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20인의 질문, 빌리 아일리시라는 하나의 답.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대자연 속에서 빌리 아일리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 같은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유럽 투어, 깨야 할 또 다른 기록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여름 시즌까지. 여행길 위에 선 빌리 아일리시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국과 앞으로 펼쳐질 미지를 되돌아본다.
음악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그는 자신이 대변하는 세대를 이끌고 그래미와 오스카를 휩쓰는 슈퍼스타로서 독보적인 ‘음악계의 제패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금, 익숙한 동료들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은 빌리 아일리시에게 길 위의 조력자가 되어준다. 자, 채플 Chappell, 이어서 진행 부탁합니다.

CHAPPELL ROAN
CR 좋아, 시작해보죠, 빌리 내 사랑. 재미있는 질문 하나, 왜 더 이상 긴 손톱을 하지 않는지 사람들이 궁금해해요. 설명해주겠어요?
BE 안녕, 자기. 자, 봐봐요, 저는 긴 손톱을 너무 좋아하지만 그 손톱으로는 어떤 악기도 연주할 수 없어요. 집에서나 투어 중에 기타나 피아노를 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손톱이 너무 길면 할 수가 없죠. 그래도 가끔은 손톱을 확 튀게 칠하긴 해요. 긴 손톱 시절이 그립네요. 사랑해, 채플. 물어봐 줘서 고마워.
MICHAELA COEL
MC 당신의 작업들을 돌아보면 당신의 예술성이 수년에 걸쳐 얼마나 두려움 없이 변화해왔는지 정말 비범해요. 어떤 면에선 성공한 아티스트들 중 다수는 외면 당할까 봐 두려워서 그런 시도를 주저하기도 하죠. 당신의 성격대로 그런 길을 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뭐예요?
BE 정말 사려 깊은 질문이네요. 두 가지가 떠오르네요. 먼저 어렸을 때의 저는 제가 두려움 없이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제가 열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이 제게 고정관념에 맞지 않는다, 반항아라는 둥 말할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나요. 그냥 제가 멋지다고 여기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의도적으로 어떤 틀이나 규칙을 깨거나 음악을 바꾸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과 제가 원하는 것에 충실했을 뿐이에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의심과 두려움에 시달렸고, 압박감도 많았고, 저를 아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무언가 말을 얹더군요. 가끔은 제 자신을 믿거나 저를 믿는다는 사실조차 기억해내기 어려웠어요. 아직은 과정이긴 해요. 그렇지만 저는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의지가 강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질문을 해줘서 고마워요, 미카엘라!
ARIANA GRANDE
AG 무엇이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나요?
BE 안녕, 아리! 이에 대한 제 대답이 무엇인지 아시죠? 도파민.(웃음) 저는 활동을 좋아해요. 뭐가 됐든 끊임없이 움직이고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하죠. 정체되어 있을 수 없어요. 저를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활동적이고 자극적이며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제 대답은, 도파민과 관련된 모든 것요.
AG 이어지는 질문이 또 있어요.
BE 정말 프로페셔널하군요. 마음에 들어요.
AG 당신은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잖아요. 나약함을 가진, 하지만 감정을 아낌없이 나누는 예술가이자 친구로서, 마음의 여유가 바닥날 때 당신을 다시 채워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BE 오 이런, 사랑스러운 친구. 최근에 깨달은 건데,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더라고요.(웃음) 그러니까 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저를 웃게 해주고 온전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게 그저 좋아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 말이죠. 그게 저를 제정신으로 유지시켜주는 힘이에요. 웃음이 제 치료제더라고요. 그리고 오빠(빌리 아일리시의 음악적 공동 창작자이기도 한 피니어스 Finneas)와 함께 있는 것도 제 치료제고, 엄마 아빠도요. 너무 지친다 싶을 땐 항상 그들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피니어스는 확실히 모든 걸 훨씬 더 낫게 바꿔주는 사람이에요.
FINNEAS
FA 안녕 빌리.
