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의 사람과 여행을 하면 평소 몰랐던 성격 차이가 드러나 갈등이 생기기 쉽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최악의 여행’이 되는 지름길이다. 특히 올해 같은 무더위는 모두의 성질을 긁게 되니까 이 정도 매너는 갖추도록 하자.

예산과 스타일 미리 조율하기
여행을 함께하기 전에 방향을 먼저 확인한다. 항공, 숙소, 식비, 쇼핑 등 큰 돈이 들어가는 쪽의 스타일을 미리 맞추는 것이다. 저가 항공도 괜찮은지, 직항을 선호하는지, 숙소 형태는 어떤 게 좋은지, 식비는 대략 얼마까지 쓸 의향이 있는지 등. 이 대화 중에 즉흥형과 철저한 계획형 등 여행 스타일을 파악하기도 좋다. 여행 목적이 휴양인지 관광인지, 관광이라면 액티비티와 문화예술 중 어느 쪽인지 명확히 한다. 친하니까 맞춰주겠지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시작 전에 서로의 기대치가 맞아야 나중에 “왜 맨날 쇼핑만 해?”, “나 돈 없어.” 같은 갈등을 막을 수 있다.
경비는 반으로 나누고 정산은 빠르게
돈 문제는 관계보다 선명해야 한다. 계좌 이체가 필요하다면 당일 정산하거나 공유 가계부를 사용한다. 미리 공금을 걷어 그 안에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사람이 회계 역할을 해도 좋지만, 돌아가며 계산하고 정확히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 돈 문제로 친구를 잃는 것은 가장 흔한 패턴. 여행 가서 나만 돈 썼다는 불편한 감정이 쌓이기 전에 애매하면 꼭 말로 한다. 쪼잔해 보일 것을 걱정하다가 여행 다 망친다.
기분을 말로 표현
피곤하거나 배고플 때, 찝찝한 일이나 하기 싫은 일정이 있다면 돌려 말하거나 애매하게 티내지 말고 솔직하게 말한다. 친구 사이에 어련히 알아채겠지, 생각하면 서로 피곤하다. 참다가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게 여행이기도 하고. “난 좀 쉬고 싶어.”, “난 여기 꼭 가보고 싶어.”, “배 불러서 그만 먹고 싶어.” 등. 나는 필요한 말을 해서 좋고 상대는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어 좋다.

혼자만의 시간 인정하기
함께 여행을 왔다고 해서 24시간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붙어 있으면 그만큼 서로 배려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일정 중 하루나 반나절은 따로 활동한다. 휴식이 필요하다면 카페에서 사진 정리를 해도 좋고, 동네 산책을 할 수도 있다. 여유가 있어야 감정이 식고 다음 일정을 더 즐겁게 소화할 수 있다.
인증 욕심 조율하기
자주 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인증 사진이 꼭 가지고 싶겠지만, 당신 곁의 그 친구는 당신이 고용한 포토그래퍼가 아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너도 여기서 찍어줄까?” 정도는 되물어본다. 상대가 찍은 사진을 현장에서 확인하며 “잘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네.” 같은 피드백은 절대 입밖에 꺼내지 말자.
숙소 사용 매너 지키기
휴대전화 알림이 계속 울리지는 않는지, 내 짐이 너무 사방에 흩어져 있지는 않은지, 화장실을 나 혼자 오래 쓰고 있지는 않은지 의식적으로 확인한다. 여행에서 숙소는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상대에게도 마찬가지다.
변수에는 빠른 논의가 필수
문제는 말없이 다가오고 조용히 터진다. 생각지 못한 기상 악화, 컨디션 저하, 현지 상황 변화는 혼자 말없이 참을 필요가 전혀 없다. 단독으로 해결법을 찾기보다 먼저 상의하고 대안을 찾는다. 상황 자체에 화가 나는 것보다 상의 없는 행동이 감정을 상하게 한다.
고마움 표현은 티나게 자주
“꼭 오고 싶었던 곳인데 같이 와줘서 고마워.”, “이런 곳 찾아줘서 고마워. 너 없었으면 몰랐을 거야.”, “사진 진짜 잘 찍는다. 다 마음에 들어.” 너무 친한 사이라 표현하기 간지럽다는 생각이라면, 여행을 빌미로 해보자. 여행지에서 표현은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든다. 현지의 작은 선물이나 인스타그램 언급으로도 감사 표현을 할 수 있다. 함께하는 여행의 목적은 안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