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men

갈수록 모기가 많아지는 이유 4

2024.05.20주현욱

동양하루살이부터 모기까지, 벌레가 출몰하는 여름이 다가온다. 올해 벌레가 조금 더 강력한 이유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열대성 환경

따뜻한 날씨와 함께 돌아오는 반갑지 않은 친구들이 있으니, 그것은 모기나 파리 같은 해충. 그중에서도 모기와 같은 질병을 옮기는 해충을 ‘질병매개곤충’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곤충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지구 온난화와 생태 환경 변화는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변해가면서 열대지역에서 살던 모기가 유입되어 적응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더러운 물로 인해 모기 서식이 늘어나기도 한다.

길어지고 혹독해진 여름

모기의 생활주기는 온도에 크게 좌우된다. 과학 연구에 따르면, 모기의 알은 일반적으로 물에 놓여 있을 때 24~48시간 내에 부화한다. 온도가 높을수록 모기의 발달 속도가 가속화되어, 알에서 성충까지 변화하는 시간이 단축하는 것이다. 특히 28°C에서 32°C 사이의 온도는 모기의 활동과 번식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따라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길어진 여름철 더운 날씨 때문에 모기가 빠르게 번식하고 대량으로 활동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마련한다. 이상 기후로 모기를 비롯한 해충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서울시 자치구도 각자의 방법으로 때이른 ‘벌레 퇴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봄철 높아진 강수량과 습도

모기는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개체수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자연스레 여름같이 높은 습도에서 더 잘 생존하고 번식한다. 습도가 모기의 생존에 중요한 이유는 모기가 습한 환경에서 체내 수분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이나 습한 날씨가 지속될 때 모기가 활동적이고 번성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뿐 아니라 올해 봄철에는 비가 자주 내렸기 때문에 주택가나 아파트의 화분, 먹고 버린 플라스틱 용기 등 미처 살피지 못한 곳에서 물이 고여 있을 가능성이 커 모기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높아지는 번식력과 적응력

모기는 성충이 되고 나면 3번 정도 알을 낳고 죽는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번에 200개가량의 알을 낳으니, 암컷 모기 한 마리가 평생 낳는 알은 대략 600개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셈이다. 적응력도 뛰어나다. 모기는 알, 애벌레, 번데기 시기에는 물을 꼭 필요로 한다. 최근 성수동 일대에 출몰한 동양하루살이, 일명 ‘팅커벨’의 유충은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 살면서 하천의 유기물을 먹이로 삼아 생태계 순환에 도움을 주지만, 모기에게는 물이 깨끗한지 더러운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의 오염도에 따라 사는 모기의 종류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