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던 정도 뚝 떨어지게 만드는, 그래서 안 하느니만 못한 최악의 사랑 고백법.
떠보기식 고백
결과를 떠나 고백을 할 때만큼은 확실하고 남자답게 하는 편이 백번 낫다. 대답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도 저도 아니게 흘리듯 하는 고백은 듣는 사람이 오히려 고민에 빠지기 십상이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자신과 사귈 의향이 있는지 묻자. 대답할 타이밍은 고사하고 이 사람이 진심이긴 한 건지, 아리송하게 만드는 고백, 애매하게 간 보는 식의 고백은 최악 중 최악이다. 웬만한 여자라면 적어도 남자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고개를 끄덕일 확률이 더 크다.
카톡 고백
고백과 이별 통보의 공통적인 매너는 적어도 얼굴은 보고 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정 얼굴을 보면서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전화라도 해서 말하는 게 차선이다. 카톡처럼 가벼운 수단으로 중요한 말을 전하게 되면 그 말의 무게조차 가벼워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표정이나 어조, 목소리, 바디 랭귀지 등으로 전해지는 분위기도 상당히 큰 법. 이러한 요소들이 배제된 채 텍스트로만 전하는 카톡 고백은 그 감정의 깊이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읽씹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인파 속 공개 고백
고백을 하고 대답을 기다릴 때 가슴 떨리고 긴장되고 달콤한 순간은 둘만의 추억으로 남겨두자. 생판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든, 서로 쭉 얼굴 보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든 인파 속에서 받는 고백은 상대를 난처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대답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것이 뻔하다. 또 마음이 없어도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부담스러운 상황이 대답을 강요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사귀게 된다 한들, 헤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음식 속 선물 고백
이제는 너무 식상한 고백법 중 하나인 데다, 위생상 문제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아무리 달콤한 디저트 안에 값비싼 선물을 넣는다 하더라도 일단 입에 들어간 물건을 다시 꺼내서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미관상 상당히 좋지 않다. 혹여나 음식에 숨길 수 있는 크기의 선물이라면 알아채지 못하고 무심코 삼켜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기분 좋게 준비한 서프라이즈가 자칫 응급실행이 될 수도 있다.
만취 고백
술기운을 빌려 고백하는 것만큼 없어 보이는 일도 없다. 이게 주사를 부리는 건지, 진심에서 우러난 취중진담인 건지 애매하고, 둘 중 한 사람의 필름이라도 끊겨버리면 다음 날 묘해지는 거다. 고백의 순간은 맨정신에 아름답게 기억되는 게 좋다. 용기가 나지 않아 맥주나 와인 한 잔 들이킨 정도라면 모를까, 만취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하는 고백은 오히려 매력을 반감시킨다. 술기운과 분위기에 휩쓸려 사귀기로 했다가 오히려 어색한 사이로 뒤바뀔 수도 있다.
제3자를 통한 고백
전화보다 편지를 주고받던 옛날 옛적엔 통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전화 또는 문자로 얼마든지 1:1 대화가 가능하고, 연애에 있어 남녀 간의 경계도 사라진 요즘에 굳이 제3자를 통해 고백을 전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두 사람의 일은 두 사람이 솔직한 감정으로 해결하는 게 베스트다. 괜히 다른 사람의 등 뒤에 숨지 말고, 거절도 승낙도 용기 있게 직접 묻고 직접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