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프루베: 더 하우스>
천부적인 재능이 한데 모이면 재능은 곱절이 되어 세상을 뒤흔들 만큼 성대해질까? 산술적으론 그렇지만 글쎄, 현실은 오류투성이다. 날고 긴다는 인재들이 모였지만 합심 대신 반목의 결과를 도출한 사례를 역사 속에서 숱하게 봐야 했다. 6월 11일까지 갤러리 L.993에서 열리는 전시 <장 프루베: 더 하우스>는 그럼에도 이런 기대가 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목만 봐서는 20세기 초 화려함을 베어내고 실용적 세계관을 디자인에 도입한 프랑스의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 장 프루베의 업적을 조명하는 것 같지만, 전시장에는 한 명씩 떼어 봐도 할 이야기가 수두룩한 디자인 거장들의 이름이 함께 눈에 띈다. 장 프루베, 샬로트 페리앙, 피에르 잔느레, 르 코르뷔지에. 생전에 활발하게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건축과 가구 디자인 분야의 혁신적 전개를 이끈 선구자들이다. 이번 전시는 1940~1960년대에 걸쳐 이들이 제작한 개별 및 협업 작품을 한데 모았다. 온전한 형태로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장 프루베의 조립식 주택에는 살로트 페리앙과 피에르 잔느레의 빈티지 가구가 놓여 있다. 전시명의 부제로 ‘더 하우스’가 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
총 다섯 개 막으로 구성된 융복합 장르 퍼포먼스. 배우, 무용가, 전자음악작곡가, 조명 디자이너,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어우러져 퍼포먼스형 전시를 선보인다. “통제 불가능한 이야기”를 현실과 상상의 시간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금 뒤섞어 행위 예술로 펼쳐낸다. 현대 미술의 대모험 서사다. 그 모험이란 결국 실제의 감각으로 경험해봐야 구체화될 것이다. 6월 13일까지, 아르코미술관.
<Fortune Telling: 운명 상담소>
이러한 기획이 통과됐다는 사실부터 현대 예술인 것 같은 전시. 하긴, 우주의 탄생부터가 신묘한 일이니 점성술을 예술이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전시장에서는 뮤지션이자 타로심리상담사 및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한 아티스트가 실제로 타로 상담을 해주고, 사제가 달의 힘을 불러일으키는 ‘초환의식’을 모티프로 한 영상이 흐른다. “샤머니즘과 우주론적 세계관을 재해석해 운명의 의미를 고찰하고, 상담을 통해 내면 세계를 깨달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7월 11일까지, 일민미술관.
- 에디터
- 김영재,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