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GQ KOREA MEN OF THE YEAR – ALLDAY PROJECT
우리가 깨부수는 것. 올데이 프로젝트가 뒤흔드는 정적.









베일리 BAILEY

GQ ADP가 멋진 이유에 대해서 물으면요?
BE 전부 다르다는 것. 멤버 각자가 가진 컬러가 전부 달라요. 그게 ADP의 멋이고, ADP를 보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GQ 거기에는 베일리의 멋도 있죠.
BE ADP처럼 저도 제 안에 많은 컬러가 있어요. 그래서 ADP로 할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게 아직 너무 많아요.
GQ 베일리가 가진 많은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달란트는 뭐예요?
BE 아직 찾고 있어요. 그런데 5년 뒤에 같은 질문을 받아도 아마 똑같이 대답할 것 같아요. 이렇게. “하, 저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에요.”(미소)
GQ 그런데 베일리는 이미 명확한 컬러를 가진 것 같고요.
BE 고맙습니다. 그런데 아직 아니에요. 더 경험하고 노력해야죠. 제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GQ 그럼 지금의 베일리는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요?
BE 한국 와서 마인드 셋이 많이 바뀌었어요. 음악, 삶, 모든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좀 더 깊게요. 그래서 시작쯤에 와 있는 것 같아요.
GQ 이런 변화들을 대할 땐 어때요?
BE 전 재밌어요.
GQ 데뷔 이후 가장 소중하게 기억되는 장면은 어떤 시간이에요?
BE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저희 첫 페스티벌이었던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5(OUF 2025)’, 다른 하나는 첫 해외 공연이었던 ‘KCON LA 2025’ 무대가 가장 선명해요. 특히 LA 무대가 특별했던 건 제 홈타운이기도 하고, 또 어려서부터 LA의 많은 무대에 섰거든요. 그랬던 제가 이제 데뷔한 아티스트로서 이렇게 마이크 딱 잡고 무대에 오른 거죠. (미소) 완전 다른 느낌이었어요. 신기했고요.
GQ 그 무대에서 보고 들었던 응원 중 인상적이었던 반응은요?
BE 우리 가족이 거기에 있었던 거? 정말 신기했어요! (미소)
GQ 베일리한테 말 안 하고 서프라이즈로 오신 거예요?
BE 네, 부모님, 언니들, 할머니까지 전부요. 전부 와 있으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반갑고, 뭉클하고.
GQ 안 울었어요?
BE 다 끝나고 혼자 조금?
GQ 베일리가 ADP로 존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역할은 뭐예요?
BE 저는 아티스트보다 사람으로서 얻고 배워야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마주하는 경험들, 영감들이 있다면 한 사람으로서 먼저 흡수하고, 생각하고, 이해한 다음, 그다음에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고 싶어요. 그런 아티스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요. 물론 ADP로서도요.
GQ 이를 위해 베일리가 들이는 노력도 분명 있겠죠. 베일리가 생각하는 좋은 경험들, 영감들은 주로 어디서 발견하는 것 같아요?
BE 책, 영화 다 좋아해요. 제게 도움을 주는 통로는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마인드 셋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다섯 살, 그때의 저를 자주 떠올려요. 그때 제가 갖고 있던 호기심 가득하던 모습들을 만나고 돌아오죠. 그러면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GQ 어린 베일리는 호기심이 아주 많았군요!
BE 맞아요.(미소) 데뷔하고, 무대에 서면서 느끼는 기쁨도 크지만 아무래도 마음 한쪽엔 부담감도 조금, 아주 조금은 있거든요?
GQ 물론요.
BE 그럴 때도 종종 떠올려요. 그렇게 다섯 살 베일리를 만나고 오면 싹, 괜찮아져요.
GQ 베일리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건가요?
BE 연말에 부모님이 한국에 올 예정이에요!
GQ 혹시 한국에서 보내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는 아니죠?
BE (씨익) 첫 번째 크리스마스 맞아요. 그래서 더 기대되고, 기다려져요.
GQ 크리스마스 카드 미리 한번 써볼까요? 딱 한 줄 만 쓸 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남길 거예요?
