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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n년차가 알려주는 의외로 실패하기 쉬운 편의점 음식

2020.12.01주현욱

편세권 필독! 자취만 n년차 이들이 직접 경험해본 편의점 워스트 메뉴를 살펴보자.

햄버거
주린 배는 채워야 하겠고, 도시락이나 컵라면은 너무 헤비 하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이만한 것이 없어 종종 찾게 되는 편의점 햄버거. 우선 어느 버거를 골라 먹더라도 편의점 버거가 가진 공통된 맛이 존재한다. 야채는 전무하다시피 없으며, 피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내가 피클을 찾게 되는 맛이다. 그리고 봉투로 빵을 아무리 감싸도 스며드는 햄버거의 냄새는 식후로 담배를 피우고 맡는 손가락에서 단연 돋보이는 악취를 선사한다.
(자취 2년차, 안덕근, 그래픽 디자이너)

캔 두유
두유를 즐겨먹는 1인으로서 여러 가지 두유를 시도해보는 편이다. 최근 편의점에서 새롭게 접한 두유는 캔에 든 두유다. 평소에 나는 늘 무설탕, 담백한 두유를 즐겨 마셨는데, 쓸데없는 호기심에 캔 두유를 집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는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딸기 우유조차 좋아하지 않던 내가 이것을 고르면 안 되었다. 한 모금 들이켜는 순간 후회했다. 이 캔 두유는 복숭아 맛과 망고 맛, 두 가지 구성으로 내가 늘 먹던 두유에 과일 맛 물약을 탄 듯한 맛이었다. 어릴 적 억지로 먹던 감기약을 먹는 듯한 느낌? 두 번 다시는 마시지 않을 테다.
(자취 4년차, 배유림, 모델)

도시락
간편하고 알찬 구성의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는 이라면 충분히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나 역시 편의점 도시락 마니아였으니 말이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언제부터인가 차갑게 식어 있는 도시락을 보면 그 아는 맛이 떠올라 한번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기 일쑤다. 쉽게 말해 이제는 주구장창 먹던 익숙한 도시락 맛에 물려버린 것. 간편하고 입맛에 따라 반찬의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도시락은 뭐니 뭐니 해도 네모난 컵라면이 최고봉.
(자취 7년차, 김보라, <폼페트> 숍매니저)

삼각김밥
최근 편의점에서 학창 시절 쉬는 시간의 감성을 떠올려보고자 김밥 대신 삼각김밥을 사먹었다. 하지만 동심파괴를 당했다. 문제의 음식은 매콤족발 삼각김밥. 물론 1200원에 가성비가 훌륭한 족발 함유량을 바라진 않았지만, 정말이지 가뭄에 콩 나듯 족발이 묻어 있었다. 그래도 향은 좀 나는 것 같았다. 편의점의 2500원짜리 김밥 한 줄에는 재료가 충분한데, 삼각김밥은 왜…. 삼각김밥이 편의점을 대표하는 음식인 건 알지만 내가 앞으로 또 사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자취 7년차, 최정갑, 모델 겸 비디오그래퍼)

통 아이스크림과 샐러드
통 아이스크림은 비싼 가격이 문제다. 귀찮더라도 가까운 마트에 가서 조금이라도 할인된 가격으로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 편의점 할인 행사 상품으로 1+1을 노릴 순 있겠지만 여전히 비싸다. 다이어트할 때 간단히 먹으려고 샐러드를 집는다. 하지만 왠지 서운할 정도로 양이 적은 느낌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적게 먹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도시락과 디저트에 닥친 ‘혜자’ 열풍이 아직 샐러드를 포함한 건강식품에는 오지 않은 느낌이다. 샐러드의 선택지와 함께 품질도 많이 높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취 8년차, 김소연, 회사원)

디저트
식후 달달한 후식이 당겨서 디저트를 먹어야 한다면 편의점은 절대 가지 말 것. 특히 디저트와 초코 타르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타르트 맛이 아니다. 오죽하면 우유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다. 벌컥벌컥 마셔야 하니까. 생각만으로도 목이 멘다. 먹고 난 후에 약간의 달콤한 맛이라도 생각난다면 재구매 의사가 있겠지만 글쎄다. 텁텁하고 씁쓸함에 달달함 한 방울을 떨어트린 느낌이라고 할까? 가격도 그렇게 좋지 못하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마실 것도 꼭! 같이 사야 하니까.
(자취 10년차, 박효영, 웹디자이너)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