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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입에 달고 사는 이 말투, 결국 관계를 망친다

2025.06.03.송민우

“아니 근데,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너 그렇게 하는 거 잘못이야.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한국인에게 이 말이 없으면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상처를 주기도 쉬운 말이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 말은 순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대에게 닿는 순간 흔적을 남긴다.

“아니, 근데…”

무의식적인 반박. “아니”, “근데”가 아니면 대화를 시작하지 못한다. 대화 중 상대의 말을 듣고 나서 곧장 “근데”로 시작하는 말버릇은 방어적이고 논쟁적인 인상을 준다. 상대는 말이 잘렸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의견이 무시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아니 근데’ 대신 사용할 만한 말이 있다. “그 말에 공감해. 내가 다르게 느낀 것도 있는데,” 처럼 말문을 먼저 긍정적으로 여는 연습을 해본다. 반박은 최대한 부드럽게, 공감의 쿠션을 깐 다음 전달하면 훨씬 덜 위협적으로 들린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심리학지 존 가트만은 갈등을 격화시키는 말버릇으로 ‘경멸’을 꼽으며 이를 부부관계의 가장 큰 파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과를 예측했다’는 말은 상대를 무력하게 만들고, ‘봐, 넌 늘 그래’라는 부정적인 낙인을 찍게 된다. 미래 예측 대신 현재 공감으로 전환하자. “당황했겠다”, “그땐 정말 어려웠겠네”처럼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비난 대신 지지를 전달할 수 있다. 정말 그럴 줄 알았던 것이라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얘기해주고.

“그건 틀려.”

직설적인 부정은 대화를 순식간에 ‘논쟁’으로 만든다. 의견을 나누기 위한 대화는 점점 설전으로 흐르고, 결국 감정싸움으로 비화한다. 틀렸다는 말로 대화를 끊는 대신 이런 말을 찾아 사용한다. ‘이런 관점도 있더라’거나 ‘혹시 이건 어때?’ ‘이렇게 생각해 본 적 있어?’처럼 제안 형태로 말을 바꾸자. 그래야 겨루는 자리가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비폭력 대화’를 제안한 마셜 로젠버그는 “진정한 공감은 조언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좋은 의도라 해도 상대가 불쾌했다면 이미 그 말은 ‘폭력’으로 인식될 수 있다. 특히 위에서 내려다보는 말투로 들릴 때, 상대는 자신의 감정이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의도보다 효과에 집중하자. 의도보다 효과에 집중하자. “내가 이렇게 말해서 상처받았다면 미안해”라는 태도는 관계 회복의 첫걸음이다. 설득보다 이해를 우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