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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앱에서 믿고 거르는 진상 유형

2020.08.06도날드도

데이트앱 베테랑들이 조언하는 매칭된 진상 걸러내는 법. 당연히 잠자리도 하면 안된다.

프로필 사진이 연예인급인 사람
남녀를 불문하고 프로필 사진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하면 한번쯤 의심해 볼 만하다. 무엇을? 실물을. 프사만 기억했다가는 약속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상대를 못 알아보고 엇갈릴 수 있다. 특히 보정 어플과 포토샵이 기본 소양이 되는 요즘에는 더더욱 전혀 다른 미지의 인물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는 경험을 심심치 않게 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왜 연예인 매니지먼트에서 캐스팅을 안했지?” 라는 생각이 드는 프사라면 일단 경계를 하는 것이 좋다. 프로필 사진부터 거짓인, ‘프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틴더 같은 일부 데이트앱에서는 AI 기술까지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찍힌 사진과 사용자의 프로필 사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본인 인증을 진행한다. 사진 인증이 완료된 사용자 프로필 옆에는 파란색 체크가 표시된다고 하니, 이점을 참고해 데이트앱에서 ‘좋아요’ 낭비를 줄이기 바란다. 김기범(33세, 남자, 회사원)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다고 하는 사람
아니, 소셜미디어의 끝판왕인 틴더는 하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이 아예 없다고? 이건 마치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얘기다. 인스타 업로드를 1일 2회 이상 하고 스토리는 하도 올려서 점이 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계정은 있어야 지극히 상식적인 데이트앱 이용자다. 왜냐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앱에서 데이트메이트를 구하는 사람이 비공개 계정도 아니고 계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미심쩍기 때문이다. 최소 애인이 있거나 복잡한 애인 관계로 계정을 폭파했거나, 심한 경우 기혼자인 것도 많이 봤다. 계정이 있으나마나하게 업로드를 거의 안해 흉가일 지언정 하다못해 맛집을 검색하는데도 필요한 SNS 계정이 없다니. 이런 사람은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유재훈(31세, 남자, 마케터)

인생에 드라마가 많은 사람
매칭이 돼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침 드라마까지는 아닌데, 유난히 인생에 굴곡이 많은 사람이 꼭 있다. 특히 부모님을 따라 해외 여기저기에서 생활했다고 성장 배경을 이야기하는 경우, 촉을 바짝 세워야한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는 부유한 부모님과는 진로 문제로 갈등을 겪고 혼자 한국에 들어와서 꿈을 좇아 열심히 생활하는 것으로 감동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전 연애사도 어쩜 그렇게 슬프고 기구한지, 눈물 없이는 못 들어준다. 이런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열심히 털어놓고, 마음을 움직여서 금전을 요구하기까지의 과정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몰입도가 높은 이야기일 수록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은우(35세, 여자, 브랜드PR)

만나자마자 손주까지 보는 사람
데이트앱에서 매칭이 되고 대화를 하자마자 첫 눈에 반했다면서 폭풍 대시를 하는 유형이 있다. 앱에서 대화를 하다가 카톡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면 그날부터가 ‘1일’인 사람. 열렬하게 혼자 끓어오르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차마 지우지 못한 데이트앱을 또 켜서 다시 불꽃을 태울 상대를 물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 부디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사랑에 빠진 척 연기하는 상대방을 걸러내기 바라겠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믿어도 좋다. 윤해림(28세, 여자, 피트니스 트레이너)

데이트앱 처음 해본다는 사람
데이트앱이 불법도 아니고, 언택트 시대에 맞는 트렌디함까지 갖췄는데 꼭 뭐 찔린 사람처럼 쭈뼛거리는 유형이 있다. “원래 데이트앱을 안 하는데, 친구가 권유해서 한번 깔아봤어요. 가입하자마자 처음 매칭된 분인데, 이제 지워도 되겠네요” 이런 식으로 ‘혓바닥이 긴’ 사람은 반어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제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이렇다. “데이트앱을 밥 먹듯이 돌리고 있는데 이렇게 또 매칭이 됐네요. 좀 만나보고 별로다 싶으면 또 다른 사람 찾아보면 되죠” 데이트앱 하는게 뭐가 어떻다고 혼자 난리인건지 원.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데이트앱 초심자인 척 하는 사람일 수록 뒤가 구릴 확률이 높다. 조은애(31세, 여자, 자영업)

밤 늦게 만나서 쉬자는 사람
적당한 탐색 기간을 통해 대화도 잘 통하고, 프로필 사진도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을 때 대면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만나는 약속을 잡는 과정에서 진상 레이더가 감지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평일 퇴근 후 약간 늦은 저녁까지는 무리가 없는데, 너무 늦은 밤 시간을 제안한다면 촉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갑작스러운 야근 때문도 아니고, 첫 만남을 밤 9시 넘어서 잡는다고 하면 이 사람은 간단히 술 한 잔 하자고 하다가 피곤함을 호소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리고는 같이 쉬러 가자는 멘트를 자연스럽게 던질 거다. 피곤하면 집에서 쉬어야지, 데이트앱으로 만난 사람하고 쉴 일은 아니니까. 목적이 너무 뻔하므로 차단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영은(33세, 여자, 자영업)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