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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코어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이름 10

2023.03.21GQ

그렇게 등산복은 전 세계적으로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탄생되었다.

KIKO KOSTADINOV Kiko

Kostadinov, @kikokostadinov
‘아식스 대란, 고프코어 열풍의 시작’.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가장 동시대적인 브랜드를 말할 때 상위에 속하는 이름이다. 키코의 장기는 우아한 실용성을 근간으로 유려한 커팅과 구조적인 재단으로 완성한 아웃도어와 워크웨어. 누구나 입을 법한 등산복을 살며시 비틀고 해체해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디자이너 본인은 한국의 동묘시장을 방문해 아저씨들의 등산 패션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매 시즌 아식스와 협업한 스니커즈는 트렌드를 선도했고, 그렇게 키코는 고프코어 스타일 브랜드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ROA Patrick

Stangbye, @roahiking
현재 고프코어 신에서 가장 뜨거운 브랜드로 그들의 시작은 하이킹 슈즈였다. 방수 기능은 물론, 두툼한 가죽과 방탄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슈즈를 만들었다. 단단한 퀄리티에 하이킹 할 때만 신기에는 아쉬운 디자인을 유럽의 멋쟁이들이 놓칠 리 없었다. 어 콜드 월, 아워 레가시 등의 젊은 브랜드들과 협업해 주가를 올리더니 작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컬렉션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COTTWEILER

Ben Cottrell & Matthew Dainty, @cottweiler
듀오 디자이너 벤 코트렐과 매튜 데인티가 이끄는 이 레이블은 자연을 닮은 컬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 스타일을 추구한다. 하이킹의 단골 소재인 나일론과 고어텍스뿐 아니라 벨벳, 프린트 실크, 모헤어, 염색한 양털 등 스포츠웨어와는 다소 거리가 먼 소재들을 사용하는 의외성이 바로 그것이다. 하이킹 스트랩, 재귀반사 테이프, 해머 후크 등 실제로 산에 오를 때 필요한 요소들을 넣은 점과 매 시즌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리복과의 슈즈 협업까지. 코트와일러를 기다리는 이유는이렇게나 많다.

A-COLD-WALL*

Samuel Ross, @acoldwall
유니폼과 작업복에서 착안한 워크웨어와 테크웨어 스타일로 캣워크를 누비는 어 콜드 월. 디자이너 사무엘 로스는 브랜드 이름에 대해 사회 속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부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한다. 노동자 계층의 시대정신은 어 콜드 월의 키워드인 셈. 브루탈리즘에 영감 받은 샌들, 콘크리트를 뒤집어쓴 인간과 신발 등 끊임없는 실험과 예술성을 밑거름으로 오늘도 차가운 장벽 너머의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

PARIA /FARZANEH

Paria Farzaneh, @pariafarzaneh
이란계 이민자 출신 파리아 파르자네가 런던을 기반으로 전개하는 브랜드. 이란의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 아래 이란의 전통 원단과 패턴, 색깔을 주로 사용한다. 이틀테면 고대 페르시아의 수공예 텍스타일인 칼람카리 Kalamkari에서 영감 받은 패턴을 컬렉션 곳곳에 녹이거나, 나일론 소재에 이란 전통 페이즐리 패턴을 입히는 식. 2018년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에 선정돼 기량을 인정받았으며, 프랭크 오션을 비롯한 힙합 뮤지션들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SAUL NASH

Saul Nash, @saulnash
사울 내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에서 퍼포먼스 디자인을 전공해 안무가로 활동해 왔다. 어느 날 문득 그는 거친 남성의 이미지가 아닌 부드럽고 우아한 스포츠웨어를 만들고 싶어졌다. 신체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기 편한 실루엣과 소재로 옷을 제작했고, 2021년 겨울 런던 패션위크에 데뷔하기에 이른다. 안무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십분 활용해 런웨이에서 안무 퍼포먼스를 가미한 캣워크를 선보였고, 이내 런던의 총아로 우뚝 섰다. 자유로운 신체 활동을 보장하는 그의 우아한 옷은 고프코어 마니아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다.

GR10K

Anna Grassi, @gr10k
워크웨어와 군복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던 안나 그래시가 소방복과 작업복 등에 사용된 패브릭과 소재를 조합해 만든 것이 시초다. 버려진 옷들로 컬렉션을 전개하기에 재활용과 지속 가능성이 GR10K의 핵심이다. GR10K를 이끄는 안나 그래시에게 고프코어 패션을 만든 이유에 대해 물었다. GR10K의 의미가 궁금하다. 유니폼 공장의 이름과 숫자 1만이라는 코드를 합쳤다. 전통적으로 이탈리아 의류는 테일러링과 단정한 수트가 강세인데, 왜 아웃도어 룩을 선택했나? 워크웨어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면서 공장의 대량 생산 시스템 대신, 조금 더 퀄리티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 맞춤 제작 아웃도어랄까? 아웃도어 스타일이지만, 대량 생산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패브릭과 부자재 수량에 맞춰 소량만 만든다. 소재는 주로 어떤 걸 쓰나? 보호 장비 및 작업복에서 발견되는 재료를 사용해왔다. 대표적으로 나일론, 정전기 방지 섬유, 방수막 및 난연성 재료가 있다. 각각의 소재와 재료가 지닌 기능성과 미학에 매료됐다. 내화성 의류에 사용된 탄소실리콘으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소재를 어떻게 컬렉션에 녹일지 생각하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GR10K가 바라보는 아웃도어 패션의 현주소는? 아웃도어 패션의 포인트는, 럭셔리 브랜드와의 디자인적 격차를 메우거나 스트리트 브랜드처럼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거다. 우리는 새로운 패브릭을 개발하거나 연구해 간극을 좁힐 것이다. 2023 S/S 컬렉션은? 거친 직물, 해진 니트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패션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타이틀 ‘Demote’는 직물 연구와 개발의 퇴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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