BE 오, 안녕. 양반은 못 되네.(웃음)
FA 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볼 때, 그게 네가 원했던 모습으로 만들어진 거야,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처럼 느껴져?
BE 음, 핀치, 난 둘 다라고 생각해. 난 부인할 수 없는 나 자신이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으며, 때로는 살짝 부담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난 그 여자애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걸. 가끔은 어디로 도망칠 수 없다고 느끼기는 하지만. 이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정말 많이 좋아하게 될 만큼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어. 다행이지. 약간의 예외가 있을 때도 있지만.

STELLA MCCARTNEY
SM 피니어스와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BE 그럼요. 항상 그래요! 남매들만의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아시죠? 조용히 서로 바라보고 있으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는 이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그는 함께 곡을 쓰고 창작할 때도 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그는 제가 저도 모르게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조차 알아채더라고요.
IDRIS ELBA
IE ‘빌리’라는 이름으로 자라면서 ‘빌리’란 이름을 따오게 된 누군가가 원래 있었는지,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란 걸 알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해요. 자신의 이름이 자랑스러웠나요, 아니면 부끄러웠나요?
BE 이 질문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어렸을 땐 제 이름이 정말 싫었어요. “빌리는 남자 이름인 줄 알았는데.” 제 인생에서 매일 듣던 말이에요. 너무 화가 나서 바이올렛이나 라벤더 같은 예쁜 꽃 이름 같은 걸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금은 이 우주에서 빌리가 아닌 어떤 이름도 내 이름이 될 만한 게 없다는 사실이 정말 웃기죠. 저는 제 이름을 너무 사랑해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제 성격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하고요. 제 이름은 할아버지 성함인 ‘윌리엄’으로부터 왔대요. 그러니까 제가 아는 최초의 빌리는 할아버지였지만 정작 저는 할아버지를 만난 적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여자 중에서 빌리란 이름을 가진 첫 번째 기억은 <닥터 후>의 빌리 파이퍼 Billie Piper였어요. 저는 <닥터 후>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 사실이 엄청 엄청 좋았어요. 동시에 질투가 나고 화가 나기도 했죠. ‘왜 내 이름을 부르면서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거야? 용납할 수 없군!’ 이런 기분 말이에요.(웃음)
JANE FONDA
JF 당신 세대의 자랑스러운 점은 뭐예요? 우리 세대가 여러분에게 배웠으면 하는 점은 뭔가요?
BE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괜찮다고 말하는, 수용적이고 거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 보려는 문화에 대해 우리 세대가 자랑스럽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 부모님에게 그들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있는데요, 트라우마를 자극할 만한 너무 센 일들에 대해서는 절대 말씀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저는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소통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발 감정 좀 느끼는 것 따위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제 세대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요. 우리 Z세대는 감정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사람들이에요. 또 동시에 그 점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JF 그리고 이어서, 환경 운동의 한 형태로서 예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어요?
BE 제가 진정으로 관심 있는 일에 제가 하고 있는 예술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제 투어에서 팬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더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도 하고, 식물성 식단을 구할 수 있는 곳과 지역사회의 다른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죠. 저는 (2021년에) 멧 갈라에 초대되었을 때 오스카 드 라 렌타를 입었는데, 그때를 기점으로 오스카 드 라 렌타는 앞으로 모피를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플랫폼을 선동적이거나 이기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많고, 저는 제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아니면 이 모든 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안 그래요?
STELLA MCCARTNEY
SM 나는 당연하게도, 당신이 동물과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비건 채식에 대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하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빌리의 경우엔 어떻게 그 감정을 표현하게 된 건가요?
