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씨 말고 강태오를 만났다 | 지큐 코리아 (GQ Kore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준호씨 말고 강태오를 만났다

2022-08-23T10:01:04+00:00 |interview|

강태오의 소동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화이트 셔츠, 레이스업 부츠, 알렉산더 맥퀸. 니트 쇼트 팬츠, 코스.

GQ 수요일을 맞는 기분이 달라졌나요?
TO 아무래도요. 기대와 걱정이 반반씩 공존하죠. 방영될 내용을 저는 미리 알고 있잖아요. 반응이 어떨지, 잘 나왔을지 굉장히 궁금하죠.
GQ 반응을 일일이 찾아봐요?
TO 솔직히 궁금한데, 잘 안 찾아봐요. 사전 제작이 아니면 방송이 나간 뒤에도 촬영은 계속되잖아요. 그러면 저는 반응을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반응이든 나쁜 반응이든, 의식한 채로 연기하면 집중이 잘 안 돼요.
GQ 상처도 받아요?
TO 안 그럴 줄 알았거든요? ‘댓글에 상처를 왜 받아?’ 전에는 그랬죠. 그런데 막상 제 험담을 맞닥뜨리니까 데미지가 상당하더라고요. 백 번 칭찬받다가도 한 번 상처받으면 그게 아파요. 한번은 “한낱 저런 배우가 왜 남주로 나오냐”는 댓글도 봤어요. 그런 댓글 보면 일단 ‘싫어요’ 버튼 누르고 시작하죠. 여기에 ‘좋아요’ 누른 사람 누구야, 분노하면서. 으하하하.
GQ 저희가 촬영하기로 결정한 뒤, 오늘까지 그 사이에 SNS 팔로워가 1백만 명 늘었더라고요. 뜨겁다 못해 끓는 수준이죠. 한편으로 불안함은 없나요?
TO 너무 좋기도 하지만, 걱정도 많죠. 이건 귀여운 걱정일 수도 있지만, 다시 꺼내보고 싶지 않은 흑역사나 연기가 부족한 영상들이 떠돌면 부끄럽고요.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 렉토. 와이드 팬츠, 아미. 더비 슈즈, 디올 맨. 네크리스는 모두 불레또.

GQ 한 인터뷰에서 “불안을 잘 다스리는 게 나의 장점”이라고 말했더라고요.
TO 자고 일어나면 리셋되는 편이에요. 충격을 받아도 몇 시간 안 가요. 인간관계에서 서운하고 화가 나다가도 몇 시간, 길어도 하루가 지나면 풀려요. 그래서 고민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요.
GQ 타고난 기질이에요?
TO 어머니를 닮은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 어머니와 자주 다퉜는데, 다음 날 되면 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러셨죠. “윤환(강태오의 본명)아, 밥 먹어라.”
GQ 맞아요. 엄마 말 잘 듣는 아들이죠? 요즘도 “립밤 바르고 다녀라”라는 어머님 말씀을 잘 지키고 있다고요.
TO 아하하하하. 맞아요. 어머니가 모니터링 철저하게 해주세요. 굉장히 예리하시고요. 제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엄격한 분이셨어요. 특히 사람은 예의범절을 지켜야 하고, 항상 단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일주일에 한 번씩 커트를 할 정도였어요. 유치원 때는 젤로 머리를 싹 빗어 넘기고 다녔고요. “사람은 이마가 훤칠하게 보여야 하는 법이야”라면서.(웃음) 친구랑 싸우거나 실수를 저지를 때면 크게 혼내셨고요. 혼나기 싫어서 혼날 행동을 아예 안 하려고 했죠.
GQ 처음 배우가 되겠다고 하니 지지해주시던가요?
TO 결사 반대였죠. 공무원 돼서 안정적으로 살라면서요. 고등학생 때 몰래 대형 기획사 오디션을 보고 한 번에 합격하고 나니 그제야 인정해주시더라고요.

