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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중에 하는 성차별적인 말 10

2023.04.09조서형

“남자가~”, “여자가~”로 시작하는 말은 더 이상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1 무슨 남자가 이렇게 말이 많아?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먼저 대화를 건네고, 조리 있게 자기 의견을 말하며, 상황에 맞게 재치 있는 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남녀 불문하고 똑똑하고 매력적이다. 남자라고 꼭 말을 아끼고 무게 있는 척해야 하는 건 아니다.

2 남자가 되어서 울고 그래.

요즘 높은 주가를 달리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아는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주장이고 패션 브랜드 모델도 하는 이 시대 최고의 남성 아이콘. 그 역시 경기장에서 자주 운다. 아예 목 놓아 엉엉 울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여전히 멋있다.

3 남자가 왜 이렇게 길을 못 찾아.

우리네 아버지는 내비게이션 없이 종이지도만 곁눈질해 가며 전국을 누볐지만, 그 세대와 지금은 다르다. 남자라고 모두 높은 공간지각능력을 갖춰 한 번 간 길을 척척 외우는 건 아니다.

4 남자가 그것도 못 참아?

남자도 인간이다. 남자가 평균적으로 버텨야 하는 선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예전 아버지들은 가장으로서 위엄을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고 못 참을 땐 숨겼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참기 힘든 건 더 덧붙일 필요 없이 못 참는 거다. 그리고 인간은 참으면 병난다.

5 남자끼리 좀 그렇잖아

인간은 협업이 가능한 다정한 동물이기에 여기까지 살아남았다. 남자고 여자고 사람이 모여 함께 하는 일은 귀하다. 함께하면 보는 눈도 넓어지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진다. 남자끼리가 뭐 어때서.

6 여자 맞아?

힘이 좋거나, 털털하거나, 거침없는 여자에게 이런 질문이 붙는다. 머릿속의 전형적인 여성스러움과 달라서 물어본 거겠지만 굳이 물을 필요는 없다.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별개로 세상엔 약 40억 명의 다른 여성스러움이 존재한다.

7 여자치고 운동을 잘하네

여자가 생물학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는 근거는 없다. 그저 자라면서 체육과 스포츠에서 배제되는 등 다른 대접을 받았을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야구, 축구 룰을 빠삭하게 이해하고 각종 운동에 능한 여자를 보고 놀라지 말자.

8 애한테는 엄마가 있어야지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작은 아이가 온전한 어른이 되는 데 비단 여자인 엄마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아이 옆에 엄마가 붙어 지내는 경우에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한다는 증거도 없다.

9 여자가 왜 이렇게 드세

세상에는 개성이 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분한 사람이 있다.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중한 사람도 있다. 성별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지만, 성격에는 남자와 여자가 없다.

10 여자가 주변 정리를 왜 이렇게 못해

여성이 청소와 정리를 비롯한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때나 먹히던 이야기다. 요즘은 가정을 꾸려 남자가 돈을 벌고 여자가 집을 돌보는 대신 각자 본업을 가지고 집안일은 나눈다. 굳이 가정을 만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주변 정리는 성별을 떠나 각자 자기 몫을 하는 거다.

에디터
글 / 조서형(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