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 마틴이 주차돼 있던 그 집.
공간의 힘을 믿는다. 힘은 공간을 구성한 것들로부터 나오고, 그것들은 다시 ‘콘셉트’로 묶여 새로 피어난다. 애스턴 마틴이 놓인 고급 주택 ‘No 001 미나미 아오야마’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애스턴 마틴과 일본의 럭셔리 부동산 기업, 비브로아가 함께 만든 이 공간은 도쿄의 고급 주택가가 즐비한 오모테산도 인근에 건축됐다. 애스턴 마틴의 취향에 맞춰 자동차 갤러리를 시작으로 홈시네마와 헬스장, 개인 스파와 와인 바를 층층이 더해 4층 규모로 다듬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공감한 콘셉트는 무엇일까. 애스턴 마틴의 수석 부대표인 마렉 라이히만은 답한다. “감각에 부응하면서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했다고. 그러기 위해선 “애스턴 마틴의 디자인 철학 아래, 소재 선택부터 설계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조합이 필요했다”고. 이 쾌적하고 우아한 주택을 보고 애스턴 마틴을 떠올리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차고의 애스턴 마틴을 보고 주택을 올려다보게 된다면, 어딘가 닮아 있는 듯한 분위기를 곳곳에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주택 외벽부터 ‘밴티지’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닮아 보이는 건 괜한 우연일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