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담을 추억들, 딱 한 곳의 편집숍.
김은희ㅣ피처 에디터

우물차 티백, 머그 차를 즐기는 다도는 알면 알수록 어려워서 일단 쉽고 가볍게 마시는 게 최고라고 자위하는 중. 연잎, 구찌뽕, 국화의 맛을 담은 우물차 티백 2만4천원, 앞터. 티백 넣고 우려내면 끝. 작은 티 컵 6만2천원, 이스트스모크.

고시볼 입에 넣는 순간 금세 사라져서 깜짝 놀랄 한입 거리 한과. 고시볼 7천원, 교동한과.

작은 접시 한국에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이 있어요. 고시볼 한 알을 먹어도 손맛 묻어나는 멋진 그릇에 담아 맛보기. 작은 접시 3만원, 이스트스모크.

시집 2권 “기개가 좋다”라는 한국어 뜻이 궁금할 때 펼쳐보면 알게 될 책.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1만2천원, 문학과지성사.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1만2천원, 문학동네.
추억 장바구니 ① 낮에는 찻물을 텀블러에 담아 들고 잠수교에서 동작대교까지 한강을 따라 걷다 풀숲 아무 벤치에나 앉아 강 건너 서울 정경 구경하기. ② 밤에는 한남동부터 명동 방향으로 소월길 산책하다 남산타워가 정수리 위로 보일 때쯤 왼편으로 고개를 돌려 산 아래 서울 야경 구경하기. ③ 밤낮으로 좋은 기개 옮겨 적기. “사랑하자 / 파산해버릴 때까지” –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96쪽, ‘부루마불’.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25쪽, ‘올여름의 인생 공부’.
딱 한 곳 안주 ‘아무거나’를 파는 Since 1990 맥줏집,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24 그린호프. 먹거리 고르기도 귀찮을 때 “아무거나”를 외치면 참외, 수박, 오렌지, 각종 제철 과일과 돈까스, 생선까스, 감자튀김, 여러 튀김류, 뜬금없지만 분명한 화룡점정 청양고추가 한접시에 담겨 나온다. 휘뚜루마뚜루 설렁설렁한 것 같아도 맛의 균형과 질의 신선함이 엄격하게 지켜진 이것이야말로 코리안 아찔한 랜덤 특미. 3만5천원.
최태경ㅣ패션 에디터

서울 커스텀 티셔츠 서울에서의 추억들을 티셔츠에 기록 하는 셈. 즉석에서 뚝딱, 신속하고 정확하게! 한바탕 놀고, 먹은 것들로 꾸미는 그리니 박스 커스텀 티셔츠 2만9천원, 으뜸서울.

K-쿨 K-전통 스크럽, 때밀이 수건 디자인의 양말이 이렇게 쿨하다.협업 천재 발란사의 SSB 로고 티 4만8천원, mlal alwayth × 발란사 컬래버레이션 타워 삭스 3만5천원, 모두 발란사.

티셔츠로 하는 말 저비용 고효율의 바이럴을 보장하는 김씨네 과일가게 특제 ‘Baby’ 시리즈. 본인의 출신 국가로 맞춰 입고 있으면, 낯 가리는 한국인들도 열 중 아홉은 먼저 말을 건낼 것이다. 새끼 티 3만원, 반짝 새끼 티셔츠 3만5천원.

제주에서 왔어요 곱은 거시 세상 살암수따. 한라봉도 따고, 물질도 하고, 서핑도 하는, 제주도 사투리 차지게 할 것 같은 테디 베어 시리즈가 잘도 귀엽다. 한라봉 프린트 티셔츠, 만다린 곰돌이 티셔츠 각각 4만9천원, 모두 아일랜드 프로젝트.

입는 시 글자 하나, 여백 하나에도 여운이 한가득이다. 윤동주 시인의 <길>의 한 구절을 흩 뿌려놓은 스프니어 9 티셔츠 13만원,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추억 장바구니 ① 독립문역 근처에서 시작하는 초보 코스로 인왕산 등반 후 수동 계곡 방향으로 하산해 서촌에 진입. 자연스럽게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잔 진하게 걸치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서촌 골목 탐방하며 맞춤 티셔츠 만들어 입고, ‘인생 네 컷’으로 오늘의 인증샷까지. ② 이촌에서 망원동까지 따릉이 타고 한강 라이딩. 중간에 편의점이 보이면, 잠깐 맥주도 한 캔 하고, 강 건너 여의도가 보이는 구간에선 꼭 인증샷을 찍는다. 무엇보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코스를 택할 것. 눈앞에 펼쳐지는 하늘의 색이 완전히 다르다. ③ 주말 저녁 홍대 곱창 전골 LP 바에서 대체 불가한 코리안 블루스 온몸으로 만끽하기. 모르는 노래라도, 일단 느끼면 된다.
딱 한 곳 한국은 카카오톡이 멈추면, 의사소통이 불가한 나라다. 카카오톡의 라이언은 셀러브리티, 루피는 비공식 감정 대변인. 카카오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엔 제법 퀄리티 좋고 쓸모 있는 루피와 라이언, 또 그들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니 갈 수 없다.
임채원ㅣ디지털 에디터

향꽂이 신라의 풍류에서 거슬러 올라온, 심신 안정을 도와줄 향을 이곳에 꽂아보기를. 그 이름도 재미난 ‘악기를 연주하는 토우 향꽃이’ 1만원,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뮷즈 MU:DS.

