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축구라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손흥민 "축구라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2022-07-25T13:53:38+00:00 |interview|

손흥민이 아디다스의 ‘X스피드포탈’과 함께한 순간.

ENT22 저지 티셔츠, 엑스 스피드포탈+FG(X Speedportal+FG) 축구화, 모두 아디다스.

GQ 7월, 프리시즌 투어차 토트넘 동료들이 한국을 찾아요. 서울의 어떤 속살을 보여줄 예정이에요?
HM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우선 맛있는 식당을 알아봐서 데려가려고요. 선수들이 바비큐를 좋아하거든요.
GQ 얼마 전 브라질 국대팀의 수학여행 재질의 서울 여행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HM 브라질 국대팀이 찾았던 에버랜드나 남산도 너무 재밌는 곳이지만, 저는 친구들을 제 고향 춘천에 데려가고 싶어요. 닭갈비도 먹고 제가 운영하는 유소년 아카데미도 보여주고 싶거든요.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자랑도 좀 하고, 제가 뭘 하고 있는지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GQ 그중 절친이자 스트라이커 파트너인 해리 케인과는 이번 시즌에 EPL 역대 최다 합작골 신기록을 수립했어요. 해외에서 토트넘 제이지¡¿비욘세라 불릴 만큼 끈끈한 우정과 호흡을 자랑하죠.
HM 이런 별명까지는 몰랐는데, 케인 선수가 부인보다 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인터뷰한 건 봤어요. 그런데 그게 진짜 팩트거든요.(웃음) 저도 집에서 부모님이랑 보내는 시간보다 운동장에서 케인 선수랑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GQ 국내에서는 손케 듀오가 ‘케수종×손희라 커플’이라 불리던데 이 애칭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HM 저는 상관없는데 케인의 의사도 중요하지 않을까요?(웃음)
GQ 왜요, 케인 선수 SNS에 손흥민 선수 사진이 하도 많아서 ‘손흥민 범벅’이라는 밈도 있고, “쏘니를 웃게 만드는 건 뭐든 좋은 것” 같은 SNS 캡션도 썼던걸요.
HM 둘이 정말 친해요.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진짜 높고, 운동장 밖에서 어떤 타입인지 잘 알고 있어요. 케인 선수도 저도 서로가 뭘 했을 때 좋아하는지 알죠.
GQ 그러니 합작골 신기록은 개인 득점왕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HM 엄청 특별하죠. 둘이 벌써 41골을 넣은 거잖아요. 케인과 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둘 다 욕심도 정말 많고, 매 순간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선수라는 거예요. 축구 실력을 떠나서 마인드가 비슷해요. 그런 동료와 쌓은 기록을 꾸준히 이어나가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우리의 기록도 깨지겠지만요. 평소에도 훈련하다가 누가 어시스트해서 골 넣으면 농담으로 “야, 마흔두 골째다?” 하면서 장난도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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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손케 듀오 케미를 보기 위해 영국에 직관하러 가는 축구 팬도 많아요. 홋스퍼 스타디움 홈경기 즐기는 팁이 있다면요?
HM 팬들 말로는 신기한 맥주 기계가 있대요. 컵을 올려놓으면 아래에서부터 딱 한 잔이 차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만약 관객이라면 팬숍에 갈 것 같아요. 경기장 도착하기 몇 블록 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따라가면 경기장이 나온대요. 그 사람들을 쫓아가면 절대 길을 안 잃어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일부가 되어보는 게 홈 경기장의 묘미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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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세 시즌 동안 22만 킬로미터, 300시간 비행을 한 게 이슈가 됐는데 이동하는 동안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
HM 그냥 멍 때리면서 창밖을 보거나 다음 경기 생각하거나 해요.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축구 영상 있으면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GQ 축구 생각뿐이네요. 경기장 밖에서는 잠시 스위치 오프하고 싶지는 않아요?
HM 스위치 오프하는 건 정말 딱 1년에 2주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기(인터뷰를 진행한 6월 중순) 때 잠시 내려놓고 축구에 대해 생각 안 해도 되는 정도죠. 근데 그 2주 동안도 다 내려놓진 못해요.
GQ 이를테면요?
HM 식사 면에서도 많이 먹지 못해요. 내 몸에 거짓말하는 기분이 들어서요. 1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잖아요. 그런데 2주 동안 쉬면서 축구라는 걸 다 잊고 하고 싶은 것만 다 하면, 다시 시작할 때 정말 힘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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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헤어스타일이 ‘덮흥민’에서 ‘깐흥민’으로 바뀐 뒤에 게임 성적도 좋고, 골도 더 많이 넣은 것 같아요. 경기 당일의 스타일링에 따라 기분이 영향을 받는 편인가요? 일종의 징크스처럼요.
HM 전혀요. 예전부터 함께한 헤어 선생님이 계신데, 전에는 경기하는 날 머리 잘 만진다고 칭찬도 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경기장에 관중이 못 들어온 뒤로 머리에 신경을 덜 썼더니 내 마음이 변한 것 같다고 그랬어요.(웃음)
GQ 해이해졌대요?
