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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커피 끊어야 겠다’ 생각할 때 하면 좋은 일

2025.11.07.조서형, Killian Faith-Kelly

나는 하루에 커피 세 잔을 마시다가 완전히 카페인을 끊은 사람이 되었다. 전문가에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끊는 방법을 물어본 뒤, 직접 시도했다. 커피를 마시던 모든 사람의 생에는 ‘이젠 좀 줄여야겠다’는 때가 온다. 그때 다시 꺼내어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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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을 끊기로 한 첫날 아침, 여자친구는 평소처럼 “커피 만들 건데 마실래?”라며 나를 깨웠다. 나도 평소처럼 “으으응… 마실래…고마워.”라고 대답하다가 갑자기 “안 돼! 잠깐만! 나 마시면 안 돼!”라고 외쳤다.

그녀는 문가에서 살짝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오늘부터 커피 끊었어.”라고 설명하자, 그녀는 비꼬듯 “오오, 커피 끊었구나~”이라고 되받았다. 약 15분 뒤, 나는 결국 무너졌다. 모닝 커피를 어떻게 참겠는가. 남은 한 모금이라도 마시려고 모카포트를 집어 드니, 그녀는 이미 내가 참지 못할 걸 확신했는지, 아예 둘이 마실 양을 미리 만들어둔 상태였다.

요즘 사람들은 ‘무언가를 끊는 것’에 열중한다. 다들 술을 끊고, 게임을 끊고, 커피를 끊고, 침실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들어가는 일을 끊는다. 기존의 비생산적인 습관을 버림으로써 성과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불안, 심계항진, 짜증, 불면증 등 다양한 부정적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워릭대학교의 ‘웰빙·문화·성격 연구 그룹’을 이끄는 아니 레알로 교수의 말이다. 별로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나 역시 그런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있었기에, 카페인을 끊는 게 ‘최고의 나’를 발견하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카페인을 끊는 최선의 방법은 시나브로, 서서히 줄이는 것이다. 즉, 한 번에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좋은 방법도 아니다. 나는 매일 마시던 진한 블랙커피 두 잔과 홍차나 콜라 같은 약한 카페인 음료를 마시던 일을 점차 줄이기로 했다. 하루 한 잔의 커피와 두 잔의 차/콜라 → 커피 한 잔과 차/콜라 한 잔 → 결국 아무것도 없는 상태까지. 이렇게 하면 두통, 피로, 짜증, 집중력 저하 같은 금단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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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을 끊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카페인은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약물’이다. 추정치에 따르면 인구의 약 80%가 어느 정도 카페인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그 의존에서 벗어나는 과정에는 어쩔 수 없이 금단 증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나의 첫 번째 금단 증상은 4일째 오후에 나타났다. 하루 허용량인 커피 한 잔을 아침에 진작에 마셨는데도, 오후가 되자 미친 듯이 커피가 다시 마시고 싶어졌다. 일을 해야 했는데, 집중이 전혀 안 됐다. 평소 같으면 빠르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더 마시고 “정신을 차리자”는 자기 암시로 해결했겠지만, 이번엔 아무 효과가 없었다. 일은 결국 끝내지 못했다. 불길했다.

다음 날, 마지막 한 모금까지 아까워하며 홍차를 마셨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근처 카페에 가서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마시는데 아무런 에너지가 오르지 않는다는 건 모욕처럼 느껴졌다. 물론, 일은 또다시 끝내지 못했다.

며칠이 지나자,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카페인이 남겨둔 에너지 구멍이 정확히 느껴졌다. 커피 없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건 방전된 배터리로 엔진을 돌리는 것 같았다. 매번 스스로를 억지로 부팅하느라 진이 빠졌다.

그러던 중 두통이 찾아왔다. 처음엔 “금단 현상 같은 건 없을거야. 이건 내가 상상한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머리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지옥같은 두통이 이어졌다. 브리스톨대학교의 피터 로저스 교수는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섭취를 중단하면 혈류가 증가하면서 이런 두통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혈류가 늘어난다는 건 건강에 좋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8일째쯤 되자 두통은 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다리를 떨고 손가락을 두드리며 예전의 무기력함을 떠올렸다. 카페인을 처음 접하기 전, 10대 시절에도 숙제를 시작하거나 책을 읽으려면 시작을 하기 어려웠다. 그 기억을 떠올리니 실망스러웠다. 로저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반응 속도나 각성 같은 “운동 수행 능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줄 수 있지만, 곧 내성이 생겨 그 효과가 상쇄된다. 즉, 카페인을 끊는다고 해서 뇌 기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며, 오히려 수면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장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답답했다. 잠의 질이 약간 나아진 것 같긴 했다. 카페인은 약 12시간의 ‘4분의 1 수명’을 가지므로, 정오에 마신 카페인의 25%가 자정까지 몸에 남는다. 에너지 수준은 하루 종일 비교적 일정해졌지만, 문제는 내 하루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을 시작하거나, 깊은 잠에서 억지로 깨어날 때는 점심 먹거나 TV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도 카페인 덕분이라는 주장에는 꽤 설득력이 있다. “카페인은 피로를 완화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기상 직후 마시면, 뇌가 수면 상태에서 깨어나는 과정 중 신경화학적 변화에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에 각성과 에너지가 향상됩니다. 조금 나중에 마시면,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쌓이는 ‘아데노신’이라는 피로 물질이 수면 욕구를 유발하는데, 카페인이 이를 차단해 피로를 줄여줍니다. 너무 늦게 마시면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찾아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레알로 교수가 말했다.

Kelsey Niziolek

앞으로 나는 커피 섭취를 하루 초반으로 제한하고, 커피 한 잔과 제로 콜라 또는 홍차 한 잔 정도로 줄이려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다시 한 번 ‘카페인 차단기’를 돌려볼 생각이다. 금단 이후 처음 마신 커피의 효과는 정말 놀라웠고, 로저스 교수는 “비소비자일 때는 카페인을 ‘비상용 각성제’처럼 쓸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다시 의존하게 된다”고 했다. 그 외에는, 나는 다시 그 아름답고 멋진 커피와 재회할 것이다. 조니 미첼의 말이 옳았다. “잃기 전까진, 그 소중함을 모른다.”

Killian Faith-Kelly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