아트 키트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순수성을 간소하게 느낄 수 있는 MMCA 그림 키트. 장욱진 아트 키트 2만4천8백원, 이중섭 아트 키트 1만4천6백원,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 배지 설백, 감빛, 쪽빛. 당신이 미처 몰랐던 한국의 팔레트를 감상할 수 있는 박노수 미술관의 기념품 핀. 무게도 가벼우니 짐 가방이 꽉 찼어도 부담 없다. 위부터 산, 말, 복숭아, 개당 7천원부터.

액막이 오브제 일상의 나쁜 기운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코리안 리넨 안초비. 나쁜 기운은 쫓고 귀여운 기운을 가져오니 좋지 아니한가? 액막이 모시 명태 13만원, 리움스토어.

윷놀이 세트 창덕궁 별당 낙선재의 거북이 등 문양과 조선의 오얏꽃을 모티프로 한, 놀이하며 부귀 장수까지 기원할 수 있는 코리안 보드게임. 고궁박물관의 윷놀이 세트 8만9천원, 국가유산진흥원.
추억 장바구니 ① 이브 클랭만큼이나 다채로운 한국 모던 미술 속 쪽빛의 아름다움을 음미한다. ② 케이팝의 뿌리는 “노세 노세 젊어 노세”. 인생 가운데 흥이 있었고, 흥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었던 한국 선조들의 풍류와 해학을 오직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굿즈로 즐겨본다. ③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으로 당신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삶의 예술이 이곳에.
딱 한 곳 지난 도록, 뮤지엄 굿즈, 전통 공예 작품이 한데 모여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 가게. 이곳을 거점 삼아 서울 예술 산책을 시작하거나 디지털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봐도 좋다.
정유진ㅣ패션 에디터

젖지 말고 샴푸 방금 씻고 나온 척할 수 있는 위장 뽀송 헤어 파우더. 정수리에 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결과는 어메이징! 로즈메리 드라이 샴푸 파우더 10그램 2만원, 아로마티카.

쌀로 파우더를 지은 코리안 대디 아빠가 딸을 위해 만든 브랜드, ‘파파 레서피’의 개국공신이다. 가루 제형으로, 물의 농도에 따라 각질 제거제 또는 클렌저로 사용할 수 있다. 쌀의 고소하고 달큰한 향기가 꼭 밥 짓는 냄새 같기도 하다. 효소 파우더 클렌저 130그램 3만1천5백원, 파파 레서피.

떡을 닮은 세안 비누 주의하세요. 먹는 떡이 아니니까요. 녹차와 녹두가 피부 노폐물을 말씀히 세정하는 쫀득 말랑 저자극 세안제. 그린티 딥 포어 찹쌀떡 솝 150밀리리터 2만8천원, 아렌시아.

모(毛)자람 샴푸 바 전 세계 20억 탈모인은 주목하세요. 금방이라도 검은 머리가 날 것만 같은 샴푸 바가 있으니까요. 신선한 국산 검은콩과 숯으로 만들었다. 검은콩 샴푸 바 S21 100그램 1만1천원, 톤 28.

코리안 소울 에센스 몸에 좋고 피부에는 더 좋은 인삼을 항아리 모양 보틀에 담았다. 수분은 물론 안티에이징 기능까지 탁월하다. 이게 바로 코리안 진생의 힘일까? 본윤 에센스 149밀리리터 7만3천원, 설화수 맨.
추억 장바구니 ① 성수동 팝업 스토어 투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서울숲에서 좋아하는 책도 읽는다. ② 퍼스널 헤어 컨설팅으로 외모를 업그레이드해본다. ③ 뚝섬 한강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치킨에 맥주 한잔.
딱 한 곳 한국형 제로 웨이스트 숍, 알맹상점. 뷰티 리필대부터 생활용품,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제로 웨이스트. 소비를 했는데 무언가 뿌듯함까지 안고 돌아오는 기분은 덤이다.
김성지ㅣ패션 에디터

세컨드핸드 숍의 러닝 슈즈 좀처럼 마음에 드는 러닝화가 없을 때 발견한 신발. 알렉산더 맥퀸과 푸마의 협업으로 탄생했기에 더욱 희귀하다. 하지만 이 신발을 신고 달릴수록 마음 아픈 것은 왜일까? NY 러닝 슈즈 레이저 34만원, 퓨마 바이 알렉산더 맥퀸 at 아토스 서울.

