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유로 2020발 슈퍼 감염 시작?

2021.07.08주현욱

다음주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유로 2020’이 위태롭다. 경기장에 모이는 관중 뿐만 아니라 축구에 진심인 시민들이 동네 술집이나 실내 공간에 모여 단체로 경기를 관람하면서 누구나 슈퍼 전파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차례 연기돼 올해 6월 11일에 개막한 영국에서 열리는 ‘2020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유로 2020)’가 코로나19 슈퍼 감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영국 정부가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을 최대 6만 75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일 평균 2만명대를 웃돌고 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까지 놓인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영국은 이번 유로 2020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만 2500명을, 16강전에서는 4만 5000명의 관중을 수용했다. 현지 시간으로 6~7일 양일간 열리는 준결승전 두 경기 역시 동일하게 유지하고, 결승전 관중 규모를 웸블리 스타디움 수용 인원의 75%인 6만 7500명으로 늘려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관중 규모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매우 염려된다”라고 말했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화상 브리핑을 통해 유로 2020 경기장과 개최 도시의 술집에 모인 인파가 유럽에 코로나19 감염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거의 100개국에서 확인됐고, 세계가 매우 위험한 시기에 놓였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당연히 과학적 지침과 권고를 따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분명한 점은 전원 검사를 하는 등 매우 신중하고 잘 통제된 방식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다”라고 영국은 백신을 통해 강력한 면역 장벽이 갖춰져 있음을 자신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19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입장 등록 QR코드 스캔 등 모든 방역 조치가 풀릴 전망이다. 스포츠 경기는 물론 식당, 술집, 미용실, 박물관, 도서관 등의 공공장소에서 방역 규제를 해제한다. 존슨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민이 판단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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