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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USIM) 가고, e심 오고

2021.09.27주현욱

유심을 바꿔 끼우는 불편함에서도 곧 해방될 예정이다.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e심(eSIM·embedded SIM)’ 상용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사용자가 별도로 구입해 삽입하는 ‘유심(USIM)’과 다르게 e심을 사용하면 심을 변경하지 않고, 이용자 정보를 단말기에 다운로드 받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개통부터 번호이동, 가입 및 해지 등의 업무처리를 위해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e심(eSIM·embedded SIM)은 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의 약자다. 쉽게 생각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유심의 새로운 버전이다. 스마트폰 측면의 위치한 슬롯에 꽂는 기존의 유심 칩과 달리 단말기 메인보드에 내장된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이다. e심을 이용하면 심 하나당 통신사를 다르게 선택할 수 있어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 모드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데이터는 알뜰폰의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음성통화는 이동통신사의 저렴한 요금제를 유지하는 등 최대 두 가지의 요금 조합을 통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e심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3사를 비롯 단말 제조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내 세컨드폰 트렌드와 글로벌 e심 활성화를 고려하면 e심 도입이 이용자 편의 및 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의 e심 사용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세계이통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 69개 국가에서 175개 사업자가 상업용 e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22년 말까지 세계 5억개 이상, 2025년에 24억개 이상 스마트폰이 e심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문가들은 로봇, 자율주행차 등의 첨단 디바이스를 운용하기 위해선 5G 특화망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e심 서비스, 즉 듀얼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e심 도입이 단순히 이용자의 편의를 넘어 기기 간 연동 및 실시간 관제 등이 필요한 스마트팩토리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