BE 저는 베지테리언(동물 고기는 먹지 않지만 우유, 치즈, 달걀 등은 먹을 수 있다)으로 자랐고 모든 육류를 전혀 먹어본 적이 없지만, 유제품만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 엄마를 시작으로, 이어서 나머지 가족 모두가 비건(동물과 관련한 모든 음식을 섭취하지도, 사용하지도 않는다)으로 전향했을 때, 저는 절대 비건으로 가지는 않을 거라는 걸 꽤나 강력하게 확신했어요. 저는 유제품을 좋아했거든요. 치즈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어요. 너무 시끄럽고 짜증이 났고, 동물을 죽이는 게 아니니까 괜찮은 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와우, 그건 정말이지 너무 어리숙하고 공감 능력이라곤 없는 사고방식이었어요. 저는 그로부터 몇 년 후에야 비건식을 시작했는데, 주된 이유는 제 몸이 싫었고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차차 낙농 산업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정상적이고 괜찮은 척하는 엄청 끔찍하고 불안한 동물 농업에 대해 알게 됐죠. 절대 이걸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는 않을 거예요. 누구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맛이 좋다고 해서 동물을 학대하고 도살하는 것이 전혀 비인도적인 일이 아니라는 오해는 제게는 어리석고 무분별하게 보입니다. 사람들은 개가 학대당하거나 도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굉장히 화를 내면서, 포획되어 학대받고 도살된 다른 동물에 대해서는 두 번 생각조차 하지 않고 먹어요. 덤벼볼 테면 덤벼라, 이것들아.

GRETA GERWIG
GG 한 2주 동안 동물이 될 수 있다면 뭐가 되고 싶어요?
BE 착한 늙은 개요. 강하고, 행복하고, 포근하고, 사랑받는 개 말이죠. 아니면 말. 벌판에서 질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SABRINA CARPENTER
SC 주유소 편의점에서 당신이 늘 사는 품목은?
BE 오 마이 갓, 사브리나, 안녕. 이런 질문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전기차를 타서 이젠 주유소 들를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전 늘, 항상 껌을 사요. 어딜 가든 껌이 보인다? 그러면 바로 사요. 옛날 스타일 스피어민트로. 절대로 뭐, 과일 맛이 첨가된 거나 풍선껌은 안 사요. ‘우웩’이에요. 아, 그리고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도요.
CHIOMA NNADI
CN 어린 나이에 유명해졌잖아요, 빌리. 데뷔 초 패션을 돌아보다가 오그라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BE (웃음)오 세상에, 물론이죠! 하지만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하는 제 자신을 받아들여야만 하겠죠. 신발 바닥에 끈이 달린 진짜 탱탱볼로 만든 신발을 신은 적도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좀 오버해서 몰입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GRETA GERWIG
GG 어떤 신발을 신으면 제대로 각 잡고 나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BE 조던 4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신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NICKI MINAJ
NM 이상한 질문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가끔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조금 불편해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여자가 외모나 어떤 신체적 특성 때문에 작업적 측면이 가려진다고 느낀 경우가 있거든요. 커리어를 쌓는 동안 혹은 쌓기 전에, 사람들이 당신을 보지 말고 음악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당신이 써 내려간 의미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말이에요.
BE 니키, 이 질문 때문에 눈물이 좀 났어요. 글쎄요···. 질문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제 자신을 진정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제 자신을 그런 식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이 다른 걸 가려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힘들어한 적이 없어요. 저는 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본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되레 제가 아름답다고 스스로 설득해야만 했어요. 여자이기란, 참 힘든 일입니다.
NM 자, 이제 진실을 말할게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그리고 당신은 트렌드세터고요. 그 젯블랙과 네온 그린 헤어스타일에 공식적인 이름을 붙여준다면 뭐라고 부르고 싶어요?
BE 빌리?(웃음)

COLMAN DOMINGO
CD 머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거의 모든 색깔 헤어를 다 해본 것 같은데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과 그 이유는요?
