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함에 대한 IWC 샤프하우젠의 찬사.
GQ 올해는 포르투기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CK 포르투기저는 IWC에서 가장 상징적인 라인입니다. 그 역사는 193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IWC 워치 메이커는 손목시계 케이스에 고정밀 포켓 워치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깔끔하고 가독성 높은 다이얼은 항해에 이용되었던 장비인 선박용 관측 시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포르투기저의 주요 디자인 요소는 80여 년 전에 이미 탄생했지만, 지금까지도 시대를 초월한 완벽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기존에 자리 잡은 컬렉션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근본적으로는 디자인을 바꾸지 않고 고유의 개성을 유지하는 작업은 엄청난 도전 과제였습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전체 컬렉션을 관통하는 디자인 요소의 청사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컬렉션 특유의 디자인에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Q 이터널 캘린더의 기술을 구현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요?
CK 1980년대 커트 클라우스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인 이래 캘린더는 IWC의 탁월한 역량이 돋보이는 주요 분야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퍼페추얼 캘린더는 3년의 평년 이후 1년의 윤년이 이어지는 4년 주기로만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설계상 4년 마다 윤년으로 해석하게 되어 있고, 캘린더상에서 윤년을 건너뛰는 100년 단위의 해에는 조정이 필요합니다.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는 IWC가 선보이는 최초의 세큘러 퍼페추얼 캘린더입니다. 매월 달라지는 날짜 수를 인식하고 4년마다 윤일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그레고리력에서 생략되는 윤년을 고려합니다. 이 시계는 400년의 기간을 아울러 일반적으로 100년 단위의 해에 일어나는 세 번의 윤년 생략을 자동으로 계산합니다. 이는 400년에 한 바퀴를 완주하는, 정교한 400년 기어를 통해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느리게 회전하는 부품의 경우,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정확성을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CNC 기계 가공으로는 IWC가 필요로 하는 정확성을 선보일 수 없었기 때문에 LIGA 프로세스로 전환했습니다.
GQ 호라이즌 블루, 듄, 옵시디언, 실버 문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컬러를 배치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디어에 영감을 준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CK 올해 컬렉션의 핵심 주제는 캘린더로, 인간이 지닌 호기심과 독창성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죠. 인간은 주위를 둘러싼 우주를 관찰함으로써 시간을 측정하고 구조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천체를 보고 관측하는 행위는 모든 문화권에서 나타납니다. 지구의 자전 주기는 하루이고, 지구를 공전하는 달의 궤도는 한 달을 의미하며,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의 궤도는 1년에 해당합니다. IWC는 이 점에 착안하여 영원히 반복되는 낮과 밤의 주기를 반영하고 다채로운 분위기와 감성을 담은 다양한 컬러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호라이즌 블루는 이른 오후의 하늘, 듄은 황금빛 오후, 옵시디언 블랙은 밤하늘, 실버 문은 은은한 달빛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컬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60단계로 구성된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놀랍도록 정교한 마감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다이얼을 제작했습니다. 특별한 시각적 깊이감을 선사하는 핵심 요소는 미세한 그라인딩 후 폴리싱 처리로 광택을 살린 투명 래커 레이어 15개를 적용한 기법입니다. 래커 레이어에는 프린팅을 더하고, 아플리케는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세팅했습니다.
GQ 데이&나이트 투르비옹은 시계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요?
CK 포르투기저 핸드 와인드 투르비옹 데이&나이트는 투르비옹에 대한 IWC의 폭넓은 전문성을 강조합니다. 6시 방향에 위치한 플라잉 미닛 투르비옹은 56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무게가 단 0.675그램에 불과한 최첨단 메커니즘을 선보입니다. 팔레트 레버와 이스케이프 휠은 실리콘 소재로 제작되며, 특별한 다이아몬드 코팅을 적용했습니다. 다이아몬드 셸® 기술은 마찰력을 줄이고 무브먼트의 동력 흐름을 개선합니다. 일체형 투르비옹 스톱이 탑재된 메커니즘은 시계를 정확하게 정지시킬 수 있고,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투르비옹은 다이얼 위에서 독특한 낮과 밤 인디케이터와 어우러집니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는 작은 행성은 축을 중심으로 24시간마다 한 바퀴 회전하면서 낮과 밤을 알려줍니다.
GQ 1939년에 제작된 오리지널 포르투기저의 DNA를 계승한 새로운 오토매틱 모델을 선보인 이유는요?
CK 새로운 포르투기저 오토매틱 42의 경우 케이스 구조를 다시 디자인해 이전 모델에 비해 전체 높이를 1밀리미터 줄이고, 방수 기능을 50미터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박스 글라스 사파이어 크리스털과 결합된 날렵한 옆면이 돋보이는 더욱 슬림해진 케이스 링을 이용, 커다란 창으로 다이얼과 IWC 자체 제작 52011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구조와 더블 박스 글라스는 시각적인 가벼움과 보다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선사합니다.
GQ 지난해 인터뷰에서 IWC 시계 중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당시 작업 중인 모델이라 정확히 답변하실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모델이 바로 이번에 출시한 포르투기저인가요?
CK 맞습니다. 당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은 새로운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의 호라이즌 블루 버전과 같은 모델이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