BE (한 단어, 한 단어 오래 생각하며 천천히 뱉어내는 베일리.) Merry Christmas. Stay healthy. Happy. Eat, sleep. Work hard and be nice. 이렇게. 어때요?
타잔 TARZZAN

GQ 타잔은 ‘멋’에 대한 관념이 없다고요.
TZ 없어요. 멋을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누구는 이게 멋있다고 느끼는데 누구는 그게 전혀 안 멋있을 수 있죠. 정형화할 수 없다고 봐요. 그런데 그 멋이라는 게 어디서 나오는지는 알아요. 자신감. 자신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전부 멋있어요. 반대로 저 사람 멋있다, 싶어서 보면 네, 역시나 자신감이 넘치죠.
GQ 그럼 타잔이 가진 멋은 어때요? 시간이 지나도 잃고 싶지 않은 타잔의 멋에 대해 물으면요?
TZ 사실 전 잃을 게 없어요. 저는 늘 나로 살고 있거든요. 나를 잃어버릴 순 없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저를 누가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요. 잃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잃을 수도 있는 게 되는 거니까. 그래서 전 잃을 게 없어요. 나를 어떻게 잃어버리겠어요. 멋을 붙잡고 있진 않으려고요.
GQ 멋지네요. 그럼 ‘멋’이라는 단어를 ‘기질’로 바꿔보면 어때요? 타잔이 가진 기질 중 어떤 점이 특히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TZ 연약함.
GQ 타잔이 지금껏 보여준 기세와는 전혀 다른 대답이 돌아왔어요.
TZ (미소) 좀 더 말하면, 저는 제가 가진 연약함을 숨기려고 하지 않아요. 그게 제 강점이자 매력인 것 같아요. 울고 싶을 때 울고, 기쁠 땐 더 기쁘고, 화날 땐 있는 그대로 내보이기도 하죠. 결국 좀 더 나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게 저의 강점인 것 같고요. 이런 기질이 나를 더 나답게, 단단하게 만들어주죠.
GQ 아티스트로서 들이는 많은 노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요?
TZ 노력을 안 하는 노력?
GQ 아?
TZ 네, 왜냐하면 무언가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 할수록, 또 깊게 빠져들면 들수록, 과정보다는 결과를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보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가 더 궁금해지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 점점 나를 잃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언가를 하기 위한 노력이라면 그 노력은 안 하려고 해요. 내가 즐겁고, 궁금하고, 원하는 노력이라면 그건 당연히 해야죠. 무슨 일이 있어도.
GQ 타잔의 이런 분명한 생각과 에너지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문득 궁금해지네요.
TZ 고맙습니다. 저를 좋게 봐주셨다면 그건 아마도 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많아서 거미줄처럼 한쪽이 끊어지면 다른 한쪽이 이렇게 잘 버텨주고, 이쪽이 끊어지면 다른 쪽에서 잘 잡아주고 그러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가족, 친구들, 형들, 누나들, 좋은 사람들이 단단하게 저를 감싸주고 있어서 덕분에 제가 ADP로, 또 타잔으로 빛날 수 있는 것 같아요.
GQ 타잔도 그들에게 거미줄 같은 단단한 사람일거예요.
TZ 고맙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GQ 타잔에게 텅 빈 무대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채울 건가요?
TZ 저 이거, 심지어 해봤어요. 무용 전공 시간에 이 주제로 해봤는데, 중요한 건 상상보단 현실을 봐야 해요. (웃음) 예산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예산으로 제작하고 꾸밀 수 있는 무대 장치들은 뭐가 있을지, 관객석은 얼마큼 만들 수 있는지,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분명히 해야 탈이 안 납니다.
GQ 경험자는 역시 다르네요. 그럼 현실적 제한이 없다면?
TZ 저는 늘 이거 해보고 싶었어요. 관객석을 볼풀로 만드는 거요. 관객석을 공들로 가득 채우고 거기에서 뛰고, 던지고, 놀면서 공연을 함께 즐기는 거죠. 하늘에선 계속 공이 떨어지고,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 거고, 무엇보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고요. 잠깐이라도 아이들처럼 웃고, 논다면 모두가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GQ 타잔의 꿈에 대해 물으면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나요?