BE 안녕, 아름다운 그대. 저는 제 인생의 두 가지 특정 시기, 즉 녹색 뿌리와 붉은 뿌리를 로맨틱하게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블랙과 그린은 개인적이면서도 제 커리어를 결정짓는 룩처럼 느껴졌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누구인지 정확히 느꼈어요. 전에는 그런 비슷한 걸 본 적도 없었고, 진짜 제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생겼다는 점이 정말 기분 좋았어요. 그 톤의 초록색은 오랫동안 저만의 색깔 같았어요. 머리, 손톱, 옷까지. 제게는 마법 같은 시기였고 아주 강렬했죠. 그땐 제가 점점 더 저라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
CHARLI XCX
CX 누군가 네 인생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면 누가 감독하고 누가 주연을 맡을까?
BE 찰리! 맙소사, 나라면 음…, 내가 직접 연출하거나 에이단(에이단 자미리 Aidan Zamiri, 빌리 아일리시의 비주얼 공동 작업자)과 함께 연출하고 싶고, 날 닮은 어린아이를 등장시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MEL C
MC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해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BE 오, 세상에. 불평쟁이가 되고 싶진 않지만, 제기랄, 아주 커다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답니다.
SABRINA CARPENTER
SC 좋아, 말해봐요. 음악 산업에서 제일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 뭐예요, 빌리?
BE 스토커들. 아마도. 하하.
NICOLA COUGHLAN
NC 지금 당신은 세계적으로 이미 알려진 사람인데, 하루 동안 완전히 익명으로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BE 지하철을 타고 싶어요. 하루 동안 그냥 밖을 걸어 다니고 싶어요. 그저 평범한 일을 하고 싶어요. 얼굴을 숨기거나 안전한지 걱정하거나 모르는 사람이 내 사진을 찍을까 봐 신경 쓸 필요 없이, 귀엽고 인기 있는 동네를 산책하거나 밥 먹으러 가고 싶어요.

SZA
SZ 빌리는 어떤 꿈을 많이 꿔요? 마지막으로 꾼 악몽은 뭐였어요? 예지몽 같은 걸 꾼 적이 있나요?
BE 사랑해, 시저! 예지몽 같은 꿈 당연히 꾼 적 많아요. 그래서, 물론, 모든 악몽이 무슨 징조일까 봐 무서워지곤 해요. 최근에 꾼 악몽은, 뭐 악몽이라고까지 할 건 아니지만, 제가 너무 먹고 싶었던 부리토에 대한 꿈이었는데 타코 트럭에 가서 아무리 기다려도 가게는 부리토를 만들지 못했고, 이런 일이 영원히 반복됐어요. 결국 못 먹었죠! 너무 속상했어요. 그래서 말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45분 정도 운전해서-언제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반 누이스 Van Nuys의 LA 최고 비건 식당 ‘엘 코시네로 El Cocinero’에 가서 12인분 정도 되는 충분할 만큼의 음식을 샀어요. 그러니 결국 악몽은 아니었죠. 그 꿈으로 인해 하루 계획을 완전히 바꾸게 되긴 했지만요.
MICHAELA COEL
MC 양치질 전과 후에 모두 치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어요?
BE 놀라운 질문. 저는 항상 치실을 먼저 사용하고 양치질을 한 다음에 가글액을 쓰곤 했거든요. 하지만 그건 강박증에 가까웠죠. 작은 것부터 큰 것, 그다음에 더 큰 것까지. 그런데 제대로 된 방법은 양치질하고 치실한 다음 가글액 순서가 맞는 것 같아요. 치실로 시작하면 그 안에 더러운 게 너무 많잖아요.
ALEX WOLFF
AW 비틀스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뭐예요?
BE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지금 모든 곡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있는데 전혀 선택지를 좁힐 수가 없네요. ‘Something’은 절대 질리지가 않아요. ‘I’m Looking Through You’는 제가 실제로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고, ‘She’s Leaving Home’, ‘In My Life’, ‘A Day In The Life’, ‘And I Love Her’, ‘Michelle’, ‘Julia’···, 저는 끝도 없이 말할 수 있어요. 더 많이 언급하지 못해서 기분이 별로일 정도로요.
NAT WOLFF
NW 요즘 음악에서 가장 흥분되는 것은 뭔가요?
