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사이의 앰배서더가 된 알렌 서현민 셰프.

GQ 평소 닷사이에 대한 인상이 궁금해요.
HM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원스타 일식당에서 일할 때, 당시 사장님이 니혼슈 캘리포니아 지부 협회장이었어요. 그때 닷사이를 처음 접했죠. 레이블에 쌀 정미율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나, 빼어난 쌀 야마다니시키만 사용해 만든다는 점 등이 굉장히 훌륭한 브랜딩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마셨을 때 와인 같은 느낌, 플로럴한 뉘앙스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GQ 단순한 선호로 앰배서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건 아니겠죠?
HM 협업할 때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나는 롱텀 릴레이션십, 그리고 윈윈. 닷사이와도 당장의 결과보다는 관계를 멀리 내다보고 시작했어요. 프랑스 아티장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서 샴페인 수입사도 운영하고 있는데, 비슷한 맥락에서 닷사이처럼 럭셔리한 니혼슈를 한국에 잘 소개하고 싶었어요.

GQ 늘 코스에 니혼슈 페어링을 넣는다는 소믈리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HM 미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쌀’이라는 재료가 저를 반영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동양인이고, 쌀은 아시안 식문화이니까요. 한국으로 돌아와 임프레션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타깃은 해외분들이었어요. 그래서 쌀을 원료로 한 음료를 꼭 페어링에 넣고 싶었죠. 처음에는 전통주를 사용했는데, 제 음식에는 섬세하고 복잡한 니혼슈가 더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GQ 니혼슈 페어링할 때의 원칙, 특별히 더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무엇이죠?
HM 현재 레스토랑 알렌에서 니혼슈 페어링할 때는 흔치 않은, 예상치 못한 매칭을 시도하고 있어요. 가을에는 히야오로시, 겨울에는 신슈나 시보리타테처럼 계절감을 잘 드러내기 위해 나마(생)사케 위주로 사용하고요. 페어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물론 밸런스죠. 단맛, 신맛, 바디감, 향에서 오는 밸런스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요.

GQ 최근에는 닷사이를 빚는 곳에 직접 다녀오기도 했죠.
HM 그 전에 닷사이 본사에서 알렌으로 식사를 하러 오셨어요. 그때 말씀하시기를, 알렌의 요리와 닷사이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재료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 디테일에 집착하는 점이 제가 보기에도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닷사이 양조장에 가보니 사람 손으로 일일이 하는 공정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량이 늘어도 결국 디테일한 부분, 사람 손길이 닿아야 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커다란 실험실도. 그들은 그곳을 이렇게 소개했죠. “우리의 심장입니다”.
GQ 그 ‘심장’부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던가요?
HM 매일 아침 8시, 술의 상태를 테이스팅해요. 굉장히 자세하게 기록하고 분석해 데이터화한 흔적들이 랩실에 고스란히 붙어 있죠. 그때 느꼈어요. 이것이 흉내 낼 수 없는 큰 무기구나.

GQ 셰프가 느끼는 닷사이 발효 공정의 아름다운 지점이 궁금해요.
HM 제가 뭐 하나에 빠지면 집착하는 스타일이에요.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각종 장과 전통주 만드는 수업을 들었고, 일본에서 몇 달간 지내면서 발효 수업도 들었어요. 두 나라 발효의 가장 큰 차이는 ‘컨트롤’인 것 같아요. 일본은 사람이 많이 간섭해서 발효를 조절한다면, 한국은 자연에 맡기는 느낌이죠. 그중에서도 닷사이는 컨트롤의 끝판왕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모든 자료를 수치화해서 작은 요소까지 조절하는데, 그 디테일에서 전율을 느꼈어요.
GQ 고된 하루 끝, 위로의 한 잔이 있다면.
HM 소노사키에 한 잔이 좋을 것 같아요. 닷사이가 추구하는 방향이 잘 나타난 제품이라고 느끼거든요. Beyond the limit. 그들이 추구하는 혁신, 정신을 감각으로 삼키며 저를 충전하는 기분이랄까. 세상엔 맛있고 훌륭한 사케가 정말 많지만, 닷사이는 많은 면에서 ‘나’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