바람막이 요망한 프라다의 레드 로고에 혹한 셔츠. 남들이 보기에는 예쁜 구석이 없지만 이 셔츠의 포인트는 안감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패커블 윈드 셔츠 15만원, 주카(2007) at 아토스 서울.

리버시블 백 뭐든지 넣을 수 있을 것 같고, 언제나 함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시집, 텀블러, 아이패드, 서류, 여권, 일기장 등등 뭐든 던져 넣고 밖을 나서도 좋다. 서울을 몽땅 담는 래빗 리버시블 백 24만원, 오팔 스튜디오.

리 사이클 파우치 파우치 하나도 평범한 것은 싫다. 영원히 피어나는 오팔 × 스트로모브카 파우치 12만원, 오퍼레이팅 프로젝트 at 오팔.
추억 장바구니 ① 아토스 서울의 러닝 슈즈를 신고 한강 달리기. 코스는 잠수교부터 양화대교까지 딱 12킬로미터. 한여름에 땀을 쫙 빼는 것은 밤을 위한 준비다. ② 밤이 찾아오면 시원하게 샤워를 한 후 을지로로 향한다. 진미네, 만선호프, 삼수갑산, 우일정, 은주정 등 노포 맛보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왁자지껄 어우러지는 맛과 멋의 향연은 외국인들에게 생경할지도? ③ 얼큰하게 취기가 도는 깊은 밤엔 젊음을 찾아 떠난다. 생기 스튜디오, 롤링홀, 제비다방, FF 등 홍대 공연 문화를 밤새도록 즐기는 것. 한국의 음악이 K-팝만이라는 편견을 부수며 K-밴드도 이토록 대단하다는 걸 체험하도록.
딱 한 곳 속초식 만두 삼합과 ‘인생의 하이볼’을 즐길 수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로77길 19 36호에 위치한 인생의 하이라이트! 내가 만드는 하이볼을 대접하고 싶지만, 이곳은 나보다 한 수 위다. 가게가 좁으니 초저녁에 가는 걸 추천한다.
박지윤ㅣ디지털 에디터

오타쿠 아니고 귀한 겁니다 e-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한 페이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명예의 전당 ‘Hall of Legend’.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출시한 페이커의 영원한 단짝 아리 스태츄. 페이커 기념 스태츄 35만9천원, 라이엇게임즈 at 라이엇 스토어.

오늘 주인공은 나야 게임을 못하는 마음 아픈 능력을 가진 만년 꼴등인 이들에게도 행운을 빌어주는 마우스. 바이퍼 V3 PRO 페이커 에디션 마우스 27만9천원, 레이저스토어.

가끔은 ‘일반인 코스프레’ 응원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수많은 스폰서와 이름이 마킹된 저지가 부담스럽다면 제격인 재킷과 트러커 햇. 게다가 반디 더 핑크와의 만남이라니, 이것 귀하다. 재킷 28만원, 트러커 햇 4만5천원, 모두 T1.

빨간 심장 등 뒤에 새기는 그의 이름, FAKER. 2025 오피셜 유니폼 저지 11만9천원, 2023 오피셜 윌즈 머플러 4만9천원, 모두 골스튜디오.

살아있는 징크스 넷플릭스 시리즈 <아케인>을 봤다면 이 그래피티를 그린 징크스를 떠올릴 것. 베어브릭 100퍼센트, 400퍼센트 세트 26만8천원, 라이엇게임즈 at 라이엇 스토어.
추억 장바구니 ① 페이커를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스폿 하이디라오에서 페이커 유니폼으로 페이커 기습 숭배하기. ② 페이커처럼 되고 싶다면 T1 베이스캠프 피시방에서 한국의 인터넷 스피드 경험하기. ③ 페이커를 만날 수 있는 확률 100퍼센트, 경기가 있는 날을 골라 라이엇의 롤파크에 방문해 영접하기.
딱 한 곳 ‘e-스포츠 하면 한국’이라는 공식에 어울리는 공간, 롤파크.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구글 맵에 롤파크는 무조건 추가해야 한다. 굿즈 스토어부터 피시방,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아레나, 구단별로 전시된 트로피 공간과 롤파크에서만 볼 수 있는 시즈널 이벤트까지.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꼭 경험해 보길.
신기호ㅣ피처 디렉터

한국 대표 버너 위부터 | 앞면 환기 구멍을 태극기의 건곤감리 형태로 디자인한 그야말로 찐 한국템. 구이와 찜, 찌개 등 안 되는 요리가 없는 코베아의 대표 버너, 구이바다의 새 버전이다. 건곤감리 에디션, 14만3천원. KOVEA. 작을수록, 가벼울수록 여행객의 배낭은 넉넉해지니까. 딱 책 한 권 정도만 한 크기로 실용적인 데다 가격까지 기특하다. 구이바다 미니, 9만9천원. KOVEA.

