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말,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어디서 만날지 고민하다 성수동을 무턱대고 골라버린 당신. 오전 스케줄부터 헤어지기까지 코스를 준비해봤다. 공간으로 상대방의 취향과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고급 기술. 센스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
11:00 “전시회장 앞에서 만나!”
아침부터 진을 빼놓을 순 없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숨 먼저 돌리자. ‘영화 좋아하시나요?’로 운을 띄워보면 어떨까.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을 인상 깊게 봤다면서 아는 척도 한번 해주고. 호불호가 갈릴 수 없는 전시. 우연히 웨스 앤더슨은 말 그대로 ‘우연히’ 웨스 앤더슨 영화의 프레임을 닮은 전시이다. 윌리와 아만다 코발 부부가 웨스 앤더슨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세계의 장소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를 전시로 담아냈다. 한국에서 열린 전시는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웨스 앤더슨 스타일의 풍경 사진 300여 점을 세 가지의 테마로 보여준다. 부드러운 파스텔톤 색감과 자로 잰듯한 구도의 프레임이 압권.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진을 골라 커스터마이징 해 비행기 티켓 모양으로 메일로 티켓을 발송해준다. 함께 티켓 발권은 필수.
주소 그라운드 시소 성동구 아차산로17길
점심 <온량>
13:00 “토마호크 먹어봤어? 여기는 어때?”
온량은 12시부터 오픈하니 조급해하지 말자. 항상 웨이팅이 많으니 대기 걸어두고 근처 아기자기한 소품샵, 플리마켓 구경하다 보면 전화가 걸려온다. 데이트라 하면 모름지기 양식. 온량의 메인 토마호크 포크 커틀렛은 기본으로 시키고 같이 곁들여 먹을 메뉴 하나만 골라보자. 크림 리조토도 OK. 로제 파스타도 OK이다. 토마호크 커틀렛은 티본 부위를 사용해 등심과 안심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 정겨운 인테리어는 덤. 은은하고 따뜻한 분위기에 긴장하고 있던 마음도 녹아내릴 수밖에.
주소 성동구 서울숲길4길 26-10
인스타그램 @onryang_restaurant
소품샵 <키오스크키오스크>
14:30 “여기 잠깐 들릴까?”
감성 성수에 왔다면 소품샵은 들러야지. 터프팅부터 디자인 머그, 화병, 엽서, 에코백, 디자인 서적 등 없는 게 없다. 사고 싶은 게 없어도 주인장이 ‘이중에 네 취향은 있겠지’ 하며 당신의 취향을 저격할 수도 있다. 내 취향 담아 선물하기 좋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다음에 사야지 생각해도 괜찮다.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판매 중이니 눈여겨봤던 제품들을 집에서도 구매해보자. 그리고 매장 한편에서는 디자인 브랜드와의 다양한 팝업과 전시까지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들리기 전 인스타그램으로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체크해보자.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8-14 2층
인스타그램 @kioskkioskshop
디저트 카페 <5to7>
15:00 “우리 디저트 배는 따로 있잖아”
성수동에 수플레 맛집 하면 빼놓을 수 없는 5to7. 주택을 개조해 1층, 2층 루프탑, 테라스로 나눠져 있다. 나가서 바깥바람 쐬고 싶다면 루프탑 테라스도 있다. 얼그레이 수플레부터 크림 브륄레 수플레까지. 녹차 마니아라면 말차 수플레를 먹어보길 추천한다. 수플레는 1만7천원 가격을 웃돈다. ‘디저트 주제에 이렇게 비싸?’라고 생각하지 말지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수플레이니까. 거기다 핸드드립 커피까지 곁들인다면 오늘 저녁은 먹지 않아도 될 정도. 모든 메뉴들이 다 맛있으니까 천천히 아껴먹길.
주소 성동구 서울숲길2길 44-13
인스타그램 @5to7__seongsu
팝업 스토어 <틸테이블>
17:00 “나랑 가드닝 같이 해볼래?”
15년 식물과 함께 살아온 가드너가 차근차근 알려주는 가드닝 클래스를 센스 있게 미리 등록해보자. 관엽식물부터 다육, 선인장, 서양난까지 다양한 식물의 과목이 준비되어있다. 경험이 없어도 괜찮다. 푸르른 어떤 것을 보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으니까. 서로를 생각하며 만든 화분을 바꿔서 선물해보는 것도 좋다. 1층 쇼룸에서는 다양한 식물 친구들이 반기고 있다. 혹시 시간이 부족하다면 쇼룸에 들려서 힐링하고 구매해 보자.
주소 성동구 아차산로 120 1층
인스타그램 @tealtable
저녁 <라인앤라운드>
19:00 “지금 집에 가긴 아쉬우니 한 잔 어때?”
빈티지 가구를 판매하던 가구 쇼룸이었다 최근 카페와 분위기 있는 바로 변모했다. 가구에 관심이 있다면 예쁜 공간 둘러보며 한잔 걸치기 좋은 곳. 앞전 카페에서 달달한 것을 먹었다면 단맛은 빼고 깔끔하고 감칠맛 나는 신맛이 감도는 코스모폴리탄 한잔과 진 피즈, 모스코 뮬 칵테일을 추천한다. 디저트와 점심으로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을 시간이니 부라타 상큼한 드레싱에 크리미 한 지즈 조합의 토마토 샐러드를 시켜보자. 따뜻한 커피에 바나나 푸딩도 곁들어 먹을 수 있으니 오늘은 술을 먹지 못할 것 같다면 커피 메뉴로도 눈을 돌려보자.
주소 성동구 서울숲6길 12 2층
인스타그램 @lineandround_b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