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PT & GYM캐리>에 시동 건 현우의 새로운 질주 | 지큐 코리아 (GQ Korea)

<브래드PT & GYM캐리>에 시동 건 현우의 새로운 질주

2021-10-21T14:15:38+00:00 |interview|

일찍이 길을 나서 그 어딘가에 도달할 때까지. 현우의 여정.

프린트 티셔츠, 로에베. 코듀로이 와이드 팬츠, 문선. 체커보드 스니커즈, 반스. 모헤어 비니, 아르켓. 레더 벨트, 폴로 랄프 로렌. 실버 브레이슬릿, 불레또.

GQ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뜨거운 커피를 마셔요.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고 들어서 저도 따뜻한 걸로 골라봤어요.
HW 맞아요. 한여름에 밖에서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셔요. 어때요? 좋죠? 차분해지고.
GQ 기운이 생기네요. 아침부터 촬영해서 힘들었죠?
HW 평소에도 여덟 시 전에 일어나는 편이라 괜찮아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 요즘은 늦게 자고 일찍 깨지만요.
GQ 아침형 인간이군요. 요즘은 왜 늦게 자요?
HW 몸 아파가지고요. 늦게까지 뒤척이다 일찍 깨요. 근육통 때문에.
GQ 왜인지 알 것 같아요. 운동 예능 프로그램 준비 중이죠? <브래드PT & GYM캐리>.
HW 맞아요. 6주 동안 운동하는 건데 이제 2주 됐나? 매일 아침이 뻐근하고 아프고 그래요.

GQ 6주 후 목표점은 뭐예요?
HW 건강한 나의 삶을 찾고 나아가 이미지 변신도 하고. 제작진이 어떤 운동 방향을 원하냐고 하시길래 “기존 이미지보다는 조금 더 남성다운 느낌을 만들고 싶어요” 그랬어요.
GQ 기존의 이미지라고 한다면, 드라마 <파스타> (2010) 시절의 막내 같은?
HW 아무래도요. 그때 이미 이십 대 후반이었는데. 여전히 저를 제 나이보다 어리게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서, 앞으로 더 폭넓게 활동하려면 저도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운동해보니 확실히 어릴 때랑 달라요. 그때는 회복이 빨랐는데 지금은 아침마다 앓아요.
GQ 사실 저도 조금 놀랐어요. 혹여 외모 품평처럼 들릴까 봐 말을 삼켰지만요. ‘굉장한 동안이군.’
HW 어릴 때는 촬영장에서 반말도 정말 많이 들었어요. 내가 훨씬 나이 많은 거 아는데. 왜냐면 저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다 찾아보고 가거든요. 혹시 실수할까 봐. 그런데 반말을 들을 때면 음…. 그런 부분 외에도 다양한 나이대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이 좀 아쉬웠죠. 그래서 사십 대가 기대돼요. 본격적으로 열심히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멋있는 사십 대가 되면 좋겠다고.
GQ 보통은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는데 말이죠.
HW 백세 시대니까. 아직 인생의 3분의 1 밖에 안 살았는데요. 아니다, 3분의 2는 살았나? 계속 기대하면서 살아야죠. 뭔가 일어나겠죠. 사실 지금도 특별한데, 또 다른 특별한 일을 찾는 거죠.
GQ 혹시 요즘 다녀온 드라이브 코스 있어요?
HW 드라이브라기보다는 분당에 사촌 형 만나러 다녀왔어요. 요새 드라이빙 잘 안 즐겨요. 나가면 괜히 멀리 가고 싶어지는데 갔다가 무슨 일 생길까 봐. 슈퍼 전파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GQ 차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어요. 차는 온전한 자기만의 공간이기도 하잖아요. <지큐>의 디지털 콘텐츠 <원바이원>에서 보여주다시피 현우 씨는 차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고.
HW 공감해요. 저만의 공간이죠. 운전할 때는 ‘RPM 괜찮나?’, ‘차가 어딘가 떨리는 것 같은데?’, ‘이쪽 부품이 안 좋은가. 집에 가서 찾아봐야지’ 이런 생각. 차에 집중해요. 차의 상태에 대해서. 게다가 요즘 계속 차를 고치면서 타는 중이거든요. 한 달 전에 포드 토러스로 바꿨는데, 미국 경찰차 있죠? 그 차. 14년식이라서 미국에서 부품 찾아서 하나씩 수리 중이에요.
GQ 제가 너무 감상적으로 상상했군요.
HW 하하하하, 네. 감상적이라면 뭐, 하늘 보면서 날씨 체크하는 정도. 비가 오네. 비가 안 오네.
GQ 그런데 <원바이원>에서 테슬라 모델 3 탄다고 본 게 얼마 전인데 그사이 또 차를 바꿨어요? 그럼 지금 한 열네 번째 차인가?
HW 그쯤 될 거예요. 짧게 타서 기억 못 하는 차도 있어서. 몇 번째 차지? 모르겠어요.

