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승진 선물로 좋은 술과 그에 어울리는 멘트 3

2024.02.26김창규

승진을 한 사람에게 술 선물만큼 환영받는 것도 없다. 위스키부터 샴페인까지 승진 선물하기 좋은 의미있는 술을 모아 보았다.

로얄 살루트 21

여성이 부서의 장급 이상으로 승진했다면 로얄 살루트 이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술은 세상에 또 없다. 애초에 여왕의 대관식에 헌정하기 위해 개발된 라벨이기 때문이다. 카드에는 이렇게 쓰자. [선물 드리는 로얄 살루트는 1953년 시바스 브라더스사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처음 개발된 술이라고 합니다. 승진에 탄력받아 왕까지 쭈욱 가시길 비는 마음으로 드립니다.] 21이 로얄 살루트의 엔트리 라벨이긴 하지만 처음 개발됐던 오리지널이며, 솔직히 38부터는 뇌물에 가깝다. 애초에 프리미엄 라인이기 때문에 엔트리라고 싼 것으로 고른 느낌도 없다. 로얄 살루트는 그 자체로 존재감이 있다. 요새는 라인업도 다양해 사진의 시그니처 블렌드 이외에 녹색병을 사용하는 블렌디드 몰트, 검은색 병의 로스트 블렌드까지 만날 수 있다. 참고로 로스트 블렌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증류소의 원액만을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하드코어한 위스키 마니아여도 무조건 만족시킬 수 있는 라벨이기도 하다.

올드  12

평소 “강한 자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을 달고 산 사람이 승진을 하면 올드 파를 선물하자. 올드 파는 토마스 파라는 영국의 실존 인물이다. 1483년에 출생해 1635년까지 무려 152세(그의 나이에 대한 얘기는 설화에 가깝다)까지 장수했기에 평범한 농부였음에도 영국 왕족이나 생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만이 묻힐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됐다. 게다가 술병을 비스듬히 세워도 꼿꼿하게 서는 특징까지 지녔다. 이러한 술의 이름 유래를 상세하게 편지에 담으며 [올드 파처럼 오래도록 우뚝 서 계신 모습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라는 다소 느끼한 멘트가 어울린다. 가격을 떠나 상당히 오래 기억되는 선물로 남을 거다.

크루그 그랑 뀌베

화합과 조화를 자주 언급했던 이에게는 크루그 그랑 뀌베가 제격이다. 왜냐하면 블렌딩의 미학을 가장 잘 드러낸 샴페인이기 때문이다. 그랑 뀌베는 크루그 내에서는 엔트리 라벨이다. 하지만 크루그 스스로가 그랑 뀌베를 플래그십 라벨로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실제 가격도 보통의 샴페인 하우스들이라면 플래그십에 해당한다. 그랑 뀌베는 30만 원대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빈티지 샴페인이 아니다. 보통 이 정도 가격의 샴페인들은 거의 다 빈티지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빈티지가 다른 원액을 블렌딩해 만들기에 ‘멀티 빈티지’라는 독자적인 표현을 쓴다. 크루그를 담은 상자에는 [최고의 샴페인 하우스로 불리는 크루그의 명성은 엔트리 라벨인 그랑 뀌베로 쌓아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생산 년도가 다른 원액들을 하나의 병에 담아 만든 블렌딩 샴페인의 걸작이라고 하더군요. 이 샴페인을 보며 XXX님께서 자주 언급하신 화합과 조화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철학으로 크루그처럼 최고의 반열에 오르시기 바랍니다] 라고 적은 카드를 동봉하자. 샴페인을 따는 순간 선물한 이의 고마움에 감격할 것이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