TZ 저는 꿈을 대하는 태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해보고 싶고, 이루고 싶은 걸 제 꿈이라고 말한 건 꽤 오래전이에요. 이루고 싶고, 원하는 걸 목표로 삼는 거, 그러니까 어떤 상을 받거나 어떤 타이틀을 갖거나, 이런 건 고등학교 졸업한 후론 꿈이라고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갖고 싶은 걸 가졌을 때, 그 뒤에 이어지는 공허함이 정말 컸거든요. 그 뒤론 꿈을 달리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에요. 항상 부족함 없이 다 내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영서 YOUNG SEO

GQ 영서가 가진 기질 중 아티스트로서 변치 않았으면 하는 건요?
YS 줏대요. ‘줏대 있게 살자’가 제 좌우명이기도 해요. 무엇이든 제 기준 안에서 명확히 판단할 수 있길 바라요. 흔들리거나 휩쓸리지 않을 자기 확신이 늘 서 있길 바라죠. 물론 따라오는 책임도 제 몫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GQ 데뷔 후 어떤 변화가 가장 새롭게 다가오던가요?
YS 너무 많아요. 얻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나열하자면 정말 많아요. 음, 그중에서도 한 가지를 꼽아보자면 데이원이 보여준 관심, 사랑들. 팬분들이 밥은 뭘 먹었는지, 언제 일어났는지,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계속 궁금해하고 기다려주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게 새삼 너무 감사하게 다가왔어요. 신기하죠.
GQ 영서는 어디서 힘을 얻곤 할까요?
YS 저는 저에게서 힘을 얻습니다! 정말이에요. 분명한 이유도 있어요. 저를 가장 응원하는 사람도, 가장 생각하는 사람도, 가장 아끼는 사람도 바로 저니까요. 그래서 위로도, 에너지도 제 안에서 찾고 얻게 되는 것 같아요.
GQ 스스로 생각하기에 영서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YS 어렵네요. 흐음.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저는 제가 인간다운 사람이길 바라요. 아티스트로서 보여지는 무대 위에서의 모습은 다양하겠지만 그 전부도 저이길 바라거든요. 어떤 콘셉트든 나다운 모습으로 서길 원하죠.
GQ 영서에게 데뷔는 꿈을 이룬 순간이었나요, 꿈을 이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나요?
YS 데뷔는 제가 몇 년간 간절히 바란 목표였으니 꿈을 하나 이뤘다고 말할 수 있죠. 동시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고요. 하나를 이뤘으니 다음 스텝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게 데뷔는 꿈을 이룬 순간이기도 하고, 과정이기도 하겠네요!
GQ 그렇게 스텝을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결국 어떤 꿈을 이루게 될 것 같아요?
YS 제 꿈은 정말 후회 없이, 재밌고 행복한 삶을 사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야 하고 후회하지 않아야 하는데,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죠. 도전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달리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GQ 멋지네요. 영서의 꿈은 대상이나 어떤 타이틀이 아닌 태도를 말하고 있어서.
YS 고맙습니다. 순서를 바꿔 생각해봐도 행복하면 뭐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뭐든 될 수 있고요. 뭐든 마음가짐이 중요하죠.
GQ 으른입니다.
YS (씨익) 아직 만으로 열아홉 살입니다. 그래서 요즘 마지막 10대를 즐기고 있거든요? 너무 슬픈 건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거예요. 벌써 목요일? 11월 13일이면 저는 스무 살이 됩니다. 흑.
우찬 WOO CHAN

GQ <서양철학입문> 중간고사 성적은 나 왔어요?
WC 나왔죠. (웃음) 교양 수업이라서 정말 관심 있어 듣는 학생들과 겨루다 보니까 안 되더라고요. B 받았어요. 그런데 성적과 별개로, 철학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GQ 그게 궁금했어요. 실용음악 전공생의 필수 과목일까, 자발적 선택일까. 후자였네요.