한강 체어 한강의 정취를 오랫동안, 편하게 즐기려면 돗자리보단 의자가 낫다. 짐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작게 접히고 가벼워서 호도도도 명당을 찾아다니기에도좋다. 체어원 (re), 13만9천원. HELINOX.

커플 한강 체어 한강 체어와 커플템으로 추천. 다리도, 허리도, 그래서 키까지 큰 외국인이라면 더 좋고, 하이 하이백 (re), 16만8천원. HELINOX.

서울의 달 도심을 벗어나보려는 용감한 여행객에게 서울의 달을 닮은 조명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울트라3.0 M, 9만9천원. CLAYMORE.
추억 장바구니 ① 한글은 몰라도 돼. 그저 예뻐서 고른 한글이 빼곡한 책 한 권 사가기. ② 팔팔한 서울은 녹록지 않을 테니, 1일 1냉면, 시원한 냉면 탐방기. ③ 도심은 뻔하니까, 서울을 빙 두른 둘레길 걸어보기.
딱 한 곳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아웃도어 스타일을 만나보고 싶다면? 한남대교 북단에 위치한 HCC 센터는 세계 아웃도어 시장을 들썩이게 만든 헬리녹스의 모든 라인업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매장에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테디 아이템은 물론, 출시하는 순간 사라지는 번쩍이는 협업들도 전시돼 있고, 여기에 직접 앉고, 눕고, 사용해보는 식의 체험까지 가능하니, 그동안 헬리녹스를 모니터로만 경험했다면 꼭 들러보길. 지하부터 3층까지 계단을 따라 오르며 텐트와 타프, 캠핑용 체어와 침대, 우산과 트래킹 폴, 그리고 터그의 가방까지 도슨트 투어하듯 차례로 경험하는 시간은 어떤 산을 오르는 것만큼 즐거울 테니!
전희란ㅣ피처 에디터

꾼들의 소주 ‘꾼들’ 사이에서 유명한 삼해소주는 언제나 실패 없는 선택. 조선시대 사대부 사이에서 음용되던 서울 대표 소주의 호방함까지 지녔다. 입가심, 온더록, 칵테일 기주, 담백한 하이볼로도 좋으니까. 45도 250밀리리터 3만~4만원대, 삼해소주.

부드럽고 거칠어 안동 맹개마을에서 유기농 통밀로 만든 전통 방식 소주. 겨울처럼 쌀쌀한 줄 알았는데 아직 지나지 않은 가을처럼 뜻밖에 따뜻한, ‘츤데레’ 같은 술. 셰프들도, 바텐더들도 두루 좋아하는 놀이 술. 53도 15만원, 맹개술도가.

한국식 위스키 예산이 고향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이어받은, 위스키와 사과 증류주 사이 그 어디쯤. 2만7천원, 예산사과와인.

이래도 사과 안 할 거야? 없는 술 없겠지? 싶은 주당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할 때 좋은 사과 소주. 애플 사이더의 능력자들이 만들었으니 믿음직하다. 화사한 전채, 콤콤한 안주까지 두루두루 좋은. 1만원대, 댄싱사이더.

유통 기한 없는 청주 단색화같이 미니멀한 라벨을 두른, 이름도 어여쁜 서설. 한국 토착 효모로 발효시킨 술에서는 은은한 과실 향, 사과 향이 피어난다. 720밀리리터 1만9천2백원, 술샘.
추억 장바구니 ① 연남동 초입 보틀숍에서 처음 보는 술과 수줍은 인사를 나누고, 눈과 마음에 쏙 들어온 술을 골라 ‘연트럴파크’, 홍익대학교 캠퍼스, 마포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루트로 걷는다. 적당한 취기에 기대어. ② 3만원대라는 은혜로운 콜키지 비용 정책을 지닌 중앙해장에 각자 여러 주종의 한국 술을 들고 다른 술, 다른 부위의 내장을 매치해본다. ③ 고기계의 옥토버 페스트라 불리는 종로3가역 야장 삼겹살, 이른바 ‘종삼육’에서 남들 먹는 것 따라 먹기.
딱 한 곳 나날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북촌 지역의 전통주 갤러리를 예약, 전국 팔도의 술을 홀짝홀짝 시음한다. 전통주 갤러리 관장의 설명을 도슨트처럼 들으며 맛보면 더 맛있다. 고도수 술의 향연에 별안간 속이 뜨끈해지고 낮술이지만 가벼운 해장이 필요할 때, 근처 힙하고 핫한 국밥집 안암에서 고수를 더한 안암국밥을 들이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