GQ 자동차를 어떻게 그렇게 자주 바꿔요?
HW 이 차도 궁금하고 저 차도 궁금하고. 승차감부터 실내는 어떻게 생겼는지, 주행감은 어떤지, 모든게 궁금한데 내 차가 아니면 그렇게 꼼꼼하게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없으니까 직접 차를 구하게 되는 건데, 그렇다고 새 차를 사는 건 아니고 마침 관심 있던 차인데 시세보다 낮은 차가 보인다든지 좋은 기회가 있으면 갖고 오는 거죠. 와서 이 차의 이 점은 약하다고 했는데 정말 약한가 확인해보고, 뭐가 좋나 경험해보고. 손 잘 봐서 타다가 또 궁금해지는 차가 있으면 좋은 사람한테 잘 팔고 그 돈에 더 더해서 사거나 아니면 물물교환하고.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거예요.
GQ 그러니까. 거래라는 게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부지런해야지, 손익 계산 빨라야지.
HW 그런데 차의 경우에는 손해를 많이 봐서. 예를 들어 1백만원에 가져온다고 치면, 어찌됐든 탈 때 이래저래 수리비도 들고 유지비도 드는데 팔 때는 무조건 70만~80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단 말이에요. 수지 타산이 맞는 건 아니에요. 20만~30만원 빠지는 대신 그만큼 즐겼으면 됐다 하는 거죠.
GQ 경험값이네요.
HW 경험해봐야 알죠. 운전은 그냥 안전운전, 방어운전이 최고이고, ‘3050’으로 속도제한 생기고 나서 더더욱 빠른 차도 필요 없고, 저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그게 너무 궁금한 거예요. 옛날에는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됐구나, 좋구나, 내 회사는 아니어도 이 회사 진짜 멋있다, 이런 거. 나도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 일해서 저 차도 타봐야지.
GQ 열심히 일해서 무슨 차 타보고 싶어요?
HW 요즘은 GMC 허머 EV와 테슬라 사이버 트럭. 사이버 트럭은 예약해뒀어요.
GQ 예약까지요? 한국에서 사이버 트럭 보이면 현우씨가 타고 있겠네요.
HW 저는 국내에 40만 대 이상 예약돼 있다는 기사를 보고 예약했으니 출시 후에도 최소 3~4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까지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모아서 순서 됐을 때 살 수 있게 해야죠.
GQ 사실 저는 운전면허증이 없어요. 아무 데나 갖다 박을까 봐.
HW 일단 보험을 과감하게 들고 큰 차를 타며 당당하게 운전하다 보면 작은 차도 운전하기 편해져요. 처음에는 적당한 크기의 차를 타는 게 좋아요. 왜냐면 작은 차 타면 차선을 변경하고 싶은 그 타이밍에 (액셀을) 밟아도 못 변경해요. ‘어? 지금쯤 들어가야 하는데?’ 하고 밟았는데 속도가 안받쳐줘서 차가 ‘으으으응’ 하다 쿵 박는다고요. 그러니까 운전이 애매할 때는 출력이 적당하게 나오는 차를 타줘야, 어느 정도 성능이 받쳐주는 차를 타줘야 사고도 덜 나요. 그리고 요새 차들은 안전 장치도 많고 주차 보조 기능도 많아서 크게 어렵지 않아요.
GQ 갑자기 용기가 생겨요. 현실적인 조언이에요.
HW 내 몸이 안 따라줘도 차라도 따라와 주면 사고 위험이 적죠.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 보면 계속 당황하게 되는데, 너무 걱정 말고 운전하면 빨리 배울 수 있을 거예요.
GQ 경험한 많은 차 중 기억에 남는 차가 있다면요?
HW 아무래도 첫 차 마티즈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흰색 올 뉴 마티즈. 군대 제대하고 아르바이트해서 산 차였고, 그 차 타고 촬영장이라는 곳에 처음 가봤어요.
GQ 데뷔작인 <쌍화점>(2008) 말이죠?
HW 네, 그 차와 다녔어요. 사극이다 보니 지방 촬영이 많았는데 경차로 장거리 뛰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사람 네 명이 타면 차가 왜 안 나가는지 의문이었어요. 그 차를 산 게 2007년이었는데 그 후부터 거의 대부분의 대본은 차에서 봤어요. 혼자. 차에 앉아서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대본 읽고 외워서 드라마 현장에 가고. 전화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잠도 자고. 추억이 많죠.

GQ 배우 현우가 걸어온 길을 정리해보면서 오프로드를 달려온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HW 오.
GQ 그런데 이 표현이 무례하게 느껴질까 봐, 이 사람의 길을 내가 함부로 오프로드니 꽃길이니 할 수 있을까 덮어뒀거든요.
HW 민주주의 나라에서 무슨 말씀이에요. 그리고 저 오프로드 좋아해요. 맞아, 오프로드 같은 인생이었지. 굴곡도 있고 평평한 부분도 있었으며 오르락내리락도 많았는데, 아직까지 이 길 위에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도 생각해요. 그런 생각은 들어요. 내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아직까지는, 아직까지는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안해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으니 조금 더 열심히 하면서,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버티는 거죠. 그래서 얼른 사십 대가 되기를 기대하는 거예요. 나라는 사람의 폭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서.
GQ 길 끝에 무엇이 있으면 좋겠어요?
HW 그냥, 미소를 짓고 있는 나. 편안한 나. 그렇게 늙고 싶어요. 나이 드는 건 두렵지 않아요. 어떻게 들어갈지가 중요하지. 우선 앞으로 약속된 시간동안 운동 열심히 하려고요. 묵묵히 걸어온 이 얇은 몸뚱아리를 다부지게 만들 거예요.
GQ 오늘도 운동하러 가요?
HW 가야죠. 와, 쉬운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매일매일 운동해서 (운동 기구) 무게가 가벼워질 법도 한데 그만큼 들어야 하는 무게가 늘어나니까. 식은 땀 뻘뻘 흘리다 집에 가서 씻고 나오면 뿌듯하긴 해요. 한 3주 전의 저의 모습을 보셨어야 하는데. 지금 6킬로그램 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