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속에 애틋한 감정이 살아있는, 씨네필이 사랑할 가을 로맨스 네 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2021, 요아킴 트리에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30대 초반 여성 ‘율리에’의 사랑과 삶을 섬세하게 그린 노르웨이 드라마 로맨스다. 영화는 율리에가 첫사랑과 결별 후 새로운 사랑을 만나며 겪는 감정의 혼란과 자신의 삶과 직업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2개의 챕터 구조와 자연광 중심 촬영, 오슬로의 가을 풍경을 활용한 색감은 인물의 내적 심리를 강조하며, 사랑과 삶의 쓸쓸하지만 따뜻한 감정을 전달한다. 배우 레나테 레인스베의 연기와 현실적인 대사는 관객이 율리에의 선택과 방황에 공감하며 자기 성찰을 하게 만든다. 영화는 사랑의 불완전함과 삶의 선택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가을처럼 느리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패스트 라이브즈], 2023, 셀린 송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친구였던 ‘나영’과 ‘해성’이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영화다.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 인연이 삶과 사랑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뉴욕과 서울을 배경으로 한 가을 풍경, 절제된 연출은 인물의 내적 심리와 감정을 아련하게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선택은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이며, 영화는 명확한 결말보다는 여운을 남기는 엔딩을 통해 사랑과 인연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느리고 서정적인 감정선과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는 인생에서 멜로가 필요한 이들이 사랑할 만한 가을 감성을 완벽하게 담고 있다.
[아노라], 2024, 션 베이커

<아노라>는 브루클린의 스트립클럽에서 일하는 ‘아노라’가 러시아 재벌2세 ‘이반’과 충동적으로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과 계급, 권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션 베이커 감독 특유의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연출이 가을의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또 뉴욕 브루클린의 밤거리와 가로등 아래 장면, 배우 마이키 매디슨의 감정 연기가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며, 성적 표현은 물론 현실적 갈등이 있어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점점 옅어지는 가을 밤, 잔잔한 조명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갈등의 풍경을 즐기기에 제격인 영화다.
[빅 볼드 뷰티풀], 2025, 코고나다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빅 볼드 뷰티풀>은 브루클린과 길 위를 배경으로, 두 낯선 사람 ‘새라’와 ‘데이빗’이 과거의 중요한 순간으로 돌아가 자신의 삶과 사랑을 다시 마주하는 판타지 로맨스다. 단순한 달콤함이 아니라 기억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선택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영화 속 로드트립 장면과 차 안, 창문 너머 풍경에는 황금빛 노을과 붉게 물든 가을 나뭇잎이 가득한데, 코고나다 감독의 프레임 정렬과 색채 대비가 더해져 가을의 적막과 따스함이 화면 속에 그대로 스며든다. 러닝타임 내내 마치 길 위를 달리며 지난 계절과 기억을 되돌아보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사랑과 삶, 기억을 되새기며 가을의 여운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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