WC 네. 어릴 때부터 느낀 어려운 문제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게 계약이 될 수도 있고, 사랑, 죽음이 될 수도, 그런 것들을 어린 나이에 많이 경험하다 보니까 소화하기가 어려웠어요. 철학을 배우면서 좋았던 게, 철학자들의 삶을 보면서 살아가는 데 어떤 가지가 생겼달까, 마음가짐이 많이 정리됐어요.
GQ 어린 나이부터 품은 물음표는 뭐였어요?
WC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경연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보니까 항상 증명해야 된다는 게 큰 압박이었어요. 계속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내가 살아남는 데 대한 집착이 좀 있어요. 축구부였기도 해서 원래도 승부욕이 강했는데, 음악을 하면서 그런 마음가짐이 독이 될 때가 있었어요. <쇼미더머니>에서는 그게 패기가 되기도 했지만 과할 때는 제 자신을 갉아먹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항상 되뇌어요. 여유를 갖자고. 그런 부분에서 철학에 흥미가 생겼죠. 철학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음악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어떤 동질감을 느꼈어요. 인생이 뭘까? 어렵잖아요. 사랑이 뭘까? 나도 모르는데. 그런 것에 철학가들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GQ 답을 알려준다기보다 사유를 던져주는 지점이 좋죠.
WC 맞아요. 저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여 왔단 말이에요.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를 때부터 말을 하고 인터뷰를 해야 했어요. 저는 되게 우유부단한 사람이었거든요. 편의점에서 어떤 음료를 골라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GQ 그 정도로?
WC 네. 대개의 중학생에게 선택의 기로가 ‘이걸 살까, 저걸 살까’라면, 저는 ‘이 회사를 갈까, 저 회사를 갈까’였어요. 나이에 비해 선택의 기로가 깊고 부담이 컸어요. 그래서 그냥 다 놓아버리고 싶었고. 그런데 이제야 좀, 되돌아보면서 소화시키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아티스트는 고집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고집을 부릴 수 있도록 철학이 도와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 그렇게 철학적인 사람은 아닌데. 그렇게 깊이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GQ 하지만 한 줄기 빛으로 삼고 있는 기둥은 뭐예요? 우찬 씨가 다져온 경험 속에서 무언가 하나 세운 게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WC 아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힘든 일이 오든 어떤 좋은 일이 오든 그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하는 게 생겼어요. 내가 지금 이렇게 화보를 찍고,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그에 대비되는 과거의 경험들도 있다 보니까, 행복한 때에 만족하지 말고 또 떨어질 때도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자고 여기게 돼요. 중간 지점을 찾게 돼요.
GQ 불혹을 넘어선 배우들이 종종 해주던 이야기인데. (웃음) 결이 닿아 있네요.
WC 진짜요? (웃음) 그런데 너무 어려워요. 그냥···, 나답게 살고 싶어요. 초심자의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아요. 요즘 매니저 형이 제가 초심을 살짝 잃었다고 그러는데, 흐하하, 저도 살짝 잃을랑 말랑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주위 사람이나 제 자신한테 더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스스로 ‘워닝’하는 거예요. 이런 환경에 놓이면 얼마나 잃기 쉽겠어요 내 자신을. 아! 오늘 사진 찍으면서는 나답지 않았어. 나다우려고 했는데 아···, 쉽지 않았어요.
GQ 왜요, 너무 멋 부린 것 같았어요?
WC 잡아 먹힐 때가 있어요. 환경이나 시선에. 저도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서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나다운 게.
GQ 잡아 먹혔다는 표현이 재밌네요.
WC 가끔씩 많이 잡아 먹혀요. (2026 S/S 패션위크 참석차) 파리 갔을 때도 막 셀럽된 것 같고, 그러면 그에 취해서 잡아먹힐 때도 있고. 그런 이벤트가 있잖아요? 그러면 돌아올 때 생각해요. 정신 차려라. 너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다 또 취하고. 그런 느낌의 반복이에요. 그래서 항상, 항상 스스로한테 말해요.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스스로한테 말하는 법을 길러라”라고 말해주셨어요. 아직도 잘 못 하겠는데 그걸 연습 중이에요.
GQ 예를 들면요? 자신과 어떤 대화를 해요?