그레이 니트 터틀넥, 팬츠, 글러브, 모두 토즈. 월넛과 너도밤나무 소재의 나무 모빌, 우들랏.

GQ 연기하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들 있어요?
TO 죽을 만큼 창피함? 아하하하. 신인 시절에 대사 까먹어서 NG 나고, 저 하나 때문에 스태프들이 밤늦게까지 기다릴 때, 죽을 만큼 창피했어요. 쥐구멍 어디 없나, 할 정도로 충격이 컸죠.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도 대사 숙지만큼은 철저하게 해가려고 해요. 그리고 신기한 경험도 종종 해요. 상황에 집중해 깊이 몰입하다 보면 몰랐던 감정이 북받쳐 올라온다는 거예요. 한번은 드라마에서 절 버린 엄마가 눈앞에 나타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을 겪은 것도 아닌데 그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이 상황을, 이 세계를 오롯이 믿었더니 일어난 기적 같은 상황이었죠. 로맨스 신 찍을 때도, 순간적으로 설렘의 감정이 훅 올라오기도 하고요. 연기하면서 가장 짜릿하고 신기한 일들이죠.
GQ 그 세계를 진짜인 양 믿어버리는군요.
TO 저는 그래요. 결국에는 관객이, 시청자가 보는 거니까요. 작품이나 인물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근본에는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려면 내가 진짜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친구가 죽었다, 라는 상황이라면 진짜 죽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해요.

네이비 티셔츠, 니트 쇼트 팬츠, 모두 코스.

GQ 그래서 궁금합니다. 섭섭준호가 “섭섭한데요”라고 말할 때의 마음.
TO 그 장면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늘 영우의 액션에 리액션을 취하던 준호인데, 처음으로 액션을 취하며 다가가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자칫하면 그 전까지 보인 준호라는 인물에서 벗어나 보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섭섭한데요”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 섭섭하기만 한 건 아니었을 거예요.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부끄럽기도, 민망하기도 했겠죠. 거기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마음, 추상적인 감정들이 담겨 있었죠. 그래서 여러 테이크를 시도했어요. 웃으면서 해보기도 하고, 진짜 섭섭한 듯 해보기도 하고.
GQ 그래서 선택된 테이크는요?
TO 마지막 테이크요. 정확히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정의할 수도 없고요. 어떤 확고한 감정을 갖고 한 연기가 아니어서요. 다만 이런 마음이었어요. ‘에라 모르겠다, 느끼는 대로, 나오는 대로 하자.’
GQ 결국 좋은 연기는 그런 것 같아요. 계산을 벗어난 곳에서 마주친 어떤 것. 키스 신 메이킹 영상에서 감독이 “잘하고 있으니 자기 검열하지 말라”고 태오 씨에게 조언하더군요.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자신에게 특히 엄격한 편이에요?
TO 객관화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에요. 제 자신을 주관적으로 보면, 저도 모르게 자기애가 생겨 쉽게 합리화하게 될 것 같거든요.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이 정도만 해도 좋아해주시겠지. 행여 그런 생각이 들까 봐 최대한 스스로를 극단으로 몰아세우고 자꾸 질문해요. 이게 맞나? 정말 맞나? 촬영할 때도 늘 의구심을 갖죠. 그래서 오롯이 만족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GQ 자꾸 부족하고, 아쉽고요.
TO 저는 제 단점을 잘 알잖아요. 그걸 최대한 들키지 않게 보완하려고 노력해요.

시어링 니트 집업, 보테가 베네타. 코튼 쇼트 팬츠, 렉토. 네크리스, 불레또. 양말은 에디터의 것.

GQ 단점이 뭐길래?
TO 말할 수 없어요. 말하면 그것만 보일 테니까.(미소)
GQ 너무 완벽해도 재미가 없단 말이죠.
TO 맞아요. 연기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1 더하기 1이 2인 건 누구나 알지만, 연기에서 2가 어떻게 도출되는지는 모르는 거예요. 저의 검열 작업은 보통 이렇게 실행돼요. 제 머릿속에 콘티를 그려놓고 모니터링하면서 그림체, 호흡, 감정이 콘티대로 잘 나왔는지를 보죠. 스스로 납득이 되는지가 기준이 돼요.
GQ 콘티의 첫 번째 독자가 되는 셈이군요. 좀처럼 자신에게 취하는 법은 없죠?
TO 가끔 있어요. 샤워할 때?

