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안도 타다오-청춘’ 전시를 보는 5가지 키워드

2023.04.14임채원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국내 대규모 개인전이 뮤지엄 산(SAN)에서 7월 30일까지 열린다. 안도가 직접 설계한 공간에서 반세기 넘는 작업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 아카이브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도전의 메시지를 담은 대화록이다. ‘안도 타다오-청춘’ 전시를 감상하는 5가지 키워드와 안도가 들려준 건축 이야기.

청사과

거대한 청사과 하나가 뮤지엄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의 주제이자 안도의 건축 정신을 담은 청춘의 사과라 할 수 있다. 꿈꾸고 도전하는 자세라면 나이가 어떻든 청춘이라는 뜻이다. 뮤지엄 산 전시를 위해 세 번째로 제작된 이 조각 작품은 일본 밖에서는 최초로 영구 설치된다. “청사과를 문지를수록 청춘에 가까워집니다” 안도 선생의 말씀이다. 그러니 전시 입장 전 탐스럽게 놓인 사과를 만져보자. 전시를 관람하며 건축 모형 속 숨겨진 첫 번째, 두 번째 청사과를 발견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 것.

Bourse de Commerce, 2021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Hill of the Buddha, 2015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판테온

유럽 여행을 떠난 20대 안도 타다오는 서양 건축에서 큰 감명을 얻었다. 특히 로마의 판테온 신전은 안도의 건축에서 줄곧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프랑스 파리의 피노 컬렉션(Bourse de Commerce), 유네스코 명상 공간 등 여러 프로젝트에서 판테온의 천장처럼 원형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구조를 사용했다. 뮤지엄 산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니 전시를 관람하며 종종 위를 올려다보자. 힌트는 백남준.

Row House, Sumiyoshi – Azuma House, 1976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Rokko Housing I / II / III, 1983 / 1993 / 1999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Koshino House, 1981/1984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살림집

주택을 설계하는 일은 건축의 꽃이자 모든 건축가의 숙명이다. 쌓아온 체계를 총동원해 일상의 새로운 형태를 구상하고 생활방식까지 제안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더 까다로운 작업인데 안도 타다오는 건축 인생 초기부터 집을 지어버린다. 그가 정규 교육받지 않았지만,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하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가며 도전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안도가 세계적인 건축가로 이름을 알린 초기 대표작 스미요시 주택부터 급경사지의 한계를 극복한 롯코 집합 주택, 노출 콘크리트를 재료로 설계한 다양한 주거 공간은 첫 번째 섹션에서 만나보자.

Children’s Book Forest, Nakanoshima, 2019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Hyogo Prefectural Museum of Art + Kobe Water Front Plaza, 2001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Ground Zero Project (proposal), 2001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공공 건축

이번 전시를 기념해 한국을 찾은 안도 타다오는 두 차례에 강연에서 모두 이렇게 말했다. “사회와 세계에 기여하는 일을 꿈꾸세요” 그 역시 기억 공동체를 위한 풍경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둔다. 매력을 가진 광장으로서 사람들이 모이고 지역 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기억의 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안도는 자연과 도시 가리지 않는다. 안도 건축의 본질이 담긴 공공 건축에 대한 전시는 2, 3부에서 관람할 수 있다.

Model of Punta della Dogana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FABRICA (Benetton Communication Research Center), 2000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Stone Sculpture Museum, 2010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코스모폴리탄

전시 4부, ‘역사와의 대화’ 섹션에서는 안도 타다오가 특히나 국제적으로 진행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탈리아 트레비소의 파브리카 아트 스쿨, 베니스 푼타 델라 도가나, 프랑스 파리 북스 드 꼬멕스 등 유럽의 오래된 건축물은 현대적 기능과 미학을 입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의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 이뤄진 프로젝트를 살펴보며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 시대를 열고 시대가 선택한, 범세계적인 건축가의 아카이브를 담았다.

    에디터
    임채원
    이미지
    뮤지엄 산(SA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