HM 그쵸.(웃음) 근데 머리에 신경 쓸 만한 힘이 없었어요. 요즘은 다시 경기 전에 머리에 힘도 주고 하는데, 사실 헤어스타일은 중요해요. 무엇보다 경기할 때 이마를 덮으면 머리카락 때문에 공도 잘 안 보이거든요. 머리의 방해를 받아서 경기 결과를 바꿀 수도 있는 순간의 결정을 망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이마를 드러내는 스타일을 하게 됐는데 잘 어울리기도 해서 자주 하게 됐네요. 헤어스타일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연관성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계속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으니까요.
GQ ‘손흥민 헤어’, ‘손흥민 가일컷’ 같은 연관 검색어가 실제로 존재해요. 평소 그루밍이나 뷰티 관리는 얼마나 하는 편이에요?
HM 뷰티 관리를 좀 귀찮아하는 사람이라 잘 못 챙겨요. 운동할 때 선크림 바르고 햇빛 많이 볼 때 가끔 팩 하는 정도죠. 햇빛을 워낙 많이 받다 보니 두피에 좋은 제품을 많이 쓰는 것 말고는 엄청나게 관리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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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동료 선수들과 “요즘 이거 예쁘더라” 유형의 패션 토크도 종종 나눠요?
HM 패션 쪽에서 쿵짝이 맞는 친구는 없는 것 같아요.
GQ 관심이 없어서요?
HM 아뇨. 제 스타일을 잘 이해 못 해서요. 애들이 절 엄청 놀려요. 저는 허벅지가 있는 체형이고 스타일링하기도 무난해서 와이드 팬츠를 좋아하는데, 와이드 핏이 유럽에서는 그렇게 인기 있는 편은 아니거든요. 애들이 이렇게 얘기해줘요. “쏘니는 진짜 옷을 잘 입는다, 근데 쏘니한테만 잘 어울린다, 내가 만약에 저 복장을 그대로 입으면 절대 소화 못 할 거다.”
GQ 응, 예쁜데 너나 입어, 난 안 입을래. 이런 건가?
HM 맞아요. 너한테만 어울려 이런 느낌!(웃음) 보통 유럽 선수는 타이트한 핏이나 힙한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니까요. 그래도 데이비스 선수와 라이언 선수랑은 예쁜 티셔츠 같은 주제로 많이 얘기하는 것 같아요.
GQ 그 밖에 대화가 잘 통하거나 새로이 친해진 동료 선수가 있어요? 네이마르?
HM 아!(웃음) 네이마르 선수는 제가 엄청 좋아하고 축구 쪽으로 영감을 많이 받은 선수예요. 얼마 전엔 같은 팀의 브라질 선수와 얘기 나누다가 “네이마르가 나를 알까?” 하고 농담했는데, “쏘니야, 우리가 네이마르 얘기하듯 걔네도 너랑 케인 얘기를 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나누던 와중에 네이마르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뭐 도와줄 게 없는지 서로 연락을 하다가 조금 친해진 거 같아요. 둘이 동갑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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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축구 얘기 좀 해볼까요. 최근 한국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을 두 골이나 성공시켰어요. 프리킥 골은 오랜만이라 축구 팬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관전 포인트였는데요, 손흥민 PK를 고대하는 팬도 많아요.
HM 아, 근데 이건 저에게 씐 프레임 같아요. 저 맨날 운동 끝나고 케인이랑 둘이 남아서 PK 연습 진짜 많이 하거든요. 한국 팬들은 제가 한국 사람이라 무조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제가 PK 차면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근데 저는 못 넣어도 자신 있어요. 못 넣으면 뭐 어때요, 필드 골 넣으려고 노력하면 되죠. 물론 PK는 제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늘었지만 아직 케인 정도는 안 되는 것 같아요.
GQ 팀에 복귀한 후 기회가 온다면 PK 차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HM 차야죠!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거 몇 번 못 넣었다고 안 차게 되면, 그 상황을 포기하고 회피하는 사람이 되는 거니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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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이번 시즌 EPL 득점왕에 올랐어요. 23골 중 ‘올해의 골’을 꼽아보자면요?
HM 지금껏 ‘올해의 골’, ‘최고의 골’을 꼽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열여덟 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제게는 생애 첫 골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거든요? 그럼에도 어떤 한 골을 최고로 꼽지는 않아요. 다른 골을 똑같이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게 싫어서요. 저에게는 조금은 쉽게 넣은 골도 푸스카스상 받은 골,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넣은 골만큼이나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골이에요.
GQ 평소 눈물이 많기로 유명한데요.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면, 어떤 상황에서 울고 싶나요?
HM 눈물을 안 흘리고 싶죠, 사실은.
GQ 기쁨의 눈물도 있잖아요.
HM 기쁨의 눈물은 흘리지 않는 편이에요. 기쁘면 엄청 좋아할 뿐이죠. 제가 우는 건 짜증 나서 우는 거예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화내다 보면 눈물이 나는 그런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어요.(웃음) 이번 월드컵에서는 울지 않고 동료들과 토닥이면서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어요. 저희는 저희의 위치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축구라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그게 제가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인 것 같아요.
GQ 아무튼 안 울 거죠?
HM 웃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