BE 오클루 Oklou(프랑스 뮤지션)가 저를 너무 신나게 해줘요. 솔직히 저를 설레게 한 사람은 아주 오랜만에 그녀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냇, 너랑 알렉스, 네 녀석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도 항상 그렇지. 사랑해, 냇.
WILLY CHAVARRIA
WC 지금까지의 작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운드를 주제로 패션 캡슐 컬렉션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을 담고 싶어요?
BE 글쎄, 윌리, 이 질문은요, 당신이 직접 해주는 걸로 대답해주면 어떨까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결말 장면을 바탕으로 패션 캡슐 컬렉션을 한번 만들어봐 주는 건 어때요?

HANS ZIMMER
HZ 무대 공포증을 겪은 적이 있어요? 그렇다면 무대 공포증을 어떻게 극복하죠?
BE 솔직하게 말하면, 제 인생에서 그런 적은 없어요. 무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예요. 가끔 긴장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과 설렘으로 인한 긴장감일 뿐이에요. 무서워도, 좋아요.
MEL C
MC 가장 친한 사람들과의 우정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요?
BE 친구들이 제게 가르쳐준 건, 알려진다는 건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이자 가장 무서운 부분이라는 것 같아요. 저는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상처받는 것이 무서워서 친구 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입니다. 상처를 견딜 만한 가치가 있어요.
SZA
SZ 그리고 그렇게 배운 걸 바로 예술에 적용해버리더군요. (가장 최근 앨범인)에서 솔풀한 런과 보컬 톤의 차이를 많이 느꼈어요. 어느 순간엔 제대로 시원하게 내지르는 벨팅 Belting 창법을 하더라고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렇게 다양한 음색 톤과 보컬 기교를 보여주겠다는 결정은 어디에서 나온 거예요?
BE 정말 다정하고 사려 깊은 질문이네요. 고마워요.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많은 트레이닝을 해왔고 목소리가 훨씬 더 좋아지고 강해지면서 이전에는 할 수 없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죠. 바로 오늘 아침에도 이런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는 곡의 데모를 녹음할 때나 음성 메모를 남겨둘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런(Run, 음 하나에서 여러 음을 연결해 부르는 기교적 표현)을 모두 넣었어요. 하지만 진짜로 녹음할 때는 항상 원래 만든 멜로디에 맞춰서 녹음했고, 장난스러운 런 같은 건 전혀 추가하지 않았어요. 이번엔, 특히 녹음할 때는 부스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볼 때와 똑같이 제 목소리를 내기로 제 자신에게 약속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합창단원을 하면서 자랐는데 거기선 매우 정확한 파트가 필요한 합창곡을 부르기 때문에 멜로디라든지 음색, 비브라토 등을 가지고 논다는 게 허용되지 않았어요. 그 시절이 정말 좋았고 음악에 대한 제 열정의 많은 부분이 거기서 비롯됐던 게 맞아요. 더 느슨하고 재즈적인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꼭 배워야만 했던 것이기도 했어요. 저는 세상 무엇보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요. 이번 앨범에선 제 영혼이 이끄는 대로 노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미소 짓는다.)
GRETA GERWIG
GG 빌리, 하루 종일 얘기할 수는 있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여든다섯 살 정도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고 있는 꿈이 있어요?
BE 여든다섯 살까지 살아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를 바라고, 또 늙어가는 저를 받아들이고 싶고, 그게 제 주요 희망사항이에요. 그때까지 좋은 대통령, 아주 좋은 대통령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도 아이가 있고, 그 아이들도 아이가 있고, 그렇다면 인생이 참 멋질 것 같네요.
COLMAN DOMINGO
CD 자, 얘기해봐요, 자기야. 천국이 있다면 그곳에 도착했을 때 어떤 뮤지션이나 밴드와 함께 공연하고 싶어요?
BE (미소 짓는다.)비틀스. 당연히요. (잠시 생각하다)그리고 아마도 프랭크 시나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