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판이 펼쳐지면, 하이볼이 더 맛있다.

하이볼 애호가들의 비밀 레시피

하쿠슈 12년 하이볼
날이 더워질수록, 맑고 서늘한 향이 당긴다. 하쿠슈 12년을 꺼낸다. 반듯하게 깎인 투명한 얼음. 림이 얇은 잔. 싱하에 1:3. 민트, 풋귤, 젖은 나뭇잎 같은 향이 탄산 속에서 또렷하게 살아난다. 결국 붓게 된다. 김지호(<위스키디아> 저자)

아마하간 월드 몰트 에디션 피뎃도 하이볼
위스키에 싱하 소다 조합. 피트의 밸런스도 좋고 적당한 도수 47퍼센트로 청량감이 아주 좋은 하이볼로 완성된다. 보통 집에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경기를 보면서, 스낵 과자나 다크 초콜릿을 페어링한다. 황욱(영화 <매쉬빌> 감독)

포 로지스 버번 하이볼
요즘 꽃의 여왕 장미가 피는 5~6월에 잘 어울리는 포로지즈 버번 하이볼을 즐긴다. 한국에 막 출시한 포로지즈 버번은 하이라이 버번으로 플로럴하면서도 달콤하고 약간 스파이시한 맛을 가지고 있다. 하이볼 잔에 얼음을 채운 후 포 로지스 버번을 얼음 위로 붓고 10초 정도 저은 후 소다를 잔에 채운다. 레몬 제스트와 레몬 웨지를 가니시하고 장미꽃 한 송이 올리면 꽃밭에 와 있는 기분일 거다! 오숙현(이그제큐티브 버번 스튜어드)

짐빔 진저 하이볼
짐빔 버번과 진저 에일을 섞은, 캔으로도 출시될 정도로 대중적이고 간단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하이볼. 하이볼 잔에 얼음을 가득 넣고 짐빔과 진저 에일을 1:3 비율로 블렌딩한 후 레몬을 가니시로 올리면, 상쾌하고 알싸한 청량감을 즐길 수 있다. 마크 패턴(위스키 소믈리에, 이그제큐티브 버번 스튜어드)

닛카 프롬더배럴 하이볼
크러시드 아이스를 사용해 만드는 독특한 하이볼. 51.4도로 도수가 높아 잘잘한 얼음으로 하이볼을 만들어도 탄탄하게 구조감을 유지한다. 보통 하이볼을 만들 때는 재료를 다 넣고 젓지만, 이 과정을 생략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는 게 팁. 집에 화이트 발사믹 식초가 있다면, 레몬 주스를 대체해서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단, 이 경우는 닛카 프롬더배럴처럼 고도수에 한해서만 적용한다. 도수가 낮은 위스키는 오히려 밸런스를 깨뜨릴 수 있다. 정보연(<여행의 끝 위스키> 저자)

마오타이 하이볼
아무리 저도수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나는 늘 ‘소맥’이라는 절대 강자 하이볼과의 ‘갭’을 의식한다. 그래서 모든 하이볼을 ‘짜배기 스타일’로 마신다.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글라스에 작은 사각 얼음을 꽉 채우고 휘휘 저어 녹은 물만 따라낸다. 반드시 잔 전체가 서늘할 정도로 차가워진 상태를 만든 뒤 기주가 되는 술은 무조건 1.5~2배로, 강한 탄산을 위해서는 창 소다 혹은 샴페인을 이용한다. 레몬, 라임보다는 잘 익은 감귤류 등을 사용하면 마오타이의 열대 과일과 샴페인이 가진 산뜻한 시트러스 사이를 채워주며 밸런스가 더욱 훌륭해진다. 김성국(조선 팰리스 총괄 소믈리에)
라가불린 16년 하이볼
니트로도 좋지만, 하이볼로 마시면 묵직한 피트 향과 깊이 있는 바디감, 더욱 성숙하고 드라마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림이 얇고 긴 하이볼 글라스에 라가불린 16년 1, 싱하 탄산수 2, 단맛보다 진저 향이 살아 있는 피버트리 진저 에일 1의 비율로 채우고, 큼지막한 얼음 두개, 라임이나 레몬, 한라봉 껍질을 슬라이스해 가니시로 올린다. 해변 테마의 플레이 리스트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이재은(여행 업계 홍보)
- 일러스트레이터
- 유승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