리아슨의 인공 태양을 띄워놓고 쏟아지는 빛을 만끽할 수 있다.
- 에디터
-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