화이트 티셔츠, 로에베.

GQ 연기하고 나서 ‘나 좀 멋있었네’ 느낄 때는요?
TO 저는 그런 상황에서 ‘다행이네’라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콘티대로 잘 나왔고, 반응도 좋으면 아 다행이네, 오늘도 커다란 산을 잘 넘겼네, 라고.
GQ 무언가 잘돼도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편인가 봐요.
TO 그런 편이에요. 잘되었으면 제가 잘한 지분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하니까요.

네이비 니트 터틀넥, 스웨이드 부츠,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 데님 팬츠, 아미. 실버 펜던트 네크리스, 디올 맨. 은테 안경, 린드버그.

GQ 어떤 사람을 볼 때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TO 프로페셔널한 사람. 자기 관리 잘하고, 한 말에 약속을 지키는 사람.
GQ 강태오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가요?
TO 잘 지키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함부로 약속을 안 하려고 하죠. 다하지 못할 책임은 지지 않는 게 좋잖아요. 약속을 잘 지킨다기보다, 약속을 신중히 하는 편에 가까운 것 같아요.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은 너무너무 중요한 거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키려고 해요. 믿음과 신뢰가 중요한 관계잖아요.

블랙 니트 터틀넥, 울 개버딘 랩 팬츠, 모두 디올 맨. 첼시 부츠, 프라다.

GQ 들을수록 강태오와 이준호가 겹쳐 보여요. 강태오가 사랑을 말할 땐 어때요?
TO 무척 다정합니다. 표현을 많이 해요. 좋아하면 좋아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 특히 사랑한다는 말은 정말 많이 해요.
GQ 싫은 것도 돌직구로 말해요?
TO 싫은 건 돌려 말해요. 충격이 그대로 전해질까 봐. “그 방법도 좋은데, 그러면 이러이러한 일이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이 방법은 어떨까?”라는 식으로요.
GQ 쏘 스윗하군요. 이준호라는 사람이 강태오에게 남기고 간 발자국은 뭘까요?
TO 군대가기 전에 “지금부터 더 잘하라”는 주의를 주고 가는 것 같아요. 물론 전에도 비슷한 마음가짐이었지만, 한 번 더 조언을 하고 가는 느낌이랄까요? “강태오, 너 이제 지켜보는 사람 많으니까 더 잘해야 한다.”
GQ 건강한 사람. 역시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TO 그럼요.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필모가 쌓일수록 인생의 발자취가 남고,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잖아요. 배우로서 그 점이 너무 좋아요. 제가 남긴 발자국을 모두 모아놓으면 제가 늙어가는 과정을 나열할 수 있지 않겠어요?

화이트 티셔츠, 로에베.

GQ 사람을 컬러로 표현하는 걸 즐긴다면서요. 강태오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발자국을 색으로 한번 그려볼까요?
TO 와, 좋아요. 일단 유년기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초까지는 아주 반짝거리는 주황색이에요. 중고등학생 때는 밝은 주황색으로 빛나다가 톤 다운된 회색으로 바뀌죠. 사춘기여서 그런가? 그리고 데뷔 직후는 정열의 레드로 물들었다가 점점 무르익어 검붉은 피 색으로 변해요. 지금은 초록색이 떠오르기도 하고, 점점 파란색이 되는 것 같아요. 동해 바다를 닮은 청명한 푸른색.
GQ 그렇다면 군 입대 후에는···.
TO 또 모르죠. 군대 가서도 빛날 수 있으니까, 휘황찬란한 금색으로 합시다.

책에 미처 담지 못한 강태오의 아름다운 B컷은 8월 26일 금요일, 지큐 웹사이트에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