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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섹스 횟수에 대한 동서고금의 답은?

2022.10.27도날드도

일주일에 몇 번을 해야 건강할까? 이상적인 섹스 횟수에 대한 동서고금의 흥미로운 주장들.

0번
도교에서는 남성의 ‘정’, 즉 섹스는 정액의 소비를 의미한다. 정액은 인간의 ‘정수’이므로 이것이 빠져나간 만큼 생명력이 줄어든다고 봤다. 도교의 영향을 받은 허준은 <동의보감> ‘정’ 편에서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한다. 정액을 아이를 잉태하는 귀한 일에 쓰기에도 모자라니, 오히려 몸에 간직하면 자기 몸을 기를 수 있다고. “정액을 보배처럼 아껴야 장수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섹스는 물론 야한 생각조차 하지 않아야 무병장수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초지일관 금욕을 부르짖는 허준 선생으로부터 현대의 후손들은 “과도한 섹스는 건강을 망친다”는 교훈을 얻을 뿐이다.

나이에 따라 다르게
동양 최고의 성의학서로 꼽히는 <소녀경>에는 ‘곱하기 9의 법칙’이라는 섹스 횟수 계산법이 등장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자신의 나이 앞자리 숫자에 9를 곱하고 이를 응용해서 해석하는 거다. 이를 테면 20대는 2 곱하기 9의 결과가 18이므로 ‘1’주일에 ‘8’번이 적당하다는 것. 이 법칙에 따르면 30대는 3 곱하기 9가 27이므로 ‘2’주일에 ‘7’번, 40대는 4 곱하기 9가 36이므로 ‘3’주일에 ‘6’번이 건강한 섹스 횟수가 된다. 장난스러운 법칙 같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신빙성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 번
현대로 돌아오면 구체적인 횟수를 제안한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연구팀은 평균 39세 성인 15,269명을 대상으로 섹스 라이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고, 11년 간 추적 조사를 벌였다. 대상자 중 72%는 적어도 한 달에 1번, 36%는 주 1회 성관계를 한다고 답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매주 성관계를 한 사람은 1년에 한 번이나 그 이하로 성관계를 하는 사람들 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49%나 낮았다. ‘일주일에 한 번’ 횟수가 긍정적이라는 결과는 또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1989년부터 2012년까지 남성 1만 1285명, 여성 1만 4225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빈도와 행복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종료 시까지 2년 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성관계 횟수가 늘 수록 행복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 성관계를 하는 커플은 그 이상의 빈도수로 행복을 높이진 못 했다. 즉, 성관계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최대치가 주 1회라는 결론이다.

일주일에 세 번
스코틀랜드 로열 에든버러 병원 연구팀이 성인 3500명을 대상으로 성관계 횟수와 건강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결과도 주목할 만 하다. 주 3회 이상 섹스를 하는 사람은 평균 10년 더 젊은 것으로 평가 됐다. 남자는 12년 1개월, 여자는 9년 7개월 가량 젊은 신체 나이로 측정 되었다는 의미다. 이는 섹스할 때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오르가즘과 사정 직전에 노화 방지 호르몬인 DHEA의 혈중 농도가 평소 5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 3회 섹스가 노화를 막아준다는 합당한 근거이기도 하다.

제한을 두지 않고
한편,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성관계 횟수는 상관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성의학자들은 섹스의 유용함을 설명할 때 ‘섹스 글로(sex glow)’라는 말을 사용한다. 만족스러운 섹스와 그로 인한 기뿜은 인간을 빛나게 한다는 의미다. 적당한 성관계는 건강과 정신에 이롭다는 것이 많은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반면 성관계 횟수가 평균 이하인 사람들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저하된 경우 나타나는 증상을 겪게 된다. 적당한 섹스는 신체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를 높여주고 심혈관 운동을 촉진시켜준다. 따라서 횟수에 관계 없이, 다만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제한을 두지 않고 하면 좋다는 주장이다.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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