WC 예를 들어서 내가 지금 불안해, 그럼 너 왜 불안하니? 그런 질문들. 결국에는 ‘나’잖아요. 나를 제일 잘 아는 건 나고. 그런 것들이 연예인으로서는, 아티스트로서는 부딪히잖아요. 현실에 살기 바쁘니까 그냥 잊고 따라갈 때도 있고. 그러다 보면 제 자신을 잃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대화가 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하는 느낌이에요. 너 이걸 진짜 원하니? 엄마가 항상 말하시거든요. 영혼을 팔지 말라고. 제가 아무리 성공하고 엄청 돈이 많아도 네가 영혼을 팔면 그건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 영혼을 파는 건 의미가 없죠.
애니 ANNIE

GQ 애니 씨가 ADP 고민상담소 열어보고 싶댔는데 오늘 지큐 ‘GQ FM’를 통해 먼저 해봤네요. 어땠어요?
AN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다들 제가 공감을 잘···, 사실 저는 공감을 잘 못 해준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굳이 옆에서 같이 슬퍼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도움되는 쪽으로 조언하려는 것 같아요.
GQ 아이디 ‘애니언니제거’ 열네 살짜리 친구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에 대한 심란한 마음을 보내왔어요. 10대의 애니는 무엇이 고민이었어요?
AN 제 10대는 전부 어떻게 하면 가수가 될 수 있을까밖에. 다른 건 별로 기억이 없어요. 저는 그 꿈을 위해서 다른 것도 많이 해야 했고, 그래서 10대를 너무 바쁘게 보냈어요. 고민할 겨를이 없었어요. 솔직히 지금도 꿈인 것만 같은데, 그런데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하면 할수록 더 해보고 싶은 게 많아져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요.
GQ 지난 23년간 애니라는 인물이 매일 부숴버리려고 애써 온 한 가지를 꼽아본다면요?
AN 편견.
GQ 편견.
AN 어떤 식으로든. 너무 어릴 때 미국에 가서 살았는데 외국인이 갖는 한국 사람에 대한 편견도 있고. 어디를 가든 그런 걸 최대한 없애려고 해왔어요.
GQ 어떻게요?
AN 최대한 안 그렇게 사는 거죠. 그 편견대로 살지 않는 거죠. 그 형식대로 살지 않는. 그런데 그렇게 막 그런 걸로 스트레스 받지는 않아요. 별로. 시간을 그렇게 쓰는 게 너무너무 아까워요.
GQ 문득 그 생각이 나네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속눈썹 직각으로 올리던 모습에 다들 웃으며 놀렸잖아요. 왜 그렇게 하느냐. 그때 그랬죠. “저는 그래요.” 머쓱해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AN 그래요? (웃음) 제가 그런 거에 별로 예민하질 않아요. 응. 별로. 그러니까, 저는 무슨 행동이나 말 하나에 의미가 진짜 없어요. 그냥, 그냥, 귀찮아요, 뭔가 설명하고 그러는 게. 그래서 “그렇다”, 이렇게 얘기하는 편이에요.
GQ 클리어한 거구나.
AN 네. 그냥 클리어. 모 아니면 도. 중간 별로 없는. 그래서 아까 고민에 대한 경우도···, 예를 들면 그런 거 있잖아요, 머리를 자를까, 말까? 그러면 저는 그냥 정해요. 자르자. 말자. 진로를 바꾸고 싶은데 어쩌지? 바꾸자. 말자. 저는 고민하지 않아요. 그때그때 해결하는 편이에요.
GQ 그건 타고난 천성일 수도, 후천적으로 습득한 태도일 수도 있겠죠.
AN 제가 저에 대한 확신이 있는 거죠. 제가 원하는 것과 좋고 싫음에 대한. 그리고 결정에 대한 책임이 제게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죠.
GQ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AN 그렇죠. 어떻게 되든 내가 책임을 지겠다. 내가 내린 결정이니.
GQ 클리어하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괜찮나요? 아, 우찬 씨와는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거든요.
AN 원래 그 아이는 말을 많이 해요.
GQ 분량이 달라도 괜찮아요?
AN 저 너무 괜찮아요.
