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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에 미친 자들은 왜 이럴까? 6

2025.10.08.주현욱

혹시 주위에 이런 친구 있지 않나요?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스릴 추구형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맛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매운맛은 단순한 음식의 한 종류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모험과도 같다. 다른 사람들은 혀가 얼얼하다며 물을 찾지만, 이들은 그 얼얼함 속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또 단조로운 맛보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자극을 원하며, 한 입 베어 물 때 찾아올 스릴 있는 감각을 즐기는 편이다.

도전 정신형

이들은 매운 음식 앞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매운 라면 2단계, 3단계, 5단계를 차례로 정복하고, 결국 가장 매운 소스까지 당당히 도전한다. 매운맛으로 유명한 맛집에서 가장 매운 단계를 성공하면 마치 영웅이 된 듯한 성취감을 느낀다. 주변에서 말리거나 겁을 줘도 오히려 도전 의지가 더 타오르기도 한다. 이들에게 매운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자 자부심의 증거다.

고통 속 쾌락형

매운 음식을 먹는 순간,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며 눈물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이들은 그 상황마저 즐거워한다. 옆에서 그만 먹으라고 해도 고개를 젓고 웃으며 한 입 더 먹는다. 고통과 쾌락이 공존하는 이 묘한 순간이 바로 이들의 행복이다. 심지어 친구들과 매운 음식 대결을 할 때 눈물 콧물이 범벅된 얼굴로 서로를 보고 웃음이 터지는 즐거움도 매운맛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분위기 메이커형

모임 자리에서 메뉴를 고를 때 매운 음식 덕후들은 언제나 매콤한 요리를 추천한다. 모두가 너무 맵지 않을까 걱정할 때 이들은 “괜찮아, 먹다 보면 적응돼”라며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막상 매운 음식이 나와 모두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얼굴이 빨개질 때 이들은 태연하게 웃으며 “맛있지?”라고 말한다. 그 덕분에 모임 자리는 순식간에 웃음소리와 감탄사로 가득 찬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트레스 해소형

많은 매운 음식 애호가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불닭볶음면이나 매운 짬뽕, 화끈한 떡볶이를 찾는 경우가 많다. 매운맛을 한 입 베어 물면 속에서 뜨거운 불이 피어오르는 듯하고, 그 순간 걱정과 답답함이 날아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매운맛이 땀을 나게 하고, 눈물을 살짝 흘리게 하면서도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이들에게 매운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제다.

내성 보유형

흥미로운 점은 처음부터 매운맛을 잘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맵다고 소리를 지르던 사람들이 자주 먹다 보니 점점 더 강한 매운맛을 찾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매운맛 내성 덕분에 이제는 웬만한 매운 음식은 간식처럼 느껴지고, 더 강력한 매운맛을 찾아 나서게 된다. 매운맛은 이들에게 하나의 훈련된 능력